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소설이다 - 역시 기욤 뮈소

 

기욤 뮈소. 내가 아주 즐겨 읽었던 소설가였다. 기욤 뮈소가 썼던 모든 소설을 전부 읽었다. 탐닉이라는 표현은 다소 거창하지만 이렇게 대중적인 소설이라니. 지금은 어느 정도 많아졌겠지만 글로 써 있는데 화면을 보는 것처럼 소설을 읽었다. 내용도 무척이나 참신했다. 판타지 장르는 아니었지만 그런 요소를 아주 적절히 잘 섞여 저절로 몰입도를 높여줬다. 읽으면서 다음 내용이 궁금하고 어떤 식으로 전개되는지 빨리 다음 페이지를 넘기고 싶어 휘리릭 읽기도 했다.

전작주의처럼 다 읽었더니 어느 순간 패턴이 보이면서 좀 지루해졌다. 처음에 느꼈던 참신함이 많이 사라졌다. 다른 소설에서도 이제는 느낄 수 있기도 했다. 그래도 언제나 내 마음속에는 기욤 뮈소의 소설을 읽어야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하다보니 도서관에서 보지도 선택하지도 않았다. 여전히 기욤 뮈소의 인기는 대단해서 도서관에서도 신작은 쉽게 대여하기 어려웠다. 그나마 읽을까하는 책은 워낙 많은 사람들의 손을 타서 너덜너덜해지면서 괜히 집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최근에는 기욤 뮈소의 책을 읽지 않았다. 그렇다해도 한국에 출판된 책 중에서는 대략 최근 1~2년 정도만 안 읽었을 듯하다.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인생은 소설이다>를 읽게 되었다. 그동안 작가는 결코 멈추지 않았다. 그동안 다소 익숙해졌던 패턴을 아주 참신하게 비틀었다. 그 전에는 다소 뻔히 보이던 그 패턴을 완전히 새롭게 만들었다. 뭔가 판타지같은 느낌은 여전히 있다. 그걸 판타지라고 해도 되는데 어떤 식으로 보여주느냐가 핵심이다.

작가라는 존재는 그런 면에서 참 대단하다. 사실 해마다 책을 펴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나름 이것도 노동이다. 나도 어느덧 몇 권의 책을 쓴 저자로 해마다 책을 펴 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안다. 책을 읽는 입장에서는 작가가 쓴 것만 보면서 평가한다. 쓰는 책마다 항상 새롭긴 힘들다. 본인은 노력하지만 읽는 입장에서는 수많은 소설 중에 하나일뿐이다. 그렇게 좋아했지만 한동안 안 읽었던 기욤 뮈소의 책을 이번에는 읽으면서 무척이나 재미있고 집중해서 읽었다.

집중이라는 것은 별거 아니다. 재미있어 다음 내용이 궁금하면 된다. 저절로 집중하면서 읽게 된다.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다. 다른 분야와 달리 소설은 작가가 펼쳐놓은 세계에 빠져들면 상상을 하면서 내용을 쫓아가게 된다. 저절로 다음 내용이 궁금하고 읽는 속도마저 빨라진다. 속도가 빨라지는 것인지 좀 휘리릭 읽게 되는 것인지 여부는 모르겠다. 그만큼 마음이 조급해지면서 그 다음 내용을 빨리 쫓아가며 페이지를 넘기는 나를 발견할 정도로 읽게 된다.

책 목차 중에 로맹이라는 이름이 들어가기에 로맹 가리를 떠올렸다. 에밀 아자르란 필명으로도 활동하며 그가 쓴 소설이 전부 대중과 평단의 각광을 받았다. 무엇보다 자신을 속이고 소설을 펴 냈으니 말이다. 혹시나 했는데 책은 명백한 에밀 아자르이자 로맹 가리를 위한 헌사처럼 느껴진다. 아예 주인공 이름을 로맹이라고 한 순간부터 말이다. 책 내용도 그것과 완전히 연결되었다. 처음에는 그다지 인식하지 못하다 두 번째 챕터 제목에서 로맹이 나오자 저절로 떠올렸다.



소설은 액자구조로 되어있다. 라고 작가는 독자와 게임을 한다. 기욤 뮈소의 소설은 대부분 어느 정도 추리 요소가 들어가면서 로맨스를 그 바탕으로 깔고 있다. 초반에 비해서 최근에는 좀 더 부성애나 모성애를 많이 내세우는 듯하다. 플로라 콘웨이라는 작가와 팡틴 출판사 대표가 나온다. 둘은 엄청난 소설을 만들어 세상에 선 보인다. 플로라에게 불행이 닥치면서 한 막이 끝난다. 그 후에 로맹이라는 작가가 다시 나온다. 로맹은 알민과 이혼한 상태로 테오 아들이 있다.

알민은 로맹에게 모든 것을 빼앗고 테오마저 빼앗는다. 로맹도 작가지만 최근에는 전혀 새로운 소설을 쓰지 못하는 중이다. 소설의 순서는 플로라가 먼저 나와 충격적인 요소와 추리적인 내용으로 흥미를 끈다. 그 후에 로맹이 나와 갑자기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모든 것을 설명한다. 소설의 내용은 작가인 자신이 신으로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그 로맹에 대해 읽고 있는 나는 그마저도 창조된 캐릭터라는 걸 아는 상태에서 읽고 있는 다소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워낙 간만에 읽어 그런지 이 책은 로맹 가리뿐만 아니라 기욤 뮈소 자신의 이야기도 함께 담겨 있는 듯하다. 분명히 예전에 비해서 기욤 뮈소의 책은 사람들에게 선택되지 않는다. 익숙한 패턴은 읽혔고 전개가 어떻게 될 지 지레짐작으로 읽지 않고 판단한다. 이 책을 읽기 전 내가 그랬는데 소설을 읽으면서 기욤 뮈소가 다시 돌아왔다는 생각을 했다. 최근 2권 정도의 소설을 읽지 못했지만 나에게는 그랬다. 여전히 흥미로운 요소로 독자를 작가가 끌어들이면서 대중 소설을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편견은 무섭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기욤 뮈소 소설은 여전히 재미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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