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의 투자의 정석

세계 최초의 증권거래소 - VOC


투자는 과거부터 사람들끼리 있었다. 우리가 지금 투자라고 하면 여러 의미로 쓰지만 그 중에서도 무엇인가를 거래하며 차익이나 손실 보는 투자로 한정하면 그 역사는 오래 되지 않았다. 지금처럼 주식 거래하며 투자한 역사는 서양에서 찾아야 한다. 이에 대한 기록으로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VOC) 주식 거래를 보여준 책이 <세계 최초의 증권거래소>다. 아울러 이 책에서 가장 빈번하게 언급되고 알려주는 <혼란 속의 혼란>은 요세프 펜소 데 라 베가가 쓴 책이다. 세계 최초로 주식투자에 대해 설명한 책으로 1688년에 출판되었다고 한다.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는 정부에서 정관을 만들었다. 분명히 주식으로 거래되고 주주가 있는 회사였지만 목적 자체가 네덜란드가 자신들의 국가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회사이기도 했다. VOC는 설립 후 10년 째에 중간 정산을 하기로 했고 21년간 유효한 회사였다. 지금도 회사가 21년 동안 운영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아는데 당시는 지금보다 평균연령도 적은 시대였다. 21년은 어쩌면 영원과도 같은 시간이었는지 모를 정도로 길었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길게 바라보지 않았던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VOC)는 그 이후 무려 200년 동안이나 망하지 않았다. 당시는 지금과 달리 투자자들로부터 회사의 지분으로 주식 몇 주를 구입하는 것이 아니었다. 자본금 몇 길더라는 형식으로 받았다. 암스테르담 사무소에서 이에 대한 모든 주주명부를 기입했고 많은 사람들이 거래를 했다. 당시 거래에 동참했던 사람들이 남겨놓은 기록에 근거해서 책은 당시 사람들의 투자거래를 알려준다.

당시 사람들은 회사 지분을 구입하지 않았다. 지금은 회사의 지분을 서로 거래하며 수익과 손실이 났다면 당시는 지분에 투자할 권리를 서로 사고 팔았다. 현대 회사는 운영을 하며 수익을 내며 상장을 했지만 동인도 회사는 설립되고 주주명부까지 만들어졌지만 단 한 척의 배도 바다에 없었다. 최초 목적이었던 향신료를 실고 온 배가 단 한 척도 없는 상태에서 거래가 되었다. 언제 배가 향신료를 실고 올 지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거래되기 시작했다.

주주 명부에 이름을 기록했기에 지금과 달리 주식을 소유했다는 증거는 오로지 명부에 기록되었느냐였다. 주식 증서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그저 돈을 다 냈다는 확인을 위한 영수증이었다. 서로가 철저하게 신용으로 거래했다. 얼마의 길더를 팔겠다고 이야기하면 되었다. 당장 길더를 줄 필요 없고 시간이 지난 후에 줘도 되었다. 시간이 지나 길더 가격이 오르거나 떨어지냐에 따라 문제가 발생했지만 주주명부에 기입할 필요없이 서로 거랬다.
지금처럼 당시에도 정보는 핵심이었다. 어느 정도 사전 정보가 노출되고 유추할 수 있는 현대와 달리 과거는 철저하게 비밀이었다. 향신료를 실고 오는 배가 확인될때까지는 누구도 정학한 정보를 알 수 없었다. 향신료를 실고 오면 수익이 난다. 다른 보물을 갖고 와도 수익이 난다. 갖고 온 향신료를 배당했다. 길더로 배당한 것이 아니지만 향신료를 다시 내다 팔 수 있었다. 특히 암스테르담에서 모든 정보가 돌고 돌아 타 지역 투자자들은 친인척을 동원해 암스테르담에서 돌고 도는 이야기를 전달받았다. 그 이상 알 수 없으니 그런 정보가 가장 최대한 얻을 수 있는 전부였다.

향신료로 지급된 배당은 주주들을 만족시켰다. 향신료가 지급된다는 것은 사업이 잘 되고 있다는 뜻이라 동인도 회사가 잘 돌아가고 있다는 신뢰를 안겨줬다. 회사가 이런 식으로 신뢰를 사람들에게 안겨주자 동인도 회사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서서히 이제 조작과 사기가 펼쳐진다. 동인도 회사는 철저하게 서로 자신이 주주라는 걸 확인할 방법은 주주명부뿐이다. 어느 정도 권력과 자본이 있는 사람이 갖고 있다고 이야기하면 믿을 수밖에 없다.

동인도 회사에 앙심을 갖고 있는 사람은 사람을 동원해서 있지도 않은 주식을 판다. 아니며 보유한 물량에 비해 훨씬 많은 주식을 판다. 이렇게 서서히 투기판이 된다. 점점 투기가 아닌 도박으로 변하기도 했다. 복권 구매는 투기가 아닌 도박이다. 1630년대 복권이 유행했는데 금지하자 그 돈이 튤립으로 몰려 투기가 이뤄졌다. 여러 책에 나온 것과 달리 튤립이 왜 그렇게 올랐고 폭락했는지 모른다. 그래도 이 책 저자가 네덜란드 사람이고 역사를 뒤져가며 찾았을테니 맞을 듯 하다.

튤립 가격이 폭락한 이유는 정확하지 않지만 계약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한 마디로 튤립을 구입한 사람들이 투기를 했다는 증거다. 처음부터 튤립 구근을 구입한 후에 가격이 어느 정도 오르면 무조건 팔겠다는 생각을 했다. 생각과 달리 가격이 더이상 오르지 않아서 투기자들은 튤립 거래에 흥미를 잃었다. 그러자 어떻게 하면 이미 거래한 계약을 취소하고 돈을 지급하지 않을까 방법을 찾으며 튤립 가격은 더욱 떨어졌다.

유대인 트레이더들이 동인도 회사에 투자하며 본격적으로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그동안 조작과 사기 사건을 겪으며 동인도 회사 투자는 법률적으로 탄탄해지며 사람들에게 투자할 수 있는 대상으로 인식되었다. 이제 배당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배당 직전에 온갖 소문이 돌며 주가는 요동쳤다. 작년 대비 배당을 얼마나 주느냐는 회사의 이익을 유추하는 가장 좋은 증거로 활용되었다. 지금과 그런 면에서 다를 바가 없다.

<세계 최초의 증권거래소>를 읽어보면 역사는 끊임없이 반복된다는 걸 다시 확인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최초의 주식투자지만 현대에 벌어지는 것과 다를 바가 전혀 없다. 인간의 탐욕, 사기, 조작, 정보. 이 모든 것은 지금도 투자한다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쫓고 찾는 신기루다.  책에 소개된 최초의 주식 투자 책이라 할 수 있는 <혼란 속의 혼란>에 나온 내용으로 마무리 한다.

누구든 이 게임에서 이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인내심과 돈이 필요하지.
지분의 가치라는 건 일정하게 유지될 때가 거의 없고, 
루머라는 건 진실에 기반하고 있을 때가 거의 없지.
번개가 시끄럽게 칠 때 사슴은 도망가지만 사자는 포효로 응수한다네.
불운이 닥치더라도 겁먹지 말고 타격을 견뎌낼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하네.
희망을 버리지 않는 사람은 승리하고, 시작할 때 마음속에 그렸던 만큼의 돈을 지킬 수 있을 것이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인간은 늘 비슷하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역사는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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