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의 품격 - 어려워


길거리에서 '사장님'하고 외치면 거의 반 정도가 돌아본다는 농담이 있다. 그만큼 사장 소리를 듣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실제로 사장님이라는 호칭을 쓰는 곳이 많다. 상대방이 누군지 모르지만 일단 사장님이라고 말하면 싫어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으니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다. 마케팅으로 호칭을 이용한다고 할 수 있다. 사장님이라 불리는 걸 싫어할 사람은 없다. 더구나 한국은 허례의식이 어느 정도는 다들 있어 그런 말 듣는 걸 무척이나 좋아한다.
이마저도 이제는 변경되었다. 사장이라고 불리는 것보다 '대표님'으로 불려야 좋아한다. 사장은 어디인지 변별성도 없고 동네 자영업도 사장이라 불리니 나는 그들과 다르다는 걸 알리기 위해 그런 듯하다. 여기서 한 발 더나가면 'CEO'로 불리길 원한다. 호칭은 어떻게 되었건 간에 기업이든 자영업이든 자신이 책임자로 남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사실이다. 사장이라고 하면 대접받고 어디가서 큰 소리도 내고 무조건 좋을 것 같지만 권리보다는 책임이 더 큰 자리다.
내가 선택한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을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오롯이 나 혼자다. 꼭 좋은 것만은 분명히 아니다. 사장은 편하게 돈 벌고 쉽게 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눈에 보이는 것과 다른 것이 훨씬 많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표현이 정확하다. 모든 사장은 멀리서 볼 때면 너무 부러워 보인다. 정작 가까이 다가가서 본다면 오늘도 망하지 않으려 안깐힘을 쓰며 버티고 있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 수 있다.
성공한 사장만 늘 보게 된다. 내가 사장이라고 이야기하고 앞에 나온 사람은 10분의 1도 안 된다. 그것도 많다. 100분의 1도 안 된다. 대부분 사장은 오늘도 힘겹게 고군분투하는 중이다. 사장이라는 자리는 결코 쉽지 않다. 더구나 각자 분야에 따라 다른 것도 있겠지만 1인 기업의 사장이라면 그나마 좀 다를 수 있어도 직원과 함께하는 것도 힘들다. 혼자할 때와 직원과 함께 할 때는 완전히 다르다. 자신이 1명과 할 때와 10명과 할때도 또 다르다.
여기에 5명 미만으로 직원을 둘 때와 그 이상 직원을 둘 때도 다르다. 사장이 자신의 사업만 잘 하면 그만같지만 그보다 관리라는 표현이 더 어렵고 힘들다. 관리가 더 힘들다. 내 생각과 같이 직원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직원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을 배운 적도 없으니 더더욱 힘들다. 무엇보다 사장의 가장 큰 역할은 세일즈다. 거들먹거리면서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조금이라도 아쉬운 내가 상대방에게 무엇인가를 부탁해야 할 때가 훨씬 더 많은 것이 사장이다.
이런 사장에 대해 누가 쉽다고 하겠는가. 잘 나가는 사장은 시스템을 만들고 본인이 없어도 돌아가게 만들었다. 그마저도 오래 유지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 책인 <사장의 품격>에도 나오는데 며칠을 떠나있어도 문제 없다면 사업을 하는 것이고 하루만 떠나도 문제가 생긴다면 자영업을 하는 것이라 한다. 그 마저도 오랜 시간은 아니다. 어떤 사업이든 사장이 부재하면 당장 티가 나지 않을 뿐 누적되면 문제가 여기저기서 터진다. 아무리 시스템을 구축하더라도 말이다.
시스쳄을 구축하고 각 임직원에게 권한을 부여해서 결정할 수 있게 만들어도 그들은 사장이 아니다. 최종 결정은 누가 뭐래도 사장이 한다. 사장만이 할 수 있는 결정은 최종적으로 어느 누구도 대체할 수 없다. 이를 위해서 사장은 수많은 시간을 보내고 노력하고 고민하고 훈련받게 된다. 기업이 성장하는 만큼 사장도 내공이 쌓이며 성장하게 마련이다. 잘 되는 것은 오래 걸리지만 망하는 것은 한 순간이다. 10년을 가는 회사가 없다고 할 정도니 늘 긴장할 수밖에 없다.
책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사장에 대해 깊이있게 한 가지 주제를 갖고 이야기를 하는 책은 아니다. 간단한 소재로 토막으로 알려준다. 다양한 에피소드로 사장이 해야 할 일과 겪는 경험 등을 알려준다. 저자는 직접 기업을 운영하고 상장까지 시켰다. 그 이후 나락으로 떨어진 후에 보험 영업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한다. 그 후에 현재는 사장들에게 컨설팅을 한다. 책은 중 후반에 저자 자신의 사례를 들려주는 이야기가 사실 제일 재미있게 읽긴했다.
그런 면에서 어떤 내용은 이게 사장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도 생각되었다. 일반 지식과 상식으로 도움이 되겠지만 사장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로는 다소 핀트가 안 맞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마도 이게 저자의 두번째 책이라 첫번째 책에서 저자 사례가 많이 나오지 않았을까 예측되는데 저자 사례가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다. 회사 상장을 했을 정도면 정말로 크게 성공한 사장이었는데 다시 바닥까지 갔었으니 그 이야기만으로도 대부분 사장에게 큰 도움이 될테다.
나는 사장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특히나 사람을 관리해야 하는 사장은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사장 자신도 자신의 능력을 모르고 너무 확장해서 망하는 케이스도 많다. 그럼에도 이런 책을 읽으며 가늠한다. 사장의 어려움에 대해서, 사장의 자부심에 대해서. 이왕이면 사원보다는 사장이 좋은 것은 사실이다. 그걸 감당할 책임과 의무를 함께 갖고 있느냐다. 책에는 다양한 사장의 역할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어떤 사장이 될 것인지는 어느 누구도 아닌 내 선택이겠지만.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딱히 이거다 하는 건 모르겠음.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사장에 대해 생각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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