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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영화 특유의 감수성은 한국과도 무척 비슷합니다. 대만의 로맨스 장르는 90년대 한국의 감성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풋풋하고 순수한 사랑 이야기, 청춘들의 고민과 성장을 그려내는 방식이 매우 닮아 있습니다. 그래서 대만에서 제작된 로맨스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죠. 감성적인 배경 음악과 서정적인 연출, 그리고 첫사랑의 아련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스토리까지, 대만 영화는 한국 관객들에게도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한국에서도 히트한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가 드디어 리메이크되었습니다. 원작이 대만 영화였지만, 일본 등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입니다. 일본에서는 이미 2018년에 리메이크되어 큰 관심을 받았는데요. 한국에서는 이번에 새롭게 각색하여 극장 개봉을 하게 되었습니다.
원작이 가진 감성을 한국적인 정서로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했습니다. 과연 한국 관객들에게도 같은 감동을 줄 수 있을까요? 리메이크작이 나오면 언제나 비교가 되기 마련인데요. 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한국만의 색깔을 더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습니다. 특히, 영화의 결말이 원작과 다를지 여부는 많은 팬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솔직히 가장 궁금했던 부분은 결말이었습니다. 원작을 보면서 마지막 장면에서 다소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감정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다가도 결말에서 예상치 못한 전개로 흘러가면서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거든요.
특히, 한국 관객들은 열린 결말이나 다소 해피엔딩을 선호하는 편인데, 원작의 결말이 그대로 유지될지 아니면 한국적인 감성을 반영하여 변화될지가 기대되는 요소였습니다.
영화 예고편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바로 트와이스 멤버 다현이었습니다. 아이돌 출신 연기자가 주연을 맡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다현이 본격적으로 연기에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더욱 궁금했습니다.
그동안 연기 경험이 전혀 없었던 다현이 주연으로 캐스팅된 것은 파격적인 선택이었는데요. 오디션을 통해 최종적으로 캐스팅되었다고는 하지만, 첫 연기 도전에서 주연을 맡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겁니다. 과연 그녀가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소화해낼 수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영화를 감상하면서 느낀 점은, 평범한 상황이나 감정선을 표현하는 부분에서는 무난했지만, 감정이 고조되는 장면에서는 다소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들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분위기와 캐릭터 설정을 고려하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특히, 진영의 연기를 보면 여전히 고등학생 역할이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실제 나이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고등학생 역할을 연기하는 데 있어서 크게 어색하지 않았고, 학생다운 풋풋함을 잘 살려냈습니다.
원작은 대만 배경이었지만, 한국 리메이크판에서는 시대적 배경을 2002년으로 설정했습니다. 2002년은 한국에서 굉장히 의미 있는 해였는데요. 바로 월드컵이 열렸던 해였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2002년 월드컵 이야기로 시작되며, 주인공 진우가 나레이션을 통해 자신의 친구들을 소개하고, 마지막으로 다현이 연기한 오선아를 등장시키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원작의 흐름을 따르면서도 한국적인 정서를 반영한 점이 돋보였습니다.
극 중에서 오선아는 반에서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인기가 많은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공부도 잘하고 도도한 매력을 가진 인물이죠. 반면, 진우는 공부에는 관심이 없고 장난기 많은 학생으로 그려집니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선생님의 명령으로 시작되는데요.
공부를 잘하는 선아가 진우를 가르치게 되면서 본격적인 인연이 시작됩니다. 서로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두 사람이 어떻게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지가 영화의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였습니다.
영화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절반은 고등학생 시절의 이야기,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졸업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아무래도 학창 시절 에피소드가 더 풍성하고, 친구들과의 장난스러운 모습이 많이 나오다 보니 더욱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진우와 친구들이 함께하는 장난스러운 장면들은 유쾌하면서도 당시의 학창 시절 감성을 잘 살려냈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이 영화를 보는 재미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영화의 중심은 로맨스이지만, 선아와 진우의 로맨스가 지나치게 부각되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감정선이나 데이트 장면은 존재하지만, 다른 요소들보다 강조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스 정류장에서 비 오는 날 함께 있던 장면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장면에서 두 사람의 감정이 극대화되면서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죠. 마지막에 진우가 웹툰 작가가 되면서 이야기에 반전이 있을 것 같았지만, 원작의 흐름을 충실히 따르는 방식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대만 영화의 결말과 비교해 보면, 리메이크판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원작처럼 결혼식 장면으로 끝이 나지만, 한국판에서는 조금 더 다른 정서를 담아내려 했던 것이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적인 색채를 더욱 강조한 결말이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원작의 감성을 잘 유지하면서도 한국 관객들에게 친숙한 방식으로 풀어낸 점이 좋았습니다.

하이틴 로맨스 장르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번 리메이크 작품도 충분히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원작을 본 사람이라도 한국만의 정서를 담은 새로운 해석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고,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더욱 신선하게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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