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온도 - 37.5


난 지금까지 딱히 리더라는 걸 해 본적이 없다. 대체적으로 독고다이 스타일로 살아 왔기 때문이다. 늘 혼자 살아왔고 모든 것을 혼자 했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그나마 유일하게 리더라는 걸 한 것은 군방위시절이었다. 리더라는 위치가 사람들을 관리하고 조직하는 등의 개념이라면 말이다. 마지막 방위였고 군방위로 예비군 조교였다. 다행히도 동기가 똥물이었다. 자신이 피해입는 걸 극도로 싫어했다. 덕분에 난 좀 편했다.

시간이 지나 견장을 달게 되었을 때 이 녀석이 자기는 안 한다고 한다. 그걸 내가 왜 하냐는 거다. 자연스럽게 내가 하게 되었다. 당시 방위가 막바지라 엄청나게 들어왔다. 평소 10명 미만이었던 숫자가 내가 견장을 달았을 때는 무려 50명이나 되었다. 거기에 다른 곳과 통합까지 되어 더 많아진 것이었다. 난 또 멍석을 깔아주면 하는 스타일이다. 다들 깜짝 놀란 것은 점심시간에 집합을 걸어 얼차례를 시킨 점이었다. 군방위라 점심시간이 유일한 얼차례시간이었다.

유유부단한 스타일이라도 아니라고 판단되면 확실히 한다. 대체로 막사에 들어가 얼차례를 받는데 당시에 내 밑부터 중간까지 기수를 불러 얼차례를 시켰다. 나름 공정하게 선임역할을 했다. 다행인것인지 몰라도 소집해제 당시 롤링페이퍼에 최고의 고참이었다는 글이 꽤 있었다. 아무래도 일부러 갈구거나 갑질한 적은 없어 그럴 것이다. 성격상 그런 짓을 하지도 못하고. 그 외에는 대부분 누구 밑이었거나 혼자 일을 했기에. 그나마 교회에서 부서 총무나 부장을 한 적은 있지만 교회는 또 성격이 달라서.

많은 사람이 리더가 되고 싶어한다. 누군가 위에 선다는 것은 분명히 좋은 일이다. 밑에 있는 것보다는 좋지 않겠는가. 나는 굳이 누구 위에 서는 것도 밑에 서는 것도 싫다. 그저 똑같은 사람이라 생각한다. 특정 분야 등에서 내가 경험이 좀 더 있어 무엇인가를 알려준다는 정도가 아닐까. 내 분야가 아니면 그는 나보다 더 많은 걸 알고 있다. 회사라면 이런 것이 통하지 않는다. 과거보다 서열파괴가 이뤄졌다고 해도 경력이 쌓이며 자연스럽게 리더 자리로 올라간다.

직급 등에서 자신보다 아래 있는 사람에게 무엇인가 알려주고 지도한다는 것이 리더 역할 중 하나니 말이다. 의도하지 않아도 그렇게 리더라는 직위를 조금씩 갖게 되고 하게 된다. 리더라는 것이 누군가 위에 있다는 뜻은 아니다. 위에 있다보니 오히려 더 신경쓸 것도 많고 배려해야 할 것도 많다. 이걸 깨닫는 리더는 좋은 리더가 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은 리더는 자신의 배만 채우는 리더가 된다. 전자에 비해 후자는 당장 본인은 편해도 시간이 갈수록 자기 자리에서 점점 도태된다.
리더가 발전하고 팀이 빛나야 한다. 리더는 그 팀을 잘 이끄는 것이지 본인이 빛나는 역할이 아니다. 정확히 이끈다는 표현도 올바르지 않다. 함께 경험을 공유하고 역할을 분담한다는 표현이 올바르다.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리더다. 이 책 <리더의 온도 37.5>에서 책 초반에 나오는 개념은 피드백이다. 이 점이 난 인상적이었다. 리더는 고독한 자리다. 누군가와 마음 터놓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 

독선과 아집에 빠지기 쉽다. 누구도 리더를 제어할 사람이 없을 수 있다. 오롯이 본인이 한 결정에 팀원은 따라주고 공과는 지게되어있다. 잘 되면 승진이 되기도 하고. 이런 면에서 한국의 리더는 특히나 상명하복 문화가 워낙 뿌리깊게 박혀있다. 군대에서 파생된 이런 문화는 회사 내에서도 팽배하다. 좋은 것은 성장기에는 아주 잘 맞다. 일사분란하게 척척 하나의 목표를 향해 거두절미하게 달려가니 말이다. 

이제 그런 시대가 아니다. 더구나 점점 여성의 사회참여가 더 늘어나며 문화 자체가 점점 변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피드백은 참 중요하다. 피드백은 두 가지 의미다. 내가 받는 것과 해주는 것. 마음 편하게 상대방을 만들고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만든다. 그 이야기가 쓸수록 달게 받아들인다. 엄청나게 어렵고 진정한 리더의 길이다. 상대방을 만나 그에게 더 잘 되라고 피드백을 준다. 잘못하면 잔소리고 듣기 싫은 소리가 될 수 있으니 스스로 잘 해야한다.

이런 피드백이 자유롭게 언제든지 활발히 교환되는 팀이라면 리더는 분명히 훌륭한 사람일 듯하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나머지 다양한 개념과 방법은 저절로 팀에 정착되지 않을까한다. 상대방을 경청하고 제대로 피드백 받은대로 실천한다. 그 이상 무엇이 더 있을까하는 생각마저 든다. 과거와 달리 리더는 앞장 서서 무엇인가 진두지휘하는 개념이 아니라 섬기는 걸 더 중요하게 본다. 이런 개념은 다소 작위적이고 실제 현장에서 피부로 와닿지 않겠지만.

그만큼 사회가 변화한만큼 리더라 불리는 윗 선도 스스로 변화해야한다. 책은 다양한 사례를 알려준다. 저자가 경험한 것과 코칭한 것을 골고루 섞어 알려준다. 빕스 사례가 제일 많이 나온다. 현재는 다양한 회사에 리더 양성하는 코칭을 한단다. 나는 리더역할은 잘 모르겠으나 회사에서 리더 지위나 해야 할 분들에게는 도움이 될 책으로 보인다. 원래 가장 힘든 것이 사람과 함께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다. 이처럼 힘든 걸 리더는 해내야만 하는 숙명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빕스 사례가 엄청 많음.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리더를 꿈꾸고 어려운 사람이라면.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941132695
카르마 경영 - 마음 먹은 대로

http://blog.naver.com/ljb1202/185715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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