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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 유품정리사

 

예전에 미국 영화에서 딸 두명이 사람이 죽은 후에 그 집을 찾아가서 청소하는 걸 본 적이 있다. 소재로 쓰이고 다른 내용이 주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미국에는 저런 일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하면서 신기해 했다. 그러다 우연히 한국에도 그런 직업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몇 몇 예능 프로에도 나와 유명하게 되었다. 여기에 <무브 투 헤븐>이라는 드라막까지 넷플릭스에 나왔다. 이 책인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이 해당 드라마의 원작이라 더욱 유명하게 되었다.

저자도 처음부터 유품정리사가 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원래는 장례지도사였단다. 20대에 그 직업을 가졌다고 하니 다소 특이했다. 그것도 우연히 지인이 사망하며 장례지도사를 본 후에 아는 사람이 도와줄 사람을 찾는다고 하여 자신이 하겠다고 시작했다고 한다. 장례지도사가 지금은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예전에는 드물었다. 아는 분이 보험영업 팀장을 하다 팀원도 줄고 하면서 장례지도사로 전업을 했었다. 영업할 때 늘 핏발이 섰던 사람인데 장례지도사가 된 후에 온화한 눈빛으로 변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무척 마음이 편하다는 이야기를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저자는 그렇게 장례지도사를 하다 주변 사람들이 사망자의 집을 청소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한다. 그렇게 우연히 시작을 했는데 자꾸 여러 사람들이 부탁을 하기에 그 쪽으로 전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한 유품 정리를 하다 생긴 여러 에피소드를 묶은 것이 이 책이다. 유품 정리사는 모든 것이 끝난 후에 간다. 이미 해당 방에이나 집에 거주하던 당사자는 사라지고 없다. 오로지 남은 유품만 있다.

가족이 있을 때는 그나마 조금 낫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빈 방에 짐만 있을 뿐이다. 어떤 사연으로 이렇게 된 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현장에 간다. 현장에 남은 것들은 고인의 모든 것을 간접적으로 알려준다. 책에서 나온 에피소드는 인상적인 것만 했을 것이라 본다. 그러다보니 전부 사연이 깊다. 특히나 혼자 거주하다 돌아가신 분들의 이야기가 많다. 의뢰를 받고 현장에 가면 가족들이 사망한 사실을 모를 때도 많다. 워낙 연락이 안 되어 찾아갔다가 발견한 경우도 있다.


너무 냄새가 나서 주변 사람들이 집을 방문했다 발견한 경우도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고독사라고 할 수 있는데 노인보다 청년이 더 많다고 한다. 최근에는 혼자 사는 어르신 들은 돌봄을 해드리면서 일정 기간동안 연락을 하면서 알 수 있다고 한다. 청년 층은 그럴 일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기에 오히려 발견이 더 늦는 경우가 많다. 젊은 사람들이니 아마도 자살인 듯하다. 책에서는 그 부분은 정확히 나오질 않아 유추하면 그런 듯하다.

그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가족이 모르는 경우는 대부분 본인 스스로 숨긴 경우가 많다. 부모에게는 잘 살고 있다고 말한다. 부모와 사이가 좋지 않아 그런 경우도 있다. 사망한 다음에 부모가 와서 서로 싸우는 경우도 많다. 각자 잘못을 자신의 탓으로 하기 보다는 상대방 탓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 먼저 떠난 이유를 어렴풋이 추측하기도 한다. 해당 집의 집주인들도 대부분 난감해한다. 이 책을 읽어보니 대다수가 특수사례라 그런지 악취등이 심한 듯하다.

단순히 그저 청소라고 생각을 했다. 청소지만 그다지 선호하거나 환영받지 못할 일이다. 일반 청소도 시끄럽고 먼지나고 그러니 그다지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죽은 사람이 남기고 간 방을 청소하는 것은 더욱 꺼려한다. 주변 이웃들도 무척 싫어한다. 집 값이 떨어질까봐 싫어하고 냄새가 나서 싫어한다. 여기에 죽은 사람과 연관된 업체라 보자마자 재수없어 한다. 처치 곤란한 집이 덩그라니 남아 있으니 집주인이 싫어하는 건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그렇다하더라도 노골적으로 죽은 사람에 대해 비난 하는 것은 좀 그랬다. 하필이면 왜 이 집에서 죽었냐는 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걸 굳이 입 밖으로 내세울 필요는 없지 않을까했다. 그나마 한 집 주인은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처음부터 그럴 수 있다고 임차인으로 들어왔다고 한다. 나이가 많으니 말이다. 그런 걸 인지하고 있었고 자신도 늙었기에 상관없다며 심지어 도배 장판도 자신이 하겠다고 말한다. 유족들이 하겠다고 했는데도 말이다.

최근에는 국가에서 피해자를 위해 뒷정리를 신청하면 유품정리업체를 통해 정리한다고 한다. 누구도 살해현장을 가긴 싫어하고 뒷정리는 엄두도 못낼테니 말이다. 아마도 가장 최악의 현장 중 하나일테다. 여러 곳에 있는 피 등을 전부 제거해야 할테니. 그보다 읽을 때 더 심하게 느껴지는 곳은 쓰레기가 가득한 곳이다. 치워도 치워도 사라지지 않는다. 더구나 시체가 오래도록 있으면 곳곳에 악취와 함께 부패물이 스며든다고 한다. 이를 제거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다고 한다.


심지어 콘덴서 등에도 그게 스며든다고 하니 이를 확실히 제거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을 일인가 보다. 단순히 청소업체라고 해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보니 부패물을 제거하는 것이 제일 힘든 작업인 듯하다. 아무리 직업이라고 해도 그걸 제거한다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인듯하다. 책 말미에 될 수 있는 한 남기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데 크게 공감이 되었다. 미리 준비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책에는 다수 나오지만. 100명이 있으면 100명의 사연이 있듯이 이 책에는 그런 사연들이 가득하다.

증정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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