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 마디 - 류아이궈


중국이 문화대국이라는 표현을 한다. 밑바탕은 철저하게 과거이다. 논어, 삼국지 등의 두고 두고 아시아에서 읽히고 큰 영향을 미친 책들과 생각이 널리 전파된 시조다. 정작 최근 중국 문화중에 기억나는 것이 있느냐 물으면 극히 드물다. 내가 워낙 문외한이고 무식해서 그렇겠지만 책은 김용의 무협소설만 떠오른다. 이건 정말 재미있으니 인정한다. 그 외에는 중국의 제5세대 영화라고 불리며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적이 있지만 그때뿐이었고.

최근 100년 동안 중국은 국력도 약했고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를 택한 나라라 우리와는 대척점에 있어 여러 정보가 덜 들어온 점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해도 유명하다면 소개가 되었을 것이다. 최근에 중국 책들이 제법 많이 소개된다. TV드라마 같은 경우는 국내에 워낙 많은 조선족을 비롯한 중국인들이 많아 그런지 아예 따로 채널이 있는데 솔직히 본 적은 없다. 조금씩 중국 문화는 우리와 친근감있게 접근하고 있다.

중국 책을 읽기는 했지만 소설은 읽어 본 기억이 없다. 일본쪽은 추리류가 워낙 발달해서 우리나라에도 거의 대부분 번역되었지만 중국은 소개된 경우가 없다. 내가 문학쪽으로 늘 촉을 세워 신경쓰지 않아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이번에 처음이라고 하면 처음이랄 수 있는 중국소설을 읽게 되었다. 류전윈이 작가다. 중국 문학상도 꽤 받았고 여러 나라에 번역 출간이 될 정도라 국내에 번역출간이 되었을 것이라 본다.

이번에 <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 마디>를 읽게 되었다. 예전에 중국 이름은 한자로 호칭을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를 중국 발음으로 호칭하다보니 참 힘들다. 바로 옆에 있는 나라임에도 중국 이름이 이토록 낯설고 어렵다니 책을 읽으며 주인공 이름을 중간 넘어가서 겨우 외웠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중간을 읽을때까지 그가 주인공인지도 모르고 읽었다. 누가 누군지도 확실히 모르는 상태에서 읽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꽤 긴 시간동안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소설이다. 특정 기간이나 사건 중심으로 구성된 소설이 아니라 일대기식의 소설이라 세월이 흐르며 만나고 헤어지는 다양한 인물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퇴장하다보니 이름을 친숙할 틈도 없이 나타났다가 사라진다는 느낌이었다. 그나마 중간부터 뉴아이궈가 집중적으로 나오며 주변 인물들이 함께 등장하며 겨우 익숙해졌다.

개인적으로 이런 식으로 연대기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은 천명관의 <고래>가 최고라고 본다. 구성이나 내용 전개나 그 방대함을 볼 때 어지간한 작품보다 훨씬 좋다. <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 마디>는 중국 소설이라 우리와는 다른 국가를 살아가는 사람의 삶을 엿보고 다른 점을 볼 수 있다. 막상 읽어보니 우리와 딱히 다른 점은 없다. 각 국가와 민족에 따라 다른 문화와 관습 등이 있지만 인간이 사는 곳은 어디나 다 똑같다.

뉴아이궈는 딱히 대단한 삶을 살아간 것도 아니다. 어린 시절을 친구랑 보내고 커서 결혼하고 처가 바람이 났지만 이혼을 하지 않고 다른 지역으로 가 잠시 살면서 그곳에서 새로운 여자와 마음을 통했지만 자신의 상황과 같음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 떠난 처가 아닌 마음이 통한 여자를 찾아가며 소설은 끝이 난다. 책을 읽으며 중국이 참 땅 덩어리가 큰 나라는 맞다는 생각은 들었다. 서울 부산 거리는 무척 가깝게 묘사하는 걸 보면.

개인적으로 처음으로 중국소설을 읽어봤다는 점에 만족한다. 분명히 중국 소설도 많을텐데 지금까지 읽어 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읽으면서 우리와 별로 다른 삶을 살지 않고 있다는 점 정도가 읽은 보람이다. 우리 삶이나 그들의 삶이나 얼마나 거창하고 색다른 살을 살아가겠냐는 판단은 든다. 그런데, 할 말은 하면서 사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 아무리 한 마디 말이 더 큰 의미를 가질지 몰라도.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이름 익숙해지기 넘 힘들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중국 소설 읽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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