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 30년사 - 잃어버린 30년

 

경제와 관련되어 일본은 언제나 신기한 대상이다. 세계에서 엄청나게 오랜 기간동안 미국 다음의 경제 대국이었다. 경제대국이었는데도 무척이나 긴 시간동안 경제가 성장을 못했다. 대단한 것이 그런 와중에서도 세계에서 2등을 오래도록 유지했다는 점이다. 얼마나 많은 자산을 쌓아놨기에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놀라울 뿐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엄청난 버블 후에 무너진 일본 경제다. 흥청망청했던 일본이 버블이 터진 후 고생했다.

한국에서 거의 언제나 반면교사식으로 이야기를 한다. 여기에 인구의 노후화에 따른 각가지 문제와 대책까지 함께 알려지고 있다. 가장 유명했던 것은 주가지수의 박살과 부둥산 시장의 폭망이다. 이런 사실은 경제에 대해 딱히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아주 잘 알고 있다. 한국에서도 다큐로 직접 일본에 가서 보여주고 있기에 더욱 잘 안다. 흥미로운 것은 딱 여기까지다. 대부분 사람들은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만 알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여부까지는 잘 모른다.

그 후에도 오랜 기간동안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을 넘어 20년도 넘고 이제는 30년이라는 표현까지 쓰게 되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나 경제성장률이 거의 제로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또 일본이 30년 동안 계속 경기가 안 좋았던 건 아니다. 회복기도 있었지만 그 기간이 너무 짧아서 그다지 티가 나지 않았다. 아주 짧은 회복시기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길고 긴 침체가 이어진 결과로 우리는 그저 일본이 경제적으로 어렵게 지냈다는 사실만 알고 있다.

일본이 이렇게 된 것은 대차대조표 불황이라는 표현을 한다. 자산과 부채와 자본에 있어 자산이 무너졌다. 이를 다시 회복하지 못하고 부채는 쌓였다.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큰 부채가 쌓였는데 정작 일본 국민은 다르다. 대부분 정부의 부채보다는 일반 국민의 부채를 다들 위험하고 여긴다. 한국도 가계부채를 연일 떠들 정도다. 일본은 정부의 부채는 크지만 국민이 갖고 있는 자산이 워낙 많다. 오죽하면 일본 국채의 90%가 외국이 아닌 국내에서 보유하고 있을 정도다.

일본 경제에 대해 한국에서 그렇게 떠들어대면서도 제대로 된 그 역사를 알려주는 책은 그다지 없다. 그저 단편적으로 조금씩 알려진 내용으로 전체를 호도한다. 다소 자극적으로 일본에서 벌어진 나쁜 사례만 갖고 한국에 적용해서 공포심만 자극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사실과 진실의 차이를 모른체 엉뚱하게 누군가의 의도적인 조작에 속아넘어간다. 아니면 이를 말하는 사람도 제대로 된 걸 모른체 본인이 보고 싶은 것만 본 후에 말한다.

1990년에 전 세계에서 GDP 2위를 했던 일본은 넘버원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전 세계가 일본을 따라해야 한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카이젠이라는 단어는 일본 제조업을 대표하는 말로 표준이 될 정도였다. 개선이라는 일본말인데 그만큼 전 세계에서 일본의 위세가 대단했다. 엄청난 버블이 생겼던 일본은 금리를 1년 정도 되는 기간동안 무려 5%p 정도를 올릴 정도로 급격했다. 여기에 총대출 규제를 통해 부동산 대출을 일정 이상을 받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버블이 터졌고 자산 시장은 완전히 쪼그라 들었다. 버블이 생겼다면 이를 조심스럽게 연착률 시켰어야 했는데 일본은 급격하게 불을 태워 없애려 했다. 이로 인해 빵 터진 자산 시장은 회복불능상태에 빠졌다. 일본 은행은 이를 위해 다시 금리 인하를 했지만 1년 만에 올린 금리인상에 비해서 무려 2년 동안 금리를 꾸준히 내렸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본 버블 후 불황의 시작이다. 그런 후에는 계속해서 불황이 이어졌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건 아니었다.

그 후로 경기가 회복되기도 했다. 계속 불황이 되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문제는 경기가 회복되었지만 그 기간이 너무 짧아 체감하기도 힘들었다. 회복이 느껴질 만하면 전 세계적인 위기가 터졌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에 따른 어려움에 처했다. 곧 회복된 듯했지만 그마저도 곧장 미국의 IT버블로 인해 경기는 다시 하락했다. 그 후로 그나마 2002년부터 오랜 시간동안 경기가 좋긴 했지만 여전히 경제 성장률은 2%이하였을 정도로 체감으로 느끼긴 힘들었다.

그 후에 미국의 금융위기에 따른 여파로 다시 힘들어졌다. 그 후에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에 따른 원전사고로 회복 불능이 되었다. 이렇게 오랜 기간동안 일본의 GDP는 거의 성장하지 못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 국민들의 생활이었다. 오랜 기간동안 임금이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 물가안정이 아닌 제자리 걸음만 계속 했을 뿐이다. 그나마 일본 기업의 수출이 늘어나 이익이 좋아졌지만 그 여파가 일본 국민에게 오지 않고 그저 일본 기업들만의 잔치 비슷했다.

그 후에 이를 벗어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했지만 그 어떤 것도 제대로 된 처방이 되지 못했다. 심지어 소비세를 계속 늘려 소비 회복을 더디게 만들었다. 이처럼 소비는 늘어나지 않고 임금도 제자리에 머물고 있으니 활력이 사라졌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으니 임금이 늘어나지 않았다. 이를 위해서 통화를 풀었어야 했지만 그마저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덕분에 일본의 사례는 전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의 반면교사가 되었다. 미국의 금융위기에도 큰 교훈이 되었다. 일본은 잠시 회복 후 지속적인 경기침체가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특이한 사례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시대상도 좀 설명했으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한국이 일본이 되기에는 넘 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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