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버핏의 주주서한 - 투자철학


어느덧 벌써 3번째이다. 워런 버핏이라는 인물을 알고 제목에 워런 버핏이 있으면 무조건 찾아 읽은 적이 있다. 거의 대부분 미국저자였지만 일본저자가 쓴 책도 있었다. 그 책들을 읽으면서 현재가치와 미래가치 뿐만 아니라 PER, PBR, ROE등을 배우고 현금흐름에 대해 알았고 주가 계산하는 방법을 공부했다. 좀 시간이 지나며 한국저자가 쓴 책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다양한 책들이 우후죽순처럼 책 제목에 워런버핏을 넣고 보자는 식일 정도다.

결국 워런버핏에 대해 일생을 다루는 전기를 쓴 비공식 책과 공식 책마저 나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쉽게 느낀 것은 바로 워런버핏이 정작 쓴 글은 없다는 점이다. 이 부분에 대해 아쉬움을 풀어주는 책이 <워런버핏의 주주서한>이다. 초판을 읽고 직접 구입해서 고이 고이 갖고 있다. 그 이후에 재개정판이 나와 또 읽었다. 이번에는 미국에서 이 책의 2014년도 개정 4판을 기본으로 나와 읽는 것은 또 다시 당연하다.

워런버핏 자신은 지금까지 책을 쓴 적이 없다. 앞으로도 쓸 일은 없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워런 버핏은 신기하게도 미국에서 글 잘 쓰는 사람에게 주는 상을 받은 적이 있다. 비록 책을 쓴 적은 없어도 가끔 이곳 저곳에 기고를 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이 책인 <워런버핏의 주주서한>의 뼈때가 되는 사업보고서로 상을 받았다.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사업보고서로 글 잘 썼다고 상을 받았으니 말이다. 

매해마다 어김없이 모든 회사는 사업보고서를 발행한다. 분기보고서도 마찬가지고. 사업보고서만큼은 워런버핏이 직접 쓴다. 그것도 2달 전부터 준비해서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해마다 쓴 사업보고서를 http://www.berkshirehathaway.com/letters/letters.html 에 올리고 있다. 학구열에 불타 영어공부도 할겸 예전에 저 주소에 있는 모든 글을 출력해서 번역할 생각을 했다. 너무 방대한 양에 출력만 하고 번역은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그저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는 마음만 간직했다.

몇몇 사람들이 인터넷에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자기 입맛에 맞는 글을 쓰면 찾아 읽을 정도로 사실 워런버핏의 사업보고서는 - 정확하게는 버크셔 헤서웨이 - 투자를 하는 사람에게는 무조건 반드시 필히 읽어 보아야만 하는 글이다. 왜 아니겠는가. 전 세계에서 워런버핏만큼 투자로 성공한 사람이 있을까. 절대로 없다. 전무후무하다. 가족 단위로 성공하거나 여러 비공식적인 방법까지 동원하거나 사업으로 성공한 사람은 있어도 투자개념으로는 없다. 워런버핏도 사업가로 자본배치를 했다고 할 수 있지만.

매해마다 어김없이 사업보고서가 발표되면 경제 신문들은 이를 해석한다. 한국 신문에서도 이를 받아 적어 중요 내용만 알려준다. 안타깝게도 우리같은 투자자들은 워런버핏이나 버크셔 헤서웨이의 사업 전망과 실적등에 대한 내용보다는 워런버핏이 직접 이야기한 투자와 관련된 이야기를 유념하고 캐치해야 하는데 신문들은 그 점을 알려주진 않는다. 그런 점에서 <워런버핏의 주주서한>정도도 읽지 않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물론 책은 단순히 투자를 배우기 위한 사람에게는 다소 어렵다. 순수하게 투자 이야기를 하는 책이 아니다. 투자에 대한 기본적인 자세와 방법을 알려주는 책도 아니다. 이미 언급했듯이 책은 사업보고서 내용을 편집했다. 그런고로 뒷 부분은 다소 지루할 수도 있다. 사업보고서라 버크셔 헤서웨이를 비롯한 회사 내용이라 그런데 이 부분을 생략하고 취할 것만 취해도 이 책을 읽을 가치는 차고도 넘친다. 

알게 모르게 워런버핏의 주옥같은 명언이 많다. 투자를 배운 사람이라면 한 번씩은 써 먹는 경구가 이 책에 있다. 워런버핏 자신이 직접 한 이야기니 너무 당연할 수 있지만 그 글들만 읽어도 어지간한 책을 읽는 것보다 낫다. 

햄버거를 사 먹는다. 햄버거 가격이 떨어진다. 이러면 울어야 할까, 웃어야 할까. 당연히 웃어야 한다. 더 싸게 햄버거를 사 먹을 수 있으니. 이런 당연한 사실이 투자로 들어가면 다들 반대로 행동한다. 햄버거 가격이 떨어진다고 무서워하고 우는 반면에 햄버거 가격이 올라가면 웃으면서 사 먹는다. 반대가 맞을텐데도. 꼭 필요한 물건을 사려고 하는데 가격이 오르는 것보다 떨어지는 것이 좋다. 그래야 더 싸게 살 수 있는데 사람들은 그러면 쳐다보지도 않다가 오르면 관심을 갖는다.

소중한 물건을 취득하면 사람들은 어지간해서는 팔지 않는다. 닻내림 효과가 발동한다. 남의 것보다 내 것이 더 크다고 생각해서 마음을 움직일 정도로 엄청난 금액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꿈적도 하지 않는다. 투자도 이처럼 해야한다. 쉽게 팔 생각으로 취득하면 안 된다. 좋은 기업을 보유해서 기업이 성장하는 만큼 그 과실을 함께 공유해야 하는데 사람들은 소중하지 않은 공산품을 소비하듯이 매수하자마자 팔지 못해 안달이다.

예전에 읽었을 때 가장 인상적인 것인 차익거래였다. 10개 펀치구멍에 들어갈 회사를 선택하라고 했지만 워런버핏 자신도 단기간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참여한다. 이미 확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아주 적은 수익을 바라보고 들어간다. 단기간에 몇 프로 수익을 볼 수 있다는 관점에서 들어 갈 때 이미 청산포지션이 정한 상태에서 매수하고 청산절차에 따라 매도를 한다. 보통 1년에 이런 기회는 1~2번 정도 온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그래야 차익거래가 손해나지 않고 100% 수익으로 돌아온다. 

이런 생각의 배경에는 10년 뒤나 20년 뒤에 이익이 높아질 기업에만 투자한다. 그것도 이해하기 쉬운 기업. 이해하기 쉽다는 것은 각자 능력 범위 안에서다. 그런 기업을 찾으면 햄버거 가격이 떨어지면 기뻐하듯이 매수를 한다. 1년 정도 떨어져도 기꺼이 매수를 한다. 이런 기업 몇 개만 찾아 보유하면 투자는 성공이다. 수출형 국가인 한국에서 쉽지는 않겠지만 이런 기업을 발견하고 그 과실을 함께 나눠갖는다면 그것으로 개인 투자자는 충분하다. 이걸 실천하는 것이 죽을만큼 어려울 뿐.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대다수는 투자관점에서 읽게 될테니 2장 금융과 투자편을 읽으면 가장 충족할 것이다. 그 외에도 충분히 보탬이 되고 도움이 된다. 좋은 투자 책은 참 많다. 하지만 두고 두고 갖고 있으면서 되풀이하며 읽을 책은 상대적으로 참 적다. 세계 최고의 투자자가 직접 쓴 이런 책을 읽지도 않으면서 투자에 대해 말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 아쉽게도 이런 좋은 책이 환상만 심어주는 책들보다 적게 팔린다는 안타까움이 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이 책을 읽는 것 자체가 까칠할 수도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이런 책을 무조건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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