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출신입니다만 - 저도요


과거에는 문과라고 할 수 있는 문인이 대접받았다. 시대가 발전하며 사회에서 어느 정도 큰 위치에 가는 사람은 문과계열이 많았다. 그럴 때도 여전히 이과 계열은 최소한 자신의 분야에서 잘 먹고 살았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기술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술 하나만 갖고 있어도 먹고 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우리가 다소 하찮게 보는 직업이 오히려 더 알짜배기인 경우가 많다. 정년도 없고 기술로 계속 일을 하며 사는 사람들도 주변에 꽤 있다.

회사 사무실로 출퇴근하지 않아 힘들 수 있어도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그쪽이 더 빛을 발한다. 어디에 소속된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 기술을 갖고 있기에 언제든지 그에 따른 수요는 존재하고 사람들이 다소 기피하니 공급은 적거나 늘 일정 균형이다. 최근에도 여전히 문과쪽을 선호할지 몰라도 현실에서는 점점 이과계열이 각광받고 있다. 어줍잖은 문과를 가서 취직도 못하고 나이를 먹은 후에 할 것이 없는 것보다 그게 더 좋다.

이과 계열을 가면 취직도 다소 쉽다. 어느 분야든 최근에 취직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굳이 대학을 가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잘 사는 사람이 아주 많다. 다들 그런 분야를 신경쓰지 않고 소홀히 해서 그렇지. 부모들도 다소 자신의 자녀가 그런 일을 한다는 걸 좋아하지 않는 면도 있고. 다소 엉뚱한 방향으로 흘렀는데 이 책은 문과 출신이 갈수록 이과 출신이 각광을 받고 나와는 무엇이 다른지 알아보자는 취지에서 썼다고 할 수 있다.

거기까지는 좋은데 따로 어떤 차이점이나 장단점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이과계열에서 나른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실고 있다. <문과 출신입니다만>은 문과 출신인 저자가 다양한 이과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적었는데 확실히 다르긴 다르다. 똑같은 걸 보고도 이과출신은 보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바라본다. 게다가 영화를 보더라도 전혀 엉뚱한 면에서 통계적으로 추측한다든지 하는 면이 있었다.
책 자체는 그저 그랬는데 몇 몇 인터뷰의 내용은 좋았다. 권력 있는 사람은 학생 시절부터 입시 경쟁을 뚫은 사람이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경쟁하면 승리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게 아니다. 오히려 성공한 사람들은 경쟁에 흥미가 없다. 부전승을 원한다. 경쟁없이 승리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내가 이길 수 있는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실질적으로 현대 사회에 많은 사람들이 경쟁에서 승리를 위해 노력한다. 정작 그 중에 성공한 사람은 드물다. 경쟁을 피할 방법이 오히려 승리하는 방법일 수 있다.

난 우유부단하다. 엄청난 결단력이 있기보다는 다소 우유부단한 편이다. 이것도 나이를 먹으며 아니다라고 생각할 때 아니다라고 가금 할 때가 있기는 하지만. 재미있게도 책에선 우유부단은 현명함의 상징이라고 한다. 이를테면 확고한 답을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당장 움직이는 것은 멍청하다는 것이다. 바로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이 대단하다고 여기는 사회 문화가 있다. 이것이 바로 입시 경쟁으로 생긴 폐단이라는 거다. 같은 일을 해도 얼마나 순발력있게 하느냐로 보는.

무엇을 빨리 시작하기보다는 마지막까지 생각한다. 새로운 방법을 찾고 남은 시간동안 고민하고 연구한 후에 드디어 일을 한다. 글을 쓰고 보니 내 모토인 '천천히꾸준히'와 맞닿아있다. 우유부단이 이렇게 연결이 되고 현명한 것인지 미처 몰랐다. 이처럼 책에는 다양한 인물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인터뷰를 좋아하는 이유다. 예전에는 다양한 곳을 통해 인터뷰를 많이 읽었는데 생각해보니 최근에는 다소 소홀히 한 측면이 있다.

책에 나온 인물은 이름은 몰랐지만 내가 알고 있던 인물도 있었다. 책을 이미 읽은 사람도 있었고 만든 게임을 내가 하기도 했다. 일본 네이버 라인 임원도 나오니 나름 친숙하게 읽을 수 있다. 다만 이 책 제목이 꼭 문과분야 사람이 바라보는 이과사람의 생각이라는 뉘앙스는 다소 맞지 않았다. 그저 문과와 이과라는 이분법적인 구분이 아닌 다양한 사람의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점으로  읽으면 된다. 그 정도로 가볍게 읽으면 되는 책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좀 더 인원을 줄이고 분량을 늘렸다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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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브 앤 테이크 - 주는 것이 남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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