유목민의 투자의 정석

한국 남자 미국 여자 - 사랑


저자가 직접 이 책을 주겠다는 연락을 하지 않았다면 도저히 알 수 없었던 책이다. 저자가 자신이 쓴 책을 줘도 되겠냐며 물었다. 한국 남자인 자신과 미국 여자친구와 만난 이야기 등을 책으로 펴 냈다고 했다. 솔직히 처음에 관심은 없었는데 다른 국가 이성과 만나 사랑을 나누는 과정이 재미있을 듯 했다. 보내달라고 했다. 책은 눈깜짝할새 읽을 수 있다. 그만큼 편하게 읽을 수 있고 사진도 많아 부담갖지 않고 읽을 수 있다.

정확하게는 책이라기보다는 일기장이라 해도 괜찮다. 두 사람이 서로 교환일기장에 쓴 내용을 읽는 느낌도 든다. 같은 사건을 갖고 한국 남자인 이정환이 먼저 서술한 후에 다음에는 미국 여자인 카일리 엘리자베스 샤약이 썼다. 단순히 남성, 여성으로 순서에 맞게 읽는 느낌도 있지만 한국 사람과 미국  사람이 느끼는 감정도 알 수 있다. 딱히 한국 사람과 미국 사람의 차이보다는 남성과 여성의 차이에 따른 감정 전달이 느껴졌다.

순수하게 두 사람이 만나는 과정이 참 풋풋했다. 우연히 만난 첫 만남에서 한국 남자가 적극적으로 대시한다. 주변 분위기에 취하기도 하고 마음에 들기도 한 행동이었다. 이런 똑같은 상황에서 미국 여자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어 그걸 대조하는 재미는 있었다. 크게 대단한 걸 알거나 깨닫는 것은 아니지만 교차하며 이야기하는 형식이라 둘 사이에 다름과 같음을 비교할 수도 있어 그 재미도 있었다.

한국 남자가 늘 외치는 '용기있는 남자가 미인을 얻는다'가 전형적으로 맞아떨어졌다. 영어 공부를 한 덕분에 의사소통이 완벽하지 않아도 미국 여자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데이트 신청을 할 수 있었다. 힘들지만 그걸 이겨내고 여자의 마음을 얻었다. 미국 여자도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 무엇보다 한국 남자의 행동이 미국과는 다르니 - 진심을 알고 마음을 열고 둘은 사귀게 된다. 그 과정에서 겪은 다양한 이야기가 책에 포함되었다.
지금까지 외국 사람을 사귀어 본 적도 없고 기억이 맞다면 두 세마디 이상 나눈 적도 난 없다. 꼭 외국 사람을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 친구로 사귀어보고 싶다.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인과 다른 외국인이 갖고 있는 감정과 정서는 물론이고 생활 태도, 가치관 등을 느껴보고 싶다. 똑같은 상황에서 한국인으로 느끼고 표현하는 나와는 얼마나 다른지 인간적으로 궁금한 것도 크다. 그럴만한 기회가 없어 생각만 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한국 남자 미국 여자> 저자인 이정환은 상당히 대단하다. 과감히 들이댔으니 말이다. 최근 한국말을 잘하는 외국인도 많아 의사소통이 예전보다는 다소 편하겠지만 여전히 언어에서 오는 어려움은 존재한다. 카일리 엘리자베스 샤약이 비자 갱신으로 미국으로 돌아갔을 때 이정환이 군인신분임에도 미국으로 보고 싶다고 찾아간다. 거기서 부모님과 함께 있기도 하고 여기저기 다니기도 했다. 이정도 노력이면 안 만나는 것이 이상하다.

미국은 100일을 챙기지 않는다거나 커플티를 입지 않고 초반에는 표현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한국 남자는 애정표현을 잘하고 금방 상대방 감정을 알 수 있는 장점도 있고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고 한다. 카일리 엘리자베스 샤약은 미국 여자나 남자도 한국 남자와 여자를 만나고 싶어 하지만 언어제약때문에 힘들어 할 뿐이라고 한다. 용기를 갖고 이야기를 해도된다. 다만 너무 뻔한 "싸이 알아요?"같은 질문만 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한다.

둘은 이제 뉴질랜드로 간다. 남자는 대통령 통역관이 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으로. 여자는 유네스코에서 일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과 남자와 함께 일하러. 둘은 한국 남자와 미국 여자로 국제 커플에게 도움이 되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책으로 재미보다는 둘이 사귀는 과정과 서로 알아가는 모습, 국가간 이질감과 동질감을 배우는 재미가 있다. 솔직히 국제 커플이 무척 신기할 뿐이다. 여전히 한국은 외국인이 보일 뿐 주변에 있는 것은 아니라서. 그래도 의외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외국인이 천지인데.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국제 커플이 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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