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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대화법 - 공감하는 대화


영업을 했다. 나와 맞지 않는다고 모든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나도 동의했다. 누군가를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내 성격 자체가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친근한 대화를 못한다. 그것도 상대방은 '그래 어딘 한 번 이야기 해 봐, 너한테 속아넘지 않을테지만.' 이런 태도로 나를 만난다는 내 착각은 더욱 힘들었다. 막상 내가 하고 있는 영업조직에서 실적이 좋은 사람은 꼭 언변이 뛰어나고 막힘없이 술술 말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여러 영업 책을 보더라도 탁월한 화술을 갖고 있는 사람이 영업을 잘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상대방 말을 잘 들어주고 해야 할 말을 정확하게 필요한 말만 하는 사람이었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조건이 있지만 대화만 보자면 그렇다. 나도 거의 10년 정도를 영업조직에 머물렀다. 영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내 성격대로 일관성있게 못했지만 배운게 있다. 사람과의 만남에서 어떤 식으로 대화를 해야 하는지를 어느 정도 깨달았다.

대화는 사람을 죽이기도 살리기도 한다. 우리는 말 잘하는 사람을 대화 잘한다고 봐도 그다지 가까이 있고 싶어하지 않는다. 대화란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연설이 아니다. 대화란 모름지기 나와 너라는 상대방이 있다. 혼자 떠들면 대화가 아니다. 내가 하는 이야기를 상대방이 들어주고 상대방이 한 이야기를 내가 들어주며 서로 탁구공처럼 핑퐁하며 주고 받아야 한다. 그럴 때 서로 대화가 이어지고 즐겁게 이야기했다고 느낀다.

문제는 지인을 포함한 부담없는 자리가 아닌 회사다. 회사는 가족보다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지만 가족은 아니다. 그들과 허심탄회하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만 적절하게 밀고 당기기도 해야 하고 숨길 것은 숨겨야 하고 과장해야 할 것은 과장하며 끊임없이 나를 알리고 숨기고 각인도 시켜야 한다. 특히나 같은 동료나 부담없는 직원이 아닌 상사나 직속 부하등과 이야기가 더욱 힘들고 어려울 때가 많다. 그들은 내 생각을 전부 알고 있는 것은 아니라서.
<회사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대화법>의 저자는 책을 읽으면 상당히 많은 직장을 다닌 것으로 보인다. 직장에 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좌충우돌을 통해 뒤늦게 깨달았고 할까. 회사를 다니며 책에 나온 스킬을 써 먹은 것이 아니라 여러 회사를 다니며 깨지고 갈고 닦으며 대화 스킬을 깨달았다. 어떤 때에는 과감히 눈치보지 않고 상사에게 가서 이야기하기도 하고 상사인데도 부하 눈치를 보며 이야기 못할 때도 있었다.

그런 경험을 통해 회사에서 하는 대화는 일상적인 대화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런 대화를 해야 한다고 조목조목 분류하며 알려주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사례를 갖고 어떤 식으로 대화를 했어야 하는지 알려준다. 매 챕터마다 저자 자신의 경험이 녹아있다. 이런 책이 대부분 다양한 사례를 뽑아 설명하는데 반해 <회사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대화법>은 전부 저자 자신의 경험으로 구성되었다. 그런만큼 책을 읽는 재미는 좋다.

저자가 취직을 하기 위해 했던 대화, 이직을 하며 했던 대화, 상사에게 대들며 했던 대화, 상사와 부하직원을 가교하며 했던 대화, 부하직원을 달래야 했던 대화 등. 워낙 다양한 경우의 경험으로 실질적인 대화를 보여준다. 직접적으로 이런 경우에는 이렇게 대화를 하는 것이 올바르며 A부터 Z까지 실천하라고 알려주지 않는다. 그렇게 알려주는 책은 나름 체계적이라 좋을순 있어도 솔직히 따라하거나 실천하지 않는다. 차라리 이 책처럼 자신의 사례를 보여주며 스스로 그렇구나 하는 책이 좋다.

특히나 대화에서 중요한 것은 이성적인 판단으로 빈틈없는 논리가 아니라 공감이라 저자는 말한다. 아무리 논리적으로 따져 상대방이 할 말없게 만들어도 뒤돌아서면 논리따위는 필요없이 나에게 욕하게 마련이다. 그럴바에는 차라리 공감하며 다른 전개를 펼치는 것이 좋다. 회사나에서 모든 사람이 어려워하는 재무직원에게 원하는 물품을 받아내는 내용처럼 말이다. 공감이라는 것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거나 무조건 맞다라고 추임새를 넣는 것이 아니다.

상황에 맞게 조용하거나 강하게 이야기해주거나 고개를 끄덕인다. 그것만으로도 상대방과의 대화를 물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 책은 상황별 이렇게 하라고 알려주는 책은 아니지만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한다. 굳이 회사가 아니더라도 어느 곳에서라도 대화를 잘 하는 사람은 대접받고 서로 친해지려 한다. 나도 대화를 지금보다 훨씬 더 잘했으면 좋겠다. 나만 신나서 떠드는 대화가 아닌 함께 나누는 대화.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좀 더 체계적이었으면 좋았을텐데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상항별 대화를 잘 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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