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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 1929~1933 - 통화

 

대공황이 찾아올까. 이에 대한 답은 누구도 모른다. 대공황을 원하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도 없을 듯하다.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 입장에서 이야기를 할 수는 있지만 원하는 사람은 없을 듯하다. 끔찍하고 절대로 돌아가지 말아야 할 상황이 대공황이다. 한국에 IMF에 대한 기억은 직접 경험하지 못했어도 다시 돌아가기 싫어할테다. 대공황은 그 이상으로 끔찍한 경제현상을 넘어 사회문제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었고 먹고 사는 문제로 고통을 겪었다.

대공황에 대한 대처는 재정적 정책으로 알려졌었다. 당시에 유명한 케인스의 조언을 받았는지 정확히 몰라도 뉴딜 정책으로 벗어났다고 알았다. 지금으로 보면 땅파고 땅덮고 하면서 고용을 창출하고 돈이 사람들 손에 들어가게 만드는 정책이었다. 이로 인해 벗어났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전쟁을 통해 벗어났다고도 한다. 전쟁으로 인해 군수물자가 많이 필요했고 전쟁의 직접적인 당사자가 아니었던 미국은 이를 만들기 위해 모든 공장을 풀로 돌리면서 벗어났다.



당시에 최선을 다한 노력이었다. 당시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해 이런 직접적인 노력말고 경제적으로 어떻게 했는지 나중에 밝혀졌다. 무엇보다 당시에는 통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돈이라는 것이 유통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중요도는 상대적으로 게을리했다고 할까. 현상이 생겼을 때 처방이 확실하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치유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현상을 생겼지만 이에 대한 처방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나름 최선을 다했지만 잘못된 처방이었다.

이 책인 <대공황, 1929~1933>은 밀턴 프리드먼과 안나 제이콥슨 슈워츠가 <화폐경제학>을 쓴 내용 중 일부를 따로 발췌해서 펴 낸 책이다. 밀턴 프리드먼은 "인플레이션은 화폐적 현상"이라는 표현으로 유명하다. 대표적인 자유주의를 지지하는 경제학자다.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자유방임주의와 통화주의를 세상에 전파한 거두다. 치열하게 케인스학파와 프리드먼학파가 싸웠다고도 할 수 있다. 케인스 학파가 득세했다가 지금은 프리드먼이 다시 득세중이다.


무엇이 옳다는 것은 경제에서 정확히 파악하기는 힘들다. 당시의 시대 상황에 맞게 좀 더 효율적인 것을 이용할테다. 통화를 통해 모든 것을 전부 콘트롤 할 수 없겠지만 갈수록 그 중요도는 높아지고 있다. 역사는 늘 반면교사다. 현재에 벌어진 일에 대해 과거에 누군가는 이미 경험했던 것일 가능성이 크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늘 과거에 생긴 사건을 어떤 식으로 해결했는지와 실패했는지를 연구해서 조사하고 반면교사 삼는 것은 중요하다. 대공황이 그렇다.

역사를 돌아볼 때 굵직하게 중요한 사건은 수없이 많다. 경제와 관련되어 대공황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경제적으로 딱히 이렇다할 이유가 없었는데 느닷없이 경제가 망가졌다. 눈에 보이는 현상이 있어야 이를 근거로 치유할 수 있다. 대공황 당시에는 이런 걸 파악하기가 힘들었다. 그걸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니 안절부절하면서 제대로 된 대처를 못한 것이 아닐까도 싶다. 이 책을 읽어보니 금융적으로 무엇인가를 풀어보려 하기보다는 가만히 있는 걸 택한 듯도하다.


무엇인가를 적극적으로 실행해서 영웅이 되기보다는 더 망칠까봐 두려웠고 원래 하던 걸 계속 했다. 대공황이 벌어진 이유에 대해 정확한 이유는 몰라도 이 책에 근거하면 처방은 분명히 있었다. 바로 통화였다. 당시에 곳곳에서 돈이 부족했다. 가장 큰 이유는 통화를 금에 근거해서 늘렸기 때문이다. 금은 한정적이다. 금은 무한정적으로 찍어낼 수 있는 화폐와는 다르다. 아무런 일이 없을 때는 금을 기반으로 한 제도가 문제 없지만 위기 상황이 오면 달라진다.


시중에 있는 돈이 부족하다. 이럴 때 무조건 돈이 돌도록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야 한다. 현대는 이런 방법이 당연하게 생각된다. 이미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어느 정도 검증되었고 이번 코로나 위기 때에도 역시나 빠르게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다. 당시에는 역설적으로 지금처럼 기술이 발전하지 않았기에 그럴 수도 있었다. 통화가 어떤 식으로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지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었을테다. 당시에 금본위제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빨리 탈출한 국가는 상대적으로 괜찮았다.


자국의 통화를 금보유와 상관없이 늘릴 수 있었다. 미국은 당시에 그런 행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 심지어 더욱 안타까운 것은 유동성을 오히려 죽이는 행동을 했다. 시중에 직접적인 돈을 푼다는 것은 대공황시대에는 차마 생각하지 못했던 것일지라도 은행 등에 돈을 주고 더욱 발권을 해서 돌게 만들었어야 했다. 지급준비율이나 할인율 등도 변화시켜서 돈이 유통되도록 했어야 하는데 전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긴축정책을 펼쳤다. 돈이 돌지 못하도록 했다는 말이다.


주식시장은 하락을 넘어 붕괴할 지경에 이르렀고 수많은 은행이 도산했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돈을 찾으려고 난리를 쳤다. 이럴 때 든든하게 뒤에서 지원을 했다면 그 정도로 붕괴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은 대공황에 대해 벌어진 사건을 이야기하기보다는 경제학자답게 경제적으로 벌어진 일과 이를 어떤 식으로 해결했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다. 결국에는 통화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다는 결론이다. 현대에 어려움이 처할때마다 통화를 늘리는 이유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주석이 무려 30%는 된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통화로 대공황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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