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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놓아줄게 - 제발


소설이 시작되자마자 한 아이가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교통사고를 낸 자동차는 뺑소니 차량으로 쏜살같이 도망간다. 이제부터 소설이 시작이라는 느낌과 함께 이대로 내용이 끝날리는 없고 무엇인가 연결고리라 본다. 단순히 뺑소니 차량을 잡는 내용으로 구성될 것이라 전혀 생각되지 않고 아이가 사망한 이유나 아이 엄마가 어떤 연결성이 중요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집어 든 소설은 추리 소설류이니 이런 판단은 너무 당연한다.

그 후 아이를 제대로 케어하지 못한 엄마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며 - 인터넷 상에 - 엄마는 사라진다. 그런 후에 제나라는 인물이 아주 인적이 드문 해변가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모든 것을 잊고 새 출발하는 여자다. 자꾸 사망한 아이가 떠오르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너무 자연스럽게 아이 엄마라 믿는다. 제나는 그 곳에 아무것도 갖고 오지 않았다. 모아 놓은 돈은 있지만 몇 달 버티지 못한다. 그래도 모든 것을 완전히 잊혀진 사람으로 이곳에 왔다.

다행히 좋은 사람들이 사는 시골이라 - 휴가때나 사람들이 찾아오는 한적한 해변가 - 가진 것은 없지만 살 수 있는 주택을 마련 할 수 있었다. 몇 달 정도는 버틸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거주한다. 점점 돈이 떨어지기에 제대로 먹지도 않고 아껴가며 생활한다. 이런 사정을 알고 이웃이 옷가지며 여러모로 도와준다. 우연히 해변가에 글씨를 쓰고 찍은 사진에 반응 보이는 사람들이 나타나며 인터넷으로 원하는 문구를 쓰면 사진찍어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서서히 과거를 잊고 이곳에 정착하며 이웃과도 친해진다. 시골답게 서로 모르는 사람이 없다. 버려진 강아지 때문에 만나게 된 수의사 패트릭은 제나의 마음을 열고 잠도 못자고 악몽을 꾸던 시간이 지났다는 안도를 한다. 이 사건을 맡은 경찰은 아무런 단서도 잡지 못하고 목격자도 나타나지 않아 애를 태우며 사건을 미제로 남겨두지만 아이가 사망한 사건이라 1주년에 발맞춰 다시 한 번 목격자를 공고낸다.
마침 1주년 공고를 보고 목격자가 나타난다. 이를 계기로 사건은 급물살을 타고 범인을 추적한다. 여기까지가 <너를 놓아줄게> 책 내용 중에 알릴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이상 알려주면 책 내용을 재미없게 읽을 수 있다. 대단한 반전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중반 이후에는 범인도 눈치채게 만들어준다. 급박하게 긴장되는 장면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제나와 함께 소설 내용을 쫓아가며 그의 감정선에 따라 행복과 안도와 실망과 공포를 느끼게 만든다.

총 3명 정도의 중요한 인물이 등장한다. 주인공이 제나라고 하기에도 다소 애매할 정도로 비중이 비슷하다. 사건의 중심에는 제나가 있지만 이 사건을 맡은 레이와 케이트도 중요한 역할이다. 덕분에 책은 골고루 캐릭터의 성격을 보여주고 곁가지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책 자체는 분명히 제나의 상황과 그가 겪은 사건이 중요한 핵심이지만 사건을 담당한 레이와 케이트의 미묘한 감정도 나오고 레이의 가족사까지 나오니 꽤 소설이 길다.

이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다음 편까지 고려하며 책을 썼는지 몰라도 그런 면에서는 100페이지 정도는 줄여도 될 듯 싶다. 하지만 대부분 추리 소설이 그렇다. 핵심만 전개되면 그다지 재미없을 수 있다. 소설을 읽는 재미가 반감될 수 있기에 무엇이라 할 수는 없다. <너를 놓아줄게>도 내용이 전개되며 캐릭터에게 감정이입되며 점점 더 집중할 수 있게 만들고 있으니 그 점은 좋다. 중반 이후 반전까지는 아니어도 제나의 상황을 통해 측인지심도 발동하고.

최근 영국소설이 유행인지 영국소설쪽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이 책도 영국소설인데 세익스피어와 온갖 문화의 효시가 된 나라답게 추리 소설류도 단순히 쫓고 쫓는 머리싸움보다는 우리 일상에서 벌어지는 평범한 사건처럼 보이는 그 이면에 벌어지는 인간의 추악한 민낯을 보여준다. <너를 놓아줄게>는 겉모습과 달리 속으로 썩어 문드러진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인간은 약하지만 강하다.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끌려다닐수도 끌고갈수도 있다. 책은 그런 걸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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