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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소중한 사람 - 만남의 인사

 

한 때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책이다. 읽어보니 대체적으로 미혼의 20~30대 여성들이 좋아할 감성이 가득한 책이다. 재미있는 점은 이렇게 20~30대 여성들이 좋아할 감성이 가득한 책을 쓴 저자들이 남성인 경우가 많다. 그것도 인기가 아주 좋다.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읽으면서 했다. 읽으면서 글의 문체가 여성적이라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 저자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잘 몰랐다. 느낌상 남자 같은데 책을 읽으면서 여자라는 느낌도 계속 들었으니 말이다.

책 마지막에 가서야 저자가 에필로그에서 한 내용을 읽으며 남자라는 걸 확인했다. 그만큼 글의 문체가 감성적이고 감수성이 풍부하면서 남녀 사이의 디테일에 대한 이야기가 풍성했다. 꼭 남녀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소소한 이야기가 장문의 글로도, 시와 같이 짧은 글로도 펼쳐진다. 내 착각인지 몰라도 이 책에서 서운함이라는 단어와 문장과 느낌이 많이 나온다. 책이 시작하자마자 '서운함을 표현한다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내용이 구성되었다.



서운하다는 것은 상대방을 사랑한다는 뜻이라고 말한다. 그 후에도 서운함이라는 단어를 근거로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서운함은 또한 내가 욕심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한다. 상대방에 대한 욕심을 갖고 있으니 서운함을 느낀다. 이런 식으로 다소 모순되는 것도 같지만 다양한 감정에 대해 설명하면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아마도 이런 세심하면서도 미묘한 감정에 대한 묘사와 설명이 사람들에게 큰 호감을 불러일으키면서 책도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이 아닐까한다.

대신에 이런 것과 상관없는 삶을 살게 되었다면 오히려 공감 되지도 않고 잘 읽히지도 않았을 듯하다. 다소 거창하게 표현했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어쩌면 점점 잃어가는 감수성이 아닌가도 싶다. 오히려 이런 것에 대해 터부시하고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제목인 <안녕, 소중한 사람>은 이중적인 의미로 쓰인다. 만나 반갑다는 뜻으로도 쓸 수 있고, 이제 헤어지기 전 작별인사로도 쓸 수 있다. 아쉽게도 이 책은 마지막 장에 가서 이별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에세이지만 그렇게 볼 때 한 편의 소설같다. 누군가를 만나 함께 사랑하고 공유한 후에 많은 것은 간직한 채 헤어지는 이야기로 끝맺으니 이별 책이 된다. 영화를 볼 때 사랑 이야기라는 것만 알고 봤는데 마지막에 가서 이별로 끝맺으면 괜히 안 좋은 느낌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책 제목인 안녕, 소중한 사람이라는 인사를 난 작별이 아닌 만남의 인사로 받아들인다. 이렇게 감수성 돋는 책은 길게 리뷰를 쓰기가 애매하다. 리뷰는 여기서 멈추는 걸로 한다.

사랑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행복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즐거운 기억이 있었습니다.
고만운 마음이 있었습니다.
대견한 모습이 있었습니다.
함께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많은 소중함들을 마주합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하고 지나치곤 하죠.

모든 소중함들을 그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싶습니다.

내 마음속 가장 단단한 곳에 새기고 싶습니다.

그럴 수 있다면,

어떤 고난에도 굳건히 버텨 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소중한 시간들을 쌓아 가는 것이 아닐까요.

떠나간 사람들에게,

여전히 나의 곁에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안녕, 소중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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