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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비 - 역사 로맨스

 

<비와 비>의 작가인 조영주 작가를 알게 된지 꽤 오래 되었다. 처음에 알았을 때는 책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 늘 집필하고 있다는 소식과 엎었다는 소식이 연일 나왔다. 쓰기 싫어서 딴 짓 한다는 이야기도 블로그 등에 많이 나왔다. 그러더니 갑자기 책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재작년부터 책이 많이 나오더니 작년에는 거의 한 달에 1권이 나왔다. 본인이 쓴 장편 소설은 물론이고 엔솔로지로 참여한 단편소설도 있었다. 단편소설까지는 이해하는데 장편까지 나오다니.

'작가는 뭔가 다르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한 달에 한 권씩 나오다니 말이다. 주로 추리소설을 쓰더니 엔솔로지부터 다양하게 쓰더니 이번에는 역사 로맨스소설이다. 추리소설을 주로 쓴 작가라서 로맨스 소설이라니 괜히 어색하게 느껴졌다. 로맨스 소설을 쓸 것이라고는 별로 생각지 못했기에 더욱 그랬다. 그것도 역사소설이라니. 현대 소설과 달리 역사소설은 읽을 때 늘 궁금하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사실인지에 대해서 알 수가 없다.

작가가 자신의 상상으로 창조한 세계관이라고 하더라도 분명히 역사를 배경으로 한다는 것은 원본이 있다는 뜻이다. 특히나 이번 책처럼 명확하게 시대를 알리는 책의 배경은 더욱 그렇다. 출연한 캐릭터가 작가가 창조한 인물도 있겠지만 역사적 인물도 있다. 역사적 인물은 이미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기에 쉽게 캐릭터의 성격을 교체하기도 힘들다. 이를 잘 살리면서 팩션으로 써야 한다. 분명히 가공의 창작이라는 걸 알지만 사람들은 감정이입을 한다.

소설에 나온 내용이 현실과 맞지 않으면 뭐라고 한다. 그건 틀렸다고 말한다. 아무리 창작의 영역이라고 해도 분명히 일어난 일마저도 왜곡하면 안 된다는 입장디ㅏ. 더구나 시대상에 대해 잘 모르니 연구를 하고 자료를 찾아야 한다. 고증이 제대로 되지 못하면 욕을 먹는다.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소설의 내용도 재미있어야 한다. 여러 가지를 전부 충족시켜야 하니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역사를 구체적으로 모르니 읽으면서 더욱 궁금한 점이 많이 생긴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읽었을 때는 '뭐지?'하면서 넘겼다. 내리는 비를 이야기하나. 읽으면서 중반까지도 제목에 나온 단어가 사람의 이름이라는 것도 별로 눈여겨 보지 않았다. 분명히 이비와 박비라고 서로 이름을 불러 알 수 있었는데도 말이다. 아름을 전부 다 부를 때 전혀 눈치 못 채다가 각자 서로 성을 제외하고 이름으로만 부를 때 알았다. 제목의 '비와 비'는 두 주인공의 이름이라는 사실을. 2명의 남녀주인공이 나오지만 주로 여자 주인공인 이비 입장에서 많이 써져있다.

성종시대가 배경이고 김시습도 나온다. 이름은 누구나 들은 '몽유도원도'와 '금오신화'도 등장한다. 이 정도면 소설에 나온 내용이 진짜인지 여부에 대해 저절로 궁금해진다. 다 읽고나니 주역 인물인 남녀 주인공은 가공의 인물이라는 생각은 든다. 조선을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이 나오면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서로 이어지고 싶어도 이어질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신분에 따라 극복할 수 없는 차이가 생긴다. 여기에 주인공이 왕이나 왕자면 더욱 그런 측면이 강해진다.

자신이 사랑하고 싶다고 사랑을 마음대로 할 수도 없다. 사랑을 한다고 내 애인으로 만들 수도 없다. 이런 설정은 로맨스 소설에서는 가장 확실하고도 분명한 한계로 다가오며 더 애절하게 만든다. 서로 신분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없다. 왕의 신분으로 할 수 없다. 하고 싶어도 불가능하다. 왕을 버리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 역사소설에서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 중 한 명이 왕자이거나 공주다. 상대방을 아주 우연히 만나 서로가 정을 나누지만 이어질 수 없다는 걸 깨닫는다.

이 책에서는 그걸 살짝 뒤튼다. 이비와 박비는 서로 원래 알고 있었지만 자라면서 서로 함께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된다. 각자 서로 출생의 비밀을 간직했다. 둘 다 그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자랐다. 주변 어른이 이 사실을 숨기고 둘은 키웠다. 성인이 되어 더이상 숨길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둘을 어떤 식으로 숨겨야 하는지, 살려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된다. 여기에 뜻하지 않은 사건이 터지면서 원래 계획했던 것들이 전혀 이뤄지지 않으면서 꼬인다.

더구나 뜻하지 않게 삼각관계가 형성된다. 서로가 서로를 모르면서 삼각관계가 된다. 책을 읽고 있는 독자도 삼각관계인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읽다보니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이 작가가 독자로 하여금 혼돈되게 만들면서 추리하도록 한다. 작가가 독자와 그런 재미를 서로 한 것이 아닐까한다. 이비와 박비가 어떤 식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갈지가 소설의 핵심포인트다. 역사적 인물이 등장하면서 좀 더 집중을 하게 된다는 점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시를 쓴 글씨 폰트가 읽기 힘들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로맨스 역사 소설을 좋아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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