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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다 똑같다. 좀 더 들여다보면 인간은 각인각색이다. 비슷한 듯 비슷하지 않고 다른 듯 같다. 같은 식구들끼리도 그렇다. 좀 더 확장해서 같은 인간이 모인 국가(민족)단위에 따라 다른 특성을 보인다. 이런 특성은 환경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나왔다. 그렇게 한국인은 한국인만의 특성을 갖고 있다. 단일 민족이라는 허상이 있기는 하지만 한국인은 동아시아에 속하면서 각자 다른 성격의 특징을 갖고 있다.
아무리 부정하고 거부해도 이미 한국인으로 태어났다. 그 점을 피할 방법은 없다. 한국인이라도 책에서 말한 한국인은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인으로 자란 사람을 지칭한다. 생각해보니 책에서 정확하게 한국인에 대한 정의는 내리지 않고 설명을 한다. 어디까지를 한국인으로 규정할 것인지도 꽤 중요한 부분으로 보이는데 말이다. 한국인은 현재 사춘기 시절을 지나고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걸 사춘기라고 규정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한다.
한국인의 특징으로 주체성, 가족확장성, 관계주의, 심정중심주의, 복합유연성, 불확실성 회피를 들고 있다. 서양인이 볼 때 동아시아는 다 일본인으로 봤다. 심리학적으로도 일본인이 서양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약과 연구를 함께 했기에 한국인에 대해 분석할 때도 똑같이 봤는데 맞지 않았다. 그동안 이런 점때문에 어려워했지만 이제는 다르다는 것을 알고 한국인은 한국인으로 조사한다. 한국인은 일본인과 미국인의 중간정도로 본다.
한국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주체성이다. 일본인 잣대로 한국인을 들여다보면 절대로 파악이 안 되는 가장 두드러진 특성이다. 이 점은 오히려 미국인과 가깝다. 일본인이 개인주의지만 집단 속에서 조화를 추구하지만 한국인은 타인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지만 집단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길 좋아한다. 그래서 자율권과 결정권이 주어지지 않으면 한국인은 무기력해진다. 그동안 한국은 제도와 법규와 메뉴얼이 부족해 마음것 주체적으로 했는데 이제는 힘들게 되었다. 여전히 윗 세대 리더들이 열심히 자신이 한 만큼 성취한 점을 갖고 아래를 내려다보니 답답하고 이해를 못한다. 한국인의 가장 큰 특성인 주체성을 빼앗은 후에 자신들의 관점으로 바라보니 언발란스가 생겼다.
한국인은 워낙 주체성이 강하다보니 갑질을 하며 자신을 드러내야 하고 무슨 일만 생기면 다들 떼를 지어 몰려든다. 내가 여기에 있다고 외쳐야 하고 나라는 사람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무슨 일만 있으면 자신의 이야기를 해야만 직성이 풀린다. 한국인은 절대로 진심을 감추지 않고 마구 드러낸다. 여기서 가족 확장성까지 나타난다. 남미도 가족을 중시하지만 혈연가족만 중시한다. 한국은 가족이 혈연이상으로 확장된다. '우리가 남이가'라는 표현처럼.
가족이 아니더라도 이모, 삼촌으로 부른다. 국가 지도자는 가부장이다.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고 우리를 이끌어야한다. 단순 리더를 원하지 않는다. 무조건 가장이 사과를 하든 책임있는 말을 해야 속이 풀린다. 우리 편과 네 편으로 나눠진다. 가족이 확장되니. 대표팀은 우리의 아들, 딸이 된다. 이러다보니 조금만 친해지면 공식이 아닌 비공식을 요구한다. 우리 사이에..라는 표현과 함께. 저희 나라가 아닌 우리나라가 맞는 관계주의 한국인이다.
한국인은 많은 것들을 우리라고 표현한다. 같은 조직내에서도 관계가 더 중요하다. 그것도 수직화되어있으면서 관계를 중요하게 여긴다. 단순히 수직화되면 내 역할만 잘하면 되지만 관계가 포함되다보니 저 사람보다 내 위치를 따지게 되며 체면이 중요하다. 부하직원이 나보다 먼저 진급하면 알아서 그만둔다. 일로써 서로 역할구분이 되지 않는다. 거대사회가 된 한국에서 이제는 관계주의로 통하지 않지만 여전히 한국인은 관계를 중시한다.
한국인은 무슨 짓을 했는지보다는 어떤 놈이 했는지를 중요하게 여긴다. 심정중심주의다. 말과 행동이 다르다. 말을 중요하게 보지 말고 말 이면에 있는 마음을 봐야 한다. 한 번 거절은 예의다. 그걸 알기에 또 다시 권한다. 상대방이 되었다고 해도 그 답이 진심인지 맥락을 파악해야 한다. 늘 의도를 알아채야한다. 나에게 한 행동이 어떤 의도였는지 알아야 화를 내거나 웃을 수 있다. 내 마음도 몰라준다고 말한다. 말과 행동이 다르고 행동과 마음이 다르다. 참 힘든 국가다.
한국인은 고집스럽게 한 가지를 하는 것보다 다방면의 팔방미인을 선호한다. 다다익선처럼. 복합유연성때문이다. 한국인은 일관성있게 자신의 소신과 일치하는 행동을 오히려 싫어한다는 말도 한다. 때에 따라 유연하게 늘 대처하는 모습을 더욱 추구한다. 한가지를 특별하게 잘하는 스페셜리스트보다 제너럴리스트를 더 선호한다. 하나만 잘하는 사람을 낮게 본다. 여러가지를 다 잘해야 인정받는다. 나쁜 남자나 요부가 나에게 잘하는 걸 선호하는 심리와 같다.
한국인은 불확실성을 회피한다. 한국인은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일제 강점기와 6.25를 거치며 생존을 위해 물질을 추구하고 성공지상이 되었고 결과만 평가하며 장기적인 전략은 신경쓰지 않는다. 그가 어떤 인물인지는 그가 갖고 있고 치장하고 있고 보이는 면으로 평가한다. 이런 점들은 불확실하지 않다. 누가봐도 명확히 들어난다. 진실여부는 둘째치고. 이러다보니 잘못 어긋나기 시작했다.
<어쩌다 한국인>은 심리학자가 풀어낸 한국인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인의 특징을 다른 국가와 - 특히 일본 - 어떻게 다른지 알려주고 한국인에 대해 심리적으로 알려주는 책이다. 첫번째인 주체성을 가장 강하게 동의했다. 뒤로 갈수록 꼭 한국인만의 특징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과한 측면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설명하는 내용에 공감하며 읽었다. 심심한 천국보다 활발한 지옥을 더 선호하는 한국인답다고 할까. 이왕 한국인으로 태어나 한국에서 살고 있으니 어쩌다 한국인이 되었지만 그래도 한국인으로 잘 살아가자는 지극히 꼰대스러운 말로 끝낸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다소 끼어맞추기도 있어 보인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한국인이라면 고개를 끄덕이며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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