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의 투자의 정석

다시, 책은 도끼다 - 독서


박웅현의 전작인 <책은 도끼다>와 <여덟단어>는 전부 100쇄나 찍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박웅현도 엄청나게 유명인사다. 이러니 내가 뭐라고 해도 별 영향은 없을 듯 하다. 다른 시선으로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우선 신기하게도 박웅현은 단 한 번도 책을 써 본적이 없다. 내가 느끼는 한도내에는 그렇다. 지금까지 펴 낸 책뿐만 아니라 이번 책도 전부 강독회를 책으로 엮었다. 여러 명이 함께 쓴 책을 제외하면.

글을 직접 써서 책으로 펴 내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어떤 정보를 주기 위한 책이라 반드시 직접 글을 쓸 필요는 없다. 충분히 훌륭하고 좋은 내용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어떤 매체를 선택하느냐는 각자의 판단이다. 전부 말로 한 내용을 책으로 펴 냈는데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런 면에서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다고 느낀다. 편집과정에서 얼마나 다듬었는지 몰라도 이런 부분은 실로 놀랍다.

유명 베스트셀러 저자나 기업가들이 펴 낸 책도 구술한 내용을 따로 스크립터가 붙어 책으로 펴내기도 하는 마당에 당당하게 강독회나 인터뷰 내용이라 밝히고 펴 냈으니 부럽다. 지금까지 박웅현의 책은 다 읽게 되었는데 좋았다. <책은 도끼다>는 좋았다. <여덟단어>는 괜찮았다. <다시, 책은 도끼다>는 읽었다. 주로 문학 분야 책을 소개하는 책이다. 다양한 책을 다양한 관점이 아닌 순수한 박웅현 관점에서 소개한다.

그동안 어렴풋이 읽으면서 느꼈던 점을 이번 책에서 확인한 것같다. 그건 바로 박웅현 관점을 강요한다고는 점이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도 있습니다. 이게 아니라 이 책은 이렇게 읽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 우리가 깨달아야 하는 것이 무엇이라는 걸 내가 느낄 때 박웅현 관점을 강요한다는 느낌을 가졌다. 그동안 잘 읽었는데 이번 책에서 유독 그런 느낌을 받은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기본적으로 내가 느낄 때 전제를 이렇게 깔고간다. 이런 것도 모르고 이런 것도 느끼지 못하면서 살아가다니 거....참.... 이런 걸 왜 느끼지 못하고 알지 못하면서 살아가니. 그저 어느 순간 내려다보는 시선을 느꼈다고 할까. 바쁘게 살고 정신 없이  살아가는 것은 무조건 나쁜 것일까. 박웅현이 이야기하는 느낌을 우리도 꼭 느껴야 하고 알아야만 하는 것일까. 책을 읽는 이유 자체가 다양한 관점 취득하기라고 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다독에 대해 시종일관 부정적인 이야기를 한다. 세상의 주인은 나고 내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중요하다. 그렇다고 무조건 내 관점에서 사람을 바라보고 강요하는 것은 잘못이다. 각자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고 느끼는 지점이 다르며 살아온 생활방식 등 너무 다양하다. 특히나 책과 관련해서 <다시, 책은 도끼다>에서 소개한 책은 결코 쉽지 않다.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벼운 책도 읽지 않는데 이런 책을 진득하니 읽으라고 하면 가능할까.

그럼에도 놀라운 점은 이토록 철저하게 한 권의 책을 해부하고 분해해서 알려주는 집요함이다. 내 경우 읽으면서 쓰으윽하고 넘어갈 부분도 놓치지 않고 잡아내서 알려준다. 특정 문장이나 문단을 보여주면서 자신이 느끼고 감동한 걸 알려준다. 책 자체를 그렇게 읽으라고 알려주기도 한다. 책 전체 내용보다 특정 문장을 발견하기 위해 읽으라고 할 정도다. 이런 차이는 문학 책을 주로 읽는 사람과 실용서적을 주로 읽는 사람의 간격만큼 다르다.

다른 책을 소개하는 책에 비해 박웅현은 유독 시를 많이 언급하고 소개한다. 가장 힘든 글쓰기가 시라고 난 생각한다. 수없이 많은 글을 줄이고 줄여 한 줄로 만든 것이 시다. 그만큼 대단한 능력자들이 시인이라 생각한다. 그렇다고 시를 왜 읽지 않고 재미없어 하고 느끼지 못하는지 해야할까. 왜 지금 사람들은 과거와 달리 시를 읽지 않을까. 분명히 이유가 있을거다. 오히려 최근 시같지 않지만 간단하게 좌우대칭같은 시가 인기를 끌었다. 그걸 알려주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싶다.

다독이 중요한 것은 책에 인문적인 교황이 나타난 이유를 인문이라는 시대정신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사람들이 더 이상 따라오지 않아 그렇다고 책에서 박웅현은 말한다. 내가 읽은 책에는 그런 이유가 아니였다. 신본주의인 교황이 왜 인문주의를 따르려고 하나. 그보다는 인문을 공부했던 주교들이 주로 세상에 살아남았다. 서민들 옆에 있던 주교들이 전부 흑사병으로 사망해서 대안이 없었다. 싫었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이로 인해 카톨릭도 변했다. 이렇게 다독도 참 중요하다.

한편으로 내가 읽지도 않은 책을 너무 친절하고 자세하게 알려준다. 스스로 자신만의 관점으로 책을 읽고 느끼고 깨달으라고 하면서 이렇게 자세히 알려주면 그 책을 읽을 때 과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이미 내 머릿속에는 박웅현이 느꼈다는 내용과 문장을 찾고 있지 않을까. 아직 읽지도 않은 책 전체를 - 비록 고전이라 어느 정도  다 알고 있다 하더라도 - 알려주고 있어 내 경우는 별로였다. 난 모른체 읽는 스타일이다보니.

읽다보니 어느 순간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부자의 지도>를 쓴 김학렬과 글 스타일이 비슷했다. (블로그에 쓴) 그만큼 좋아하는 스타일인데 이번 책은 일부러 한 번 삐딱하게 써 봤다. 워낙 유명한 책이고 내 리뷰가 아무런 영향을 이 책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기에. 그래도 이 책이 독서 독자를 늘려주면 그것으로 아주 훌륭한 일이다. 이 책만 읽고 끝내는 경우가 많은 듯 한 불안감은 있지만.

책 중간에 한 10페이지 정도가 인쇄없이 빈페이지. ㅠ.ㅠ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이마에 도끼 맞으면 죽어요.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독서 의지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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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단어 - 자존,견,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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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도끼다 - 도끼로 이마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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