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산티아고 - 여행기


산티아고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코엘료가 쓴 책을 읽고나서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연금술사>를 쓰게 된 것이 코엘료가 산티아고를 완주한 후 깊은 깨달음을 얻은 후라고 한다. 다른 책을 읽어 알게 되었다. 그 이후로 산티아고는 순례자의 길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일반인이 아닌 종교인이 고행의 길을 걸으며 성찰을 하는 여행길이라고 여겼다. 그렇게 잊고 있던 산티아고는 어느날부터 갑자기 - 내 입장에서 - 많이 눈에 띄였다.

단순히 종교인의 순례자 길이 아닌 살아가며 한 번은 도전해 볼만한 여행으로 받아들여졌다. 꼭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일반인들도 산티아고를 걸으며 자신을 발견하고 삶의 의미를 되짚어보며 걷는 길로 받아들였다. 주변 지인 중에 산티아고를 걸었다고 하신 분도 있고 엄마와 함께 산티아고를 2번에 걸쳐 완주한 분의 책도 읽었다. 산티아고는 그렇게 도전해야 할 여행이자 나를 만나는 여행일까하는 궁금증은 있다.

책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초반에 나오는데 산티아고 여행가는 사람을 대변하지 않을까  한다.

'사람의 마음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내가 가진 것과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하여, 삶의 이유에 대하여,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살아온 삶의 결과에 대하여, 그래서 어덯게 할 거냐고 나에게 던지는 질문 같았다.

꼭 산티아고만 그런 건 아니다. 여행이라는 목적 자체가 갖고 있는 의미다. 반드시 산티아고를 걷지 않아도 얼마든지 할 수 있고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래도 인간은 분위기 전환으로 그런 시도를 할 때 좀 더 자신에게 대해, 인생에 대해, 삶에 대해 고찰하게 된다. 나도 여행을 몇 번 가봤지만 대부분 레저나 휴식을 위한 여행이라 자아성찰과 같은 여행을 한 적은 없다. 이런 여행은 아무래도 혼자 할 때 갖고 간직할 수 있을 듯 하다.
<지금 여기, 산티아고>저자도 마찬가지였다. 그저 아무 생각없이 한 번 해볼까하는 단순한 생각이 아니라 계기를 갖고 시도를 한 여행이었다. 대체적으로 편견일 수 있지만 한국인은 어떤 계기가 있어야 굳이 이런 여행을 하려고 한다. 책을 읽어보니 서양인들은 꼭 그런 것은 아니었다. 어떤 사람은 산티아고를 여행하는 것이 거창하지 않고 휴식을 겸한 부담없는 여행으로 보였다. 어쩌면 그게 진정한 여행인지도 모르겠지만.

산티아고를 책으로 쓴 사람들은 대부분 처음부터 끝까지 어떤 교통수단도 이용하지 않고 자신의 두 발로만 여행한 사람이다. 지금까지 내가 읽은 모든 책이 그랬다. 책을 읽어보니 여행객 중에는 중간 중간 대중교통이나 택시를 이용해서 구간을 통과하는 경우도 있다. 건강과 비롯한 다양한 이유였다. 아마도 내가 산티아고를 여행한다면 나도 그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힘들어도 도보로 완준할 듯 하다. 이왕 산티아고를 걷기로 했으면 어딘지 그래야만 할 것 같다. 여러 책을 읽어보니.

한 달이 넘는 기간동안 산티아고를 걷는 여정이다. 그 과정에 자신을 만나고 자아성찰하는 부분보다는 여행 도중에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욱 눈에 들어왔다. 비슷한 시기에 출발한 사람들은 대부분 같은 코스를 걷고 있기에 지속적으로 만나게 된다. 그런 과정에서 서로 친해지고 힘든 경험을 함께 하며 더욱 서로에게 애뜻한 감정을 갖는다. 다소 부대끼기도 하지만 의지할 곳도 사람도 없는 저자처럼 혼자 여행하는 사람은 특히나 더욱 그렇다.

책을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저자와 함께 여행하는 느낌이었다. 여행중에 만나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다보니 그들을 만날 때 함께 기뻤고 헤어질 때 슬펐고 여행 마지막이 다가오자 아쉬웠다. 산티아고를 걸어가며 저자가 찾으려고 했고 회복하려고 했던 부분은 어떻게 되었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산티아고에서 만난 사람들 이야기만으로도 정이 들었다. 실제로 여행 끝난 후 한국으로 찾아온 사람도 있고 그들의 편지도 읽었다.

나름 걷기를 생활속에 실천하지만 이렇게 하루 종일이나 며칠씩 걸어 본 적은 없어 어떤 기분일지 상상은 안 된다. 특히나 목적과 목표가 있는 여행을 할 때 어떨지는 모르겠다. 시간이 지날수록 끝은 다가오지만 우리는 중간에 그걸 잊고 산다. 인생도 죽음이라는 끝이 있지만 어느 누구도 그걸 생각하며 살아가지 않는다. 산티아고는 인생의 일부분이다. 그 이후 삶이 더 중요하다. 그래도 이렇게 지금 여기 산티아고를 걸었던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어딘지 욕망은 생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산티아고 정보가 나오진 않는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산티아고에는 우리같은 사람들이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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