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과 투자 - 구분하기


몇 년 전에 이 책 <소음과 투자>의 저자인 리처드 번스타인이 엄청 유명해진 사건이 있었다. 그것은 미네르바라는 사람이 예측한 경제전망때문이다. 대단한 경제학자나 전문가가 아닌 학력도 다소 떨어지는 인물이라 믿을 수 없다는 음모론까지 나왔다. 돌이켜보면 이제는 충분히 일반인도 노력만 하면 전문가의 위치에 올라설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준 사건이 아니었다 싶다. 그 당시 미네르바가 추천한 책이 바로 리처드 번스타인의 <리스크>다. 덕분에 엄청 유명해졌다.

정작 그 책은 유명세를 탄만큼 많은 사람들이 읽었는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은 갖는다. 꽤 좋은 책을 많이 펴냈지만 대부분 책은 그리 말랑말랑하지 않아 대중의 선택을 많이 받지는 않았다. 몇 권의 책을 읽었는데 리처드 번스타인의 작품은 그래도 평균 이상은 하는 책이다. 라고 쓰고보니 번스타인이라는 성만 같은 다른 저자다. 이렇게 지식의 낮음으로 인해 늘 기초와 기본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 사실 바로 이것이 소음의 대표적인 유형이다. 정확히 알지 못하면서 알고 있는 것처럼 떠든다.

여기서 이 떠드는 사람이 누군가는 중요하다. 그저 시중에 듣보잡인 사람이 언급하면 누구도 관심갖지 않는다.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사람이 떠들면 다들 관심을 갖는다. 더 재미있는 점은 그는 해당 분야에 대해 거의 아는 지식과 정보가 없다. 이런 상황에도 그가 하는 이야기는 중요하게 다뤄지고 사람들은 영향을 받는다. 이런 것들이 합쳐지고 쌓이며 거대한 소음이 된다. 소음을 우리가 쉽게 대처하거나 피하지 못하는 이유다. 소음인지 정보인지 구분할 능력이 부족하다. 

구분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데 이 마저도 소홀히 한다. 그  사람이 이야기했으니 맞겠지라는 전혀 합리적이지 못한 판단을 내린다. 더 커다란 문제는 소음인지 여부는 시간이 지나야만 판면된다. 소음이 한참 유행처럼 휩쓸고 가는 시기에는 소음으로 판단내리기 힘들다. 소음이라고 나름 정확한 판단을 내렸어도 외로운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대다수가 소음을 정보로 믿고 의사소통을 하며 행동하려 한다. 이럴 때 나혼자 반대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부동산과 관련되어 나온 82대책은 개인적으로 소음으로 본다. 정부에서 발표한 걸 소음으로 본다는 사실은 다소 미친 판단같지만 난 그렇게 생각한다. 분명히 정보와 소음은 이처럼 아주 미묘하다. 어떤 판단으로 행동하느냐에 따라서도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다. 책에 나온 재미있는 예시가 있다. 내일 일기는 틀릴 확률이 상당히 크다. 매번 사람들이 일기예보가 맞지 않다고 조롱한다. 대신에 향후 4개월 후에 일기는 예측 가능하다. 그것도 아주 정확히.
이 글을 쓴 8월을 기준으로 4개월 후에는 틀림없이 1월은 춥다. 겨울이라 온도는 0도에서 왔다 갔다 할 것이다. 이처럼 확실한 정보란 지금 당장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내일에 대한 예측도 어김없이 틀리게 마련이다. 당신의 미래를 난 알 수 있다. 1년 후에 분명히 당신은 1살 더 먹었을 것이다. 내일에 대한 예측은 거의 틀림없이 할 수 있다. 분명히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내일 최소한 당신은 식사를 한 끼는 할 것이다. 이런 것이 정확한 정보다. 

그렇기에 분명히 우리는 얼마든지 예측할 수 있다. 자꾸 소음에 흔들리는 것은 내일 한 끼를 못 먹을 수있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에 대한 두려움때문이다. 무엇보다 소음은 거절할 수 없는 유혹을 우리에게 던진다. 너무 달콤하다. 또는 너무 공포스럽다. 굴복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처럼 느껴진다. 아무리 경험이 많은 사람도 유혹에 자유로울 수 없다. 귀를 막고 세이렌의 소리를 듣지 않은 덕분에 바다를 건넌 오디세우스처럼 행동해야한다. 

그렇기에 자신만의 투자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의외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원칙이 없다. 원칙 따위는 개나 줘버려처럼 행동한다. 원칙은 평소에 잘 티가 나지 않지만 위기의 순간이나 소음을 만났을 때 빛이 난다. 소음에  흔들릴 때 어떤 판단과 실행을 하느냐에 있어 평소에 자신이 세운 투자원칙에 입각한 행동을 하면 된다. 원칙에 어긋난 행동을 할 때 마음이 불편하다. 그렇다면 현재 잘 못 가고 있는 것이다. 욕심과 공포에 눈에 멀어진 거다.

내 경우 소음이 한 참일 때 투자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소음과 투자>에서는 그보다는 소음이 사라졌을 때가 최고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소음이 한참일 때는 상승중이라거 하락중이다. 사람들의 시선에서 멀어졌을 때 멈추게 마련이고 그때가 진정한 투자 타이밍이라고 말한다. 생각해보니 내가 말한 소음이 한참은 과도한 하락을 의미했다. 바닥을 알 수없으니 들어간다는 것인데 책에서 나온 것처럼 좀 더 기다리고 들어가는 것이 맞는 듯 하다.

책에서는 일반 번역책과 달리 역자 칼럼이 있다. 번역자가 이 책에 나온 내용을 근거로 한국  상황에 접목해 알려준다. 투자 책을 읽을 때 아쉬운 점은 번역자가 투자를 몰라 이상하게 번역한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 번역자가 역자칼럼까지 할 정도면 번역에 대해 안심하고 읽을만하다. 이런 책이 좀 더 많이 읽히면 좋겠다. 사람들이 소음에 좌우되고 부화뇌동하는 덕분에 이득을 보는 사람들도 많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소음과 신호와 정보를 제대로 판별하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책 내용 중 일부로 마친다.

"자산의 자체적 위험 때문이 아니라, 자산의 위험에 대해 투자자가 확신하지 못해서 투자 기간이 바뀐다는 말이다.
자산의 위험성을 확실히 아는 투자자는 손실이나 변동성에 놀라지 않는다. 자산이 안전한다고 확실히 아는 투자자는 소음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나 장기 투자 자산이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안전성을 확신하지 못하는 투자자는 소음에 판단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확신이 없는 투자자는 소음에 굴복하기  쉽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2001년에 저술한 책이 2016년에 출판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소음 구분하는 법만 알아도.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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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전문가들은 금융위기를 몰랐나? - 신호와 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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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에 속지 마라 - 투자를 한다면 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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