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의 투자의 정석

부동산으로 연금받는 직장인의 25가지 방법 - 경매


그다지 붙힘성이 좋지도 못하고 인간관계가 넓지도 않다. 아는 사람이 딱히 많지도 않다. 활발하게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는 차라리 집에서 TV를 보거나 책 읽는 걸 더 좋아하는 편이다. 사람들을 떠들썩한 곳에서 만나진 않아도 알음알음 소규모로 만나는 것은 자주 하지만 다른 사람에 비해서 좀 부족하다 스스로 판단한다. 내 생각과 달리 나는 상당히 많은 사람을 알고 있다. 그것도 부동산 책을 펴 낸 사람을 이렇게 많이 알고 있다는 사실이 그저 신기하다.

책을 펴 내기 전부터 알았던 사람이 거의 대다수다. 더구나 그들이 부동산 업계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를 갖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 나에게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다. 난 예전부터 지금까지 포기하지 살아남았다. 아쉽게도 성공하진 못했다. 그저 살아남았다는 말을 할 수 있는 정도다. 올 해 부동산 책을 펴 내 베스트셀러가 된 사람들을 거의 대부분 안다고 할 정도로 스스로도 신기할 따름이다.

그렇게 만난  사람 중에 한 명이 이 책의 저자인 이성용이다. 과거 지방에 투자하는 모임에 참여를 했다. 그 당시 돌아다녔던 곳이 충청도와 강원도였다. 그때 시간 약속을 정하고 전철역에서 만나 한 명이 차를 갖고 오면 돈을 모아 운전자에게 차비로 만 원을 주고 하루종일 돌아다녔다. 당시에 충청도를 갔을 때 만난 사람 중 한 명이 저자다. 다들 서울에서 만나 출발했고 몇몇 분은 거주지가 충청도라 그쪽에서 합류하는 것이었는데 충청도에서 만났다.

당시에 회사를 다니며 경매와 관련하여 주택을 보러 다닌다고 했다. 나이가 많지도 않고 젊은 축에 속했는데 - 가장 어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 무척 적극적이었고 갖고 온 차는 상당히 오래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렇게 만나고 쪽지나 문자 등을 몇 번 하고 잊고 있었다. 각자 자신의 길을 가고 있었고 가끔 특정 카페에 올린 글을 읽으며 저자의 근황을 어렴풋이 알았다. 오랫만에 연락이 와 책을 펴 냈다고 한다. 사실 깜짝놀랐다. 연락이 끊겼으니 잊고 있었는데 책이 나왔다고 하니 말이다.

원래 책이 나오자마자 거의 일주일내로 저자가 보내 줄 때는 노력한다. 내 리뷰가 대단할 것은 없어도 나름 장문의 리뷰가 각 인터넷 서점에 올라가면 그래도 도움이 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다. 이 책 <부동산으로 연금받는 직장인의 25가지 방법>은 연락이 와 블로그에서 서평 이벤트도 했다. 정작 내가 받지 못하고 있었다. 나온지 거의 한 달이 다되어 이제서야 받게 되어 읽었다. 어떤 투자를 주로 했는지 대략적으로 알고 있어 그걸 확인했다.
저자는 500만 원을 시작했다고 한다. 맞다. 그것도 직장을 다니며 모으고 모아 시작한 돈이다. 정확하게는 딱 500만 원만 들어간 것은 아니고 갖고 있는 돈이 500만 원이고 부족한 돈은 어머니에게 빌려 - 큰 돈도 아니고 몇 백만 원이다 - 잔금을 치뤘다. 마이너스 통장까지 만들어 시작했다. 더 중요한 것은 대부분 투자를 시작한 사람들이 금방 무엇인가 매수하지 않으면 지쳐 나가 떨어진다. 재미도 없으니 말이다.

저자는 그러지 않았다. 공부를 시작한 후 3년 정도 시간이 지나 첫 낙찰을 받았다고 한다. 3년이나 포기하지 않고 공부하고 검색하고 입찰하며 멈추지 않았다. 첫 낙찰을 받은후부터 오히려 더 탄력을 받고 자신이 그동안 노력한 모든 걸 폭발시켰다. 흔히 말하는 바닥부터 시작해서 계속 발품을 팔며 현장조사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남들이 좋아하고 멋있는 주택을 투자한 것이 아니다. 아파트만 투자한 것은 맞지만 갖고 있는 종자돈이 적으니 아주 저렴한 아파트만 투자했다.

현재 시점과 과거 시점이라는 차이 때문에 착시현상이 나올 수 있지만 저자가 처음 시도하고 낙찰받은 아파트는 5,000만 원도 되지 않았다. 비록 2010년 전 일이고 지방 아파트라고 해도 그 정도 가격이면 엄청나게 싼 아파트였다. 아마도 남들은 피했을 것이다. 게다가 대단지 아파트를 투자하고 싶었지만 경쟁률도 치열하고 가격도 비싸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남들이 기피하는 1동 있는 아파트를 투자하는 식으로 했다.

무조건 1동 있는 물건은 아니고 나름 열심히 조사했다. 근처에 산업단지가 있는 곳인지, 인구는 늘어나는 곳인지, 1동뿐이 없지만 주변에 다른 단지 아파트가 있어 실제로 함께 묻어갈 수 있는 아파트인지 등. 인테리어도 돈이 많이 들어가니 직접 셀프인테리어도 한다. 어느 정도 돈을 갖고 있는 사람이 노력해서 자산을 모은 것보다 이렇게 시작한 사람의 이야기가 더 피부에 와 닿는다. 사실 덜 익사이팅하고 심심하다. 전세보다 월세쪽으로 세팅도 한 저자다. 

현재도 보유한 아파트는 그다지 비싼 아파트는 아닌 듯하다. 그 아파트들이 모여 남들과는 다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저자에게 준다. 그렇게 바닥에서부터 시작한 사람 이야기가 더 좋다. 다만 책을 맛깔스럽게 쓰는 능력은 다소 부족하다보니 제대로 그걸 풀지는 못했다. 그런 이유로 상대적으로 다른 부동산책에 비해 인기는 덜하다. 이럴 때 안타깝다. 정말로 돈없고 초보자라면 이런 책을 읽는 것이 훨씬 큰 도움이 된다. 말만 그렇게 하고 이렇게 하라고 하면 잘 못하는 것이 문제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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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나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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