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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다섯, 출근하기 싫어졌습니다 - 나로 살기

 

책 제목인 <서른 다섯, 출근하기 싫어졌습니다>만 놓고 착각을 했다. 그저 그 나이대가 되어 다소 무기력해진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는 측면은 맞는데 범위가 좀 한정적이었다. 여성의 관점에서만 철저하게 써진 내용이었다. 워낙 책 내용을 자세히 보지 않은 내 잘못이기는 했지만 첫 인상때문에 초반에 다소 불편했다. 나는 분명히 어렵게 회사를 다니는 사람에게 용기를 주고, 위안을 주고, 할 수 있다는 독려하는 내용으로 생각했다.

이걸 여성으로만 한정하니 읽기가 힘들었다. 다시 인상을 변화시켜 여성만 대상으로 한 책이라는 걸 인지한 후부터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서른 다섯보다는 30대 여성 직장인이 대상이라 할 수 있다. 아마도 직장을 다닌지 대략 10년 차가 된 여성일 듯하다. 힘든 신입 시기를 지나고 결혼도 해서 아이도 있다. 직장에서도 어느 정도 업무에 적응하고 열심히 노력했다. 점차적으로 뭔가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드는 시기다. 가정과 회사를 양립해서 하는것도 쉽지 않다.



한편으로는 다소 배부른 소리기도 하다. 이 책에 나온 것처럼 많은 30대 여성이 그런 것은 또 아니다. 힘들고 어렵게 헤쳐나가기 위해 발버둥치며 노력하는 사람들도 많다. 출근하기 싫어졌다는 표현 자체가 책에서는 월요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오히려 무척이나 회사다니는 것이 즐거웠고 오히려 월요일이 왔으면 했단다. 다국적 회사의 팀장까지 되면서 무척이나 성공을 향하는 길목에 탄탄히 갔다. 그때에 회사를 다니는 것에 대한 의문과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 후에 과감히 회사를 때려치고 프리랜서로 지금까지 살고 있다. 그때보다 소득은 다소 적지만 더 보람차고 즐겁고 행복하면서도 의미있는 삶을 살아간다고 말한다. 책에는 다국적 의약 회사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를 한다. 아마도 책 뒷면을 볼 때 한국 화이자제약인 듯하다. 자부심이 무척이나 강한지 책 내용 내내 해당 회사를 다닐 때의 이야기가 시종일관 나온다. 회사를 다닌 사람들에게 예를 들고 자기 사례로 보여주기 위해 반복적으로 말하는 듯했다.

그럼에도 너무 반복적으로 그 당시의 이야기를 하니 다소 이상하게 나중에는 느껴지기도 했다. 물론 나는 이런 이야기를 하지도 쓰지도 못한다. 회사라는 곳을 저자처럼 그렇게 오래 다니고 승진을 거듭하고 윗자리까지 올라간 적이 없다. 그러다보니 솔직히 나는 회사에서 벌어지는 그런 내용에 대해 다소 공감은 덜하게 된다. 책에 나온 사내 정치 문제도 나는 거의 신경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차라리 저자가 말한 회사를 나온 다음 삶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면에서 공감을 했다.

저자처럼 나도 그렇게 살고 있는 입장이라 그렇다. 사람은 확실히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뭔가를 판단하고 인식하게 된다. 여성의 관점에서 뭔가를 알려주는 책이나 글을 읽으면 몰랐던 것을 알게 된다. 나는 인식하지 못했던 걸 깨달으며 그런 점에 대해 너무 몰랐구나..라는 걸 알게 된다. 그러면서 덕분에 알게 되어 스스로 조심하거나 고치려 노력한 경우도 꽤 있었다. 철저하게 여성 관점에서 내용이 이어지다보니 그걸 꼭 여성의 관점에서만 이야기를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떤 부분은 여성이 아닌 그저 사람의 관점에서 남녀가 똑같다고 생각하는데 너무 여성이라고 하니 내가 남자라 그런지 살짝 반항적인 생각도 들었다. 분명히 여성의 사회에서 일을 하려면 여러 면에서 힘들고 어렵다. 과거에 비해서 많이 개선되었지만 갈 길은 멀다. 무엇보다 사회적인 제도와 분위기는 그다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특히나 아이 육아와 관련되어 더욱 그렇다. 분명히 남편도 과거와 달리 육아와 가정 생활에 참여를 하지만 마지막에는 결국에 아내의 몫이 된다.

이럴 때 사회에서 여전히 인식 자체가 그러니 쉽지는 않다. 이런 부분은 인식의 전환이 중요하지만 이를 위해서 유럽처럼 시스템을 통해 변화하게 만드는 것도 좋다고 본다. 아직까지 한국은 유교사상이 결부되어 좀 더 그런 점에서 보수적인 것은 있다. 차츰 좋아지고 있지만 한국 사회가 한 단계 더 점프하기 위해 남은 과제라고 난 생각한다. 저자는 원더우먼 프로젝트와 나비 프로젝트를 통해 직장을 다니는 여성들에게 좀 더 갈 길을 찾는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이를 위해 이 책도 결국에는 가장 중추적이고 혼란하고 고민이 많은 시기인 30대 여성에게 그동안 했던 코칭을 근거로 책을 쓴 듯하다. 불안정한 여성에게 힘을 주고 회사와 가정에서 고민하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통해 극복하는 코칭을 해주는 듯하다. 그렇게 볼 때 책 제목을 차라리 이제부터 진짜 시작입니다...라는 식으로 하는게 책 내용과 더 부합될 듯하다. 그나저나 저자가 지금까지 쓴 모든 책이 1쇄가 다 팔린 적이 없다고 한다. 이번 책은 무조건 1쇄 이상 팔리기 응원한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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