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품격 - 베스트셀러


베스트셀러가 되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이걸 되고 싶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베스트셀러는 해당 분야의 베스트셀러가 아닌 전체 분야에서 최소 10위는 해야 하고 1위까지 가는 책을 말한다. 거창하게 표현하면 약간 시대정신과 맞닿아야 베스트셀러가 된다. 책이란 트렌드하긴 힘들다. 책을 쓰는  시간과 인쇄하는 것까지 합치면 몇 달이 걸리니 지금 유행하는 것이 책으로 나오긴 힘들다. 그보다는 후행적인 성격이 강하다.

당시 사회구성원들이 무엇인가 표출하고 싶은 걸 건드릴 때 가장 큰 성공을 한다. 저자나 작가가 그걸 노린 것이 아니라 아주 운 좋게 시대와 잘 맞아떨어져야만 한다. 베스트셀러 1위는 노린다고 쉽게 될 수 있는 건 결코 아니다. 최근에 베스트셀러는 과거와 다소 달라졌다. 과거에는 언론의 영향이 무척 컸다. 신문에 나온다는 사실만으로 상당한 판매가 이뤄질 수 있었다. 이제는 신문에 북섹션으로 소개되어도 판매는 미진하다. 안타까운 일이기도 하지만 신문의 대오각성도 필요해 보인다.

현재는 대체적으로 방송에 저자나 작가가 출연하면 일단 내용은 묻지도 않고 순위가 상승한다. 다음으로 드라마와 프로그램에 소개되면 이또한 베스트셀러에 등극한다. 이도 아니면 작가나 저자의 인지도가 클 때도 가능하다. 과거에는 출판사의 노력이 상당히 영향력을 발휘했지만 지금은 저자나 작가의 인지도가 상당히 중요해졌다. 출판사들도 이런 점때문에 최소한 블로그라도 운영하며 어느 정도 조회되는 블러거를 찾는다.

이 정도는 어느 정도 일정 수준의 순위에 등극하며 베스트셀러가 된다. 하지만 언급한 것처럼 전체 분야 1위는 이렇다고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재기를 하더라도 1위는 다소 힘든 경우가 많다. 그보다는 당시 시대를 관통하는 무엇인가를 건드려야 사람들이 반응한다.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사람들은 그 책을 유명하니 구입한다. 우선 구입하고 본다. 구입한 책을 딱히 꼭 본다고 할 수는 없지만 대체적으로 구입을 하며 마음의 안정은 얻는다고 할까.

지금까지 그런 책들이 꽤 있었다. 상당히 유명하며 많은 사람들이 책 제목을 알고 갖고도 있다. 아쉽게도 거기서 멈춘다. 정작 책을 읽은 사람이 드물 때가 많다. 책의 내용이나 수준에 따라 다르다. 신기하게도 한국인은 책을 읽지 않는 편이라 하는데 어렵다고 생각되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다. 많은 사람이 책을 갖고 있고 읽어서 알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알게된다. 최근에도 이런 책을 무척이나 많다.
가끔 말랑말랑한 책이 엄청난 인기를 끌기도 한다. 아마도 이런 책은 읽을 것이라 본다. SNS의 발달과 함께 장문 보다 단문이 유행이고 간단하게 감수성을 불러일으키고 공감을 갖게 만드는 책이 꽤 인기를 얻는다. 해당 분야 1등을 하고 전체 분야에서도 꽤 높은 순위에 올라가지만 1위까지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런 면에서 <말의 품격>은 다소 독특하다. 이 책 뿐만 아니라 같은 저자의 <언어의 온도>까지 두 권이 함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케이스는 극히 드문데 솔직히 베스트셀러라고 무조건 책을 읽진 않는다. 우연히 기회가 되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딱 봐도 쉽고 금방 읽을 수 있다고 판단되어 쉬어가는 타이밍으로 읽으려 했다. 막상 읽어보니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이유가 있어 보였다. 이런 종류의 에세이를 읽었을 때와는 좀 달랐다. 대부분 그저 좋은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쉬운 표현으로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사랑을 받지만 난 별로인 경우가 많았다.

반면 이 책은 좋았다. 무엇보다 제목처럼 말이라는 단어에 많이 집중한다. 상당히 맛깔스럽게 글을 썼다. 게다가 내용은 쉽고 짧아 읽기 편하지만 결코 글을 쉽고 즉석에서 쓴 것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상당히 공을 들여 다듬고 또 다듬으며 지속적으로 퇴고한 느낌이 물씬 났다. 여러 사례도 저자가 고르고 골라 선택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용은 쉽게 읽을 수 있지만 단어를 신중하게 고르고 형용사나 부사등은 예쁜 언어로 택했다.

평소에 실생활에서 잘 쓰는 단어들은 아니지만 익숙히 잘 알고 있는 용어로 선보인다. 유독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전대통령 사례가 많았다. 그 사례를 읽을 때도 분명히 잘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저자가 자신만의 언어로 독자에게 선보이고 있다.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배치를 했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이 책이 무엇때문에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알게 해줬다. 솔직히 잘 알지도 못하고 책의 분야를 볼 때도 전체 분야 1위를 했다는 점이 의아했지만 읽으니 알게 되었다.

저자가 얼마나 이 책을 공들여 썼는지 책을 읽으며 느껴진 책은 드물다. 워낙 장문의 글이라 내용에 집중하느라 난 대체적으로 글의 맛까지 음미하지는 않는다. 이 책 <말의 품격>은 분량도 얇고 내용도 짧고 간단한 사례와 문단으로 되어있어 나도 모르게 글의 맛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 좋은 내용이라는 것은 어차피 이런 책에서는 당연하니 말이다. 제목다운 단어 배치와 운치 있는 언어로 구성되어 있어 편하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후루룩 읽게 된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말을 음미하며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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