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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침체의 교훈 - 대차대조표 불황

 

아직까지도 명확하게 대공황의 원인에 대해서 명확한 이유를 모른다. 또한 대공황이 끝난 것도 확실하지 않다. 끝난 것만 확실 할 뿐 어떤 부분에서 큰 역할을 했는지 여부는 아직까지 합의가 없다. 그나마 통화로 이유를 설명하고 처방전을 제시한 후대의 경제학자들의 설명이 힘을 얻었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 어떻게 보면 살짝 다른 논거를 제시하는 책이 <대침체의 교훈>이다. 통화를 부정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처방이 완전히 잘 못 되었다는 것도 결코 아니다.

차이는 이거다. 원인과 결과에 대해 달리 보니 처방도 삐끗했다는 것이다. 대차대조표에는 자산과 자본과 부채가 있다. 여기서 자산이 늘어나면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이 부유해졌다고 생각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부유해졌으니 좀 더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투자를 한다. 이에 따라 부채가 늘어난다. 부채가 늘어난만큼 자산이다. 자산은 부채와 자본의 합이다. 늘어난 자산에 더욱 부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늘어난 자산이 부채덕분이라는 것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한다.

누구나 부채를 늘려 자산을 키우려 한다. 이런 버블의 과정이 생겨야만 불황도 온다. 버블이라는 표현이 다소 성급한다면 호황이라고 하면 된다. 호황이 오면 다들 늘어난 자산만큼 신난다. 문제는 호황은 언제까지 지속되지는 않는다. 언젠가는 호황이 끝난다. 호황이 끝나면 불황이 찾아온다. 이럴 때 불황을 탈출하기 위해 돈을 풀어버린다. 통화 정책이라는 것이다. 일본이 1990년을 기점으로 불황에 빠졌다. 모든 경제학자들은 당시 일본이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 한다.

열심히 돈을 풀고 은행에서 대출을 해줬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불황에서 금방 탈출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의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대차대조표 침체에 빠졌기 때문에 그렇다고 주장한다. 자산에서 부채가 문제가 되었다. 자본에 비해 부채가 많았다. 자산이 늘어났으니 부채도 많다. 침체가 오면 부채를 줄여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기업은 더이상의 부채를 받으려 하지 않는다. 은행에서 민간이나 기업에게 주는 것은 공돈이 결코 아니다.

어려운 순간이 찾아왔으니 이를 돕기위해 공짜로 쓰라고 주는 돈이 결코 아니다. 어디까지나 부채를 빌려준다. 기업 입장에서는 당장의 어려움을 피하기 위해서 부채를 받아서라도 위기를 벗어나려한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더이상의 부채를 받으려 하기 보다는 부채를 갚는 것에 전력질주를 한다. 자산이 줄어들었으니 자본과 부채에서 자본보다 부채가 더욱 문제가 된다. 이 부채를 갚아야만 자산건전성으로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피부로 알고 실천하려한다.

은행에서 아무리 유동성을 시중에 뿌리려고 해도 기업이 부채를 받지 않으려 하는데 돈이 풀릴리가 없다. 이런 상황을 모르면서 은행에게 대출을 해주 않는다고 하는 것은 원인과 결과를 잘못 파악한 것이다. 은행이 대출을 해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대출을 받지 않으려고 했다. 유동성이 퍼지지 않는 이유였다. 금리를 내려도 대출을 갚을 뿐이었다. 이런 대차대조표 침체가 오면 유동성을 뿌리려 한다고 쉽게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유동성이 퍼지지 않는 이유다.

저자가 말하는 것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다만 이 책은 2000년 후반에 나왔다. 이제 막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였다. 그때에 일본은 2000년 대 중반에 경제가 다시 살아났다. 이를 근거로 저자는 일본에 대한 칭찬을 엄청나게 한다. 일본이 외국 경제학자들의 생각과 달리 단순히 돈을 뿌리는 것만이 아닌 재정정책을 통해 돈이 돌도록 했었다. 일본 정부가 잘 했기에 일본은 현재 벗어났다고 말한다. 어느덧 10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일본은 여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저자가 그렇게 주장한 이유는 일본은 자산이 줄었다고 해도 매년 GDP는 늘었다. 일본이 수출을 잘했고 그로 인해 GDP는 늘었다. 대신에 줄어든 자산이 회복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이렇게 볼 때 2000년대 중반에 어느 정도 침체에서 탈출했던 일본은 기지개를 펴고 도약을 하려 할 때 음융위기가 터지면서 다시 주저않게 되었다. 일본에서 수출은 중요하지만 지금은 내수가 더 중요해진 듯하다. 다른 경제학자들의 주장을 봐도 일본은 내수위주라고 표현을 한다.

침체가 왔을 때 기업이든 민간이든 가장 최우선 순위는 건전한 자산을 만드는 것이다. 부채를 지고 자산을 불리는 것보다는 현금을 많이 모아 부채를 갚는데 집중한다. 너무 큰 부채를 갖고 있으면 자산이 많아도 소용없게 된다. 부채가 자산을 집어먹는다. 자산의 가치는 줄어드는데 부채는 줄지 않고 그대로다. 다들 수익을 위해 전력하기 보다는 부채를 갚아 자산이 적어도 건전하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침체에서 살아남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고 탈출할 수 있는 대안이다.

책에서 저자가 주장한 것과 달리 지금 돌아보면 금융위기는 일본보다 미국이 더 잘 벗어났다. 재정보다는 금융정책을 우선했던 미국이다. 현재 코로나 펜데믹 이후에는 많은 국가에서 SOC등을 통한 것도 있지만 아예 국민에게 직접 돈을 살포하고 있다. 공짜 돈을 주면서 쓰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유동성이 엄청나게 풀려 자산가격이 상승했다. 대차대조표에서 자산이 늘었는데 부채의 역할이 크다. 언제까지 이 부채로 쌓은 자산이 갈지는 모르겠다. 선제적으로 대차대조표를 건전하게 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저자의 주장과 달리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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