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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읽을 것인가 - 나처럼


들어가기에 앞서
매 월마다 내가 주최하는 독서모임에 <어떻게 읽을 것인가> 저자가 왔었다. 대체로 오시는 분을 난 모르고 오시는 분들은 그래도 내 정보를 조금이라도 알고 온다. 모임이 끝나고 단 둘만 남게 되어 함께 3시 정도까지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기억한다. 헤어지고 나서 알았다. <경제를 읽는 기술 HIT> <지금 당장 경제기사 공부하라>를 쓴 저자였다. 이럴 때 뒤늦게 식은 땀이 난다. 혹시나 그 앞에서 내가 경제에 대해 헛소리한것은 아닌가에 대해. 

그 이후로 제안에 따라 지금은 사라진 사이트에 글을 가끔 올렸다. 한 동안 연락이 뜸했는데 - 그래봤자 개인적으로 만나거나 연락한 것은 아니고 - 어느 날 다시 등장했는데 블로그를 시작했다. 워낙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 금방 사람들의 조회수가 늘어났다. 블로그에 열심히 올린 글로 책도 펴냈다. 무엇보다 그가 추천한 책은 확인하지 않고 구입하거나 읽었다. 만족도가 높았다. 역시나 다독가는 다르긴 달랐다. 그런 그가 이번에 <어떻게 읽을 것인가>로 독서와 글쓰기에 대한 책을 갖고 찾아왔다.


들어가서
독서에 대해 강의하는 걸 알게 되었고 책이 나오기 전에 알게 되어 기대를 갖게 되었다. 지금까지 독서와 관련된 책은 꽤 많이 읽었다. 이 부분이 확장되어 글쓰기까지 썼고 더욱 확장되어 나도 이미 독서에 대한 <책으로 변한 내 인생>을 펴 냈고 조만간 글쓰기에 대한 책도 나온다. 독서와 관련되어 한국 저자와 외국 저자로 나눈다. 외국 저자의 책은 워낙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물이라 그들이 쓴 책을 읽어보면 기가 죽는다.

이들은 단순히 책을 많이 읽었다를 넘어 책만으로도 세상에 대한 지혜와 지식을 터득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심지어 자신에게 생긴 문제 - 이를테면 암 - 도 스스로 책을 찾아가며 해결한 경우도 있다. 또한 읽는 책의 수준과 권수는 내가 인간계에서 조금 읽는 편이라고 하면 그들은 신계였다. 반면 국내 저자들의 특징은 거의 대부분 동기부여 성격이 강하다. 나처럼 너도 할 수 있다고 알려주거나 무슨 법칙을 만들어 따라하라고 알려준다.

처음부터 그런 책에 질렸고 난 그런 식으로 쓰지 않았는데 불행히도 그런 책을 사람들은 좋아한다. 사실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내가 쓰려고 마음 먹은 것과 비슷하다. 책이라는 것도 결국에는 얼마나 잘 기획하고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 싸움이다. 그런 면에서 한 발 늦었다. 난 '독서로 인식의 범위를 넓혀라'를 생각하고 있는데 쓸련지는 모르겠다. 그동안 책읽기와 관련된 책 중에서 - 내 책을 포함하여 - 이 책은 가장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접근했다.

단순히 이렇게 읽으면 좋고 이렇게 읽어야 한다는 저자 자신의 일방적인 주장을 펼치지 않는다. 물론 저자가 책을 본격적으로 읽게 된 계기와 어떤 도움이 되었고 책으로 자신이 변화하게 된 부분도 함께 알려준다. 여기까지는 여타의 다른 책과 똑같지만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왜 그토록 책 읽기를 힘들어하는가다. 다들 독서와 관련되어 부채 비슷한 심정을 갖고 있다. 독서를 해야 하는데 잘 하지 못한다는 어딘지 모를 죄책감 비슷한.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문자에 익숙하지 않다고 한다. 듣기와 말하기와 달리 문자는 인간이 따로 공부하고 익혀야 하는 영역이라 독서가 힘들다고 한다. 책에서 뇌는 계속 변화하고 진화한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난 책에서 말한 특정 나이때와 어릴 때 책을 꼭 많이 읽어주거나 환경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본다. (라고 쓰고 내가 그렇게 못해서) 성인이 되며 뒤늦게라도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다. 우리 뇌는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끊임없이 변하고 성장하고 개발된다.

저자와 관심 카테고리가 많이 겹친다. 뇌과학, 인지심리학, 행동경제학 등.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책에서 언급한 책들을 거의 읽었고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서 하려는 이야기를 전부 알아챌 수 있었다. 특히나 독서를 이렇게 결부시킨 점은 무척 좋았다. 독서가 힘든사람들은 그 이유를 체계적으로 알 수 있다. 뭐, 사실 그따위 것을 몰라도 상관은 없다. 어차피 읽지 않는 것은 그 어떤 이유든 핑계다. 스스로 읽을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이 정답이다. 

단순히 독서가 아닌 읽는 것에 대해 많은 걸 알려주는 책이다. 읽는 것과 연관되어 쓰는 것까지 결부시켰다. 읽는 것과 쓰는 것은 불가분의 관계다. 서로 뗄래야 뗄 수 없다.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쓰게 되어있고 더 잘 읽기 위해 쓰게 된다. 이런 부분을 그저 저자 경험칙만으로 알려주는 것이 아닌 최근 발달한 인지과학을 함께 곁들어 설명한다. 독서와 관련되어 수많은 책을 읽었지만 이 책만큼 체계적으로 허황된 이야기없이 알려주는 국내저자 책은 없다. 

나오며
하다보니 책을 많이 읽고 있다. 책에서 1년에 50권 이상 읽는 사람을 다독가라고 한다. 심지어 300권 이상 읽은 사람도 주변에 꽤 많다고 한다. 나는 리뷰를 올린 책만으로 따져 200권내외다. 다독가라고 하면 다독가다. 재미있는 것은 정말로 책을 많이 읽고 다양하게 읽는 사람은 겸손하다. 얼마나 드넓은 세계가 펼쳐있는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처럼 읽으라는 것도 하지 않는다. 각자 사정과 상황과 방법이 있다. 중요한 것은 읽는다는 것 하나다.

읽는다는 것은 일반인에 비해 많지만 읽고 사고확장하는 부분에서는 늘 부족함을 느낀다.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다.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내 그릇이 엄청나게 큰가보다. 채워지지 않는 걸 보니. 그처럼 저자도 계속 펴내는 책이 발전하고 있는 걸 본다.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저자가 쓴 책을 읽을때면 살짝 묘하다. 그런데 이번 책에 아무리 읽어도 내 책에 대한 아무런 언급도 없고 나도 소개하지 않았다. 그 부분은 완전히 삐침이다. 저자 주변에 나보다 많은 책 읽은 사람은 있겠지만 리뷰 올리는 사람은 없을텐데.

일부러 이 책을 2016년 첫 리뷰로 선정했다. 여전히 늘 독서에 대해 나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만의 방법을 알리고 싶다. <책으로 변한 내 인생>은 그저 내가 독서를 어떻게 시작했고 어떻게 내 인생에 도움이 되었는지 여부였다면 말이다. 그런 면에서 이미 나보다 먼저 쓴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내 책 나올때까지 추천해야 할 책이다. 쓰지도 않은 내 책은 언제 나올지 기약도 없는 것이 함정이다. 그러니 오래도록 추천해야겠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내 추천사도 없고 참고문헌에도 내 책 없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제대로 읽기와 관련된 책을 찾는 사람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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