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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언어들 - 단어의 의미

 

언어는 참 중요한 기능을 한다.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가 없다면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 단어나 어휘력은 그런 면에서 참으로 중요하다. 좀 더 잘 전달하고 싶지만 참 어렵다. 인간은 자신이 갖고 있는 언어로 표현 할 수 있기에 상대방을 이해하기도 하고 오해하기도 한다. 언어는 그만큼 여러 의미마저 갖고 있다. 똑같은 단어라도 어떤 맥락에서 쓰느냐에 따라 희망이 되기도 하고, 절망이 되기도 한다. 언어는 그만큼 우리에게 중요하다.

언어를 직업으로 쓰는 사람들이 있다. 누구나 언어를 해야 살아갈 수 있으니 직업이라는 표현이 어색할 수 있다. 남들보다 좀 더 언어를 많이 쓰는 직업이 있다. 또는 언어를 갖고 직업이라는 표현처럼 돈을 버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언어의 맛과 묘미는 다른 사람보다 훨씬 중요하다. 이들에게 언어를 잘 활용하는 것은 생존이 달렸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직업 중에 작사가도 있다. 작사가라는 직업은 아마도 현대 들어와서 시인을 대신하는 사람들이 아닐까한다.

가사는 단순히 음률을 보조하는 역할이 아니다. 우리가 가요를 듣고 감동을 받는 것은 대부분 가사 덕분이다. 가사가 가슴에 꼭 와닿아 마음이 움직인다. 작가사 중에 유명한 사람들이 있는데 지금 제일 유명하면서 일반인에게 탑인 작사가는 이 책 <보통의 언어들>의 저자인 '김이나'다. 히트 곡의 작가사로도 유명하지만 여러 예능에도 출연하니 친숙하기도 하다. 더구나 원래 직장인이었는데 작사가가 되었다고 하니 더욱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알고보니 일반 직장은 아니고 엔터 관련 회사였다는 걸 알고는 다소 배신처럼 난 느껴지기도 했지만. 작가로 좋은 가사를 많이 남겼지만 이렇게 책으로도 우리를 찾아왔다. 워낙 유명인이라 책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다. 가벼운 에세이라 생각을 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여러 생각할 거리를 던져줘서 괜찮게 읽었다. 여러 단어나 어휘를 갖고 그 의미를 되새기며 자신의 에피소드와 함께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이다. 다시 한 번 단어가 갖는 뜻을 생각하게 되었다.

책에서 사과하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사과란 내 입장이 아닌 상대방 입장에서 봐야 한다고 본다. 내 입장에서 사과를 하는 것 자체가 할 일을 다 했다는 것으로 여기면 곤란하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내 사과를 듣고 진정성을 느꼈느냐가 중요하다. 책에서는 이런 표현을 한다.

'사과를 하는 쪽에서는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순간 주도권을 갖는 착각을 한다. 물론 사과하는 일은 어렵다. 그렇기 때문인지 사과한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에 심취해서 포커스를 상대가 내 사과를 어떻게 받는지에 맞추기 지삭한다. 미안하다고 했잖아.라는 말. 이 문장만 봐도 이유도 생각나지 않는 짜증이 밀려오지 않는가? 그만큼 사과를 하고 받을 말한 일에서는 중요한 건 사건 그 자체보다는 이후의 과정인 것 같다.'

이렇게 사과를 한다는 것은 내가 할 일을 다 했다는 것이 아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이라는 뜻이다. 사과를 받는 입장에서는 상대방이 미안하다는 한 마디에 뭐라고 하기가 애매해진다. 그렇기에 진정성이 중요하다. 상대바의 사과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으면 오히려 화가 난다. 여기서 화를 내면 상대방은 사과를 했는데 왜 그러냐는 태도를 보인다. 이렇게 되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사과를 받는 입장에서는 진짜 사과를 받지 못했는데도 웃긴 사람이 되어 버린다.

사과를 한 쪽에서는 사과를 했으니 내 할 일은 다 했다면서 오히려 마음 편하게 있다면. 이건 뭔가 이상하다. 그런 면에서 늘 역지사지라는 관점으로 문제를 들여다보고 해결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한다. 여기에 '유난스럽다'라는 표현도 나온다. 보통과 달리 특별한 데가 있다는 뜻을 갖고 있는 것이 유난스럽다라고 한다. 아주 좋은 뜻인데도 우리는 대부분 맥락상 부정적으로 쓴다. 나는 이 어휘가 이렇게 좋은 뜻인지를 그다지 생각하지 못했다. 실수라고 생각한다.

워낙 내가 '유난스럽다'라는 말을 하지 않다보니 별 신경은 안 쓴 듯도 하다. 다시 단어 의미를 생각하니 앞으로 좀 더 유난스러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너무 유난스러운 것이 문제일 뿐 그렇지 않다면 유난스러운 건 좋다. 이렇게 책에서는 언어가 갖고 있는 여러 의미를 다시 알려주고 생각하게 만들어 준다. 부담없이 가볍게 쓴 글이지만 읽다보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건 작가가 깊은 생각을 한 후에 쉽게 쓰려 한 노력이라 보인다. 역시 글로 먹고 사는 사람은 다른가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흐름은 없으니 아무 곳이나 읽어도 된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작사가의 가사가 아닌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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