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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라이브 - 질의 응답


투자자로 가장 유명한 워런 버핏은 직접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펴 낸 적이 없다. 가장 근접한 것이 사업보고서다. 그가 직접 하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주주서한이라는 책으로 나왔다. 워런 버핏이 책은 아니지만 직접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한 유일한 통로다. 그보다 더 워런 버핏이 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곳이 있다. 그것은 바로 주주총회다. 한국에서 주주총회는 요식행위인 경우가 많다. 이에 반해 버크셔 헤서웨이 기업의 주주총회는 자본주의 우드스탁이나 축제라고 부른다.
이 자리에서 워런버핏은 주주들이 하는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한다. 대다수 기업이 곤란한 질문이 나올까봐 질문을 안 받는다. 받아도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미리 질문을 준비하고 대답 몇 개를 하고 끝내 버린다. 이에 반해서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는 단상에 앉아 몇 시간동안 주주가 하는 질문을 받는다. 이에 대해 어떤 것도 답변한다. 그것 자체도 대단한데 이런 주주총회를 처음부터 했다. 무척이나 오래도록 했지만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알려진 것에 비해 알려지지 않은 것이 더 많다.
투자와 관련된 수많은 명언이 있는데 이런 명언 제조기라고 할 수 있는 워런버핏이 주주총회에서 한 것들이다. 다수의 신문 기사 등을 통해 알려졌지만 직접 전체 맥락에서 한 내용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워런 버핏 라이브>는 바로 그 내용을 엮은 것이다. 저자라는 표현보다는 주주총회에 참여해서 워런버핏과 찰리멍거가 한 내용을 전부 기억나는대로 메모한 후에 이를 사람들에게 알려줬다. 덕분에 나같은 사람도 주옥같은 대사(?)를 알 수 있게 되었다.
특히나 최근 2~3년의 주주총회 내용은 이건 번역가가 따로 정리해서 알려주고 있어 거의 모든 걸 듣는것과 마찬가지다. 30년이 넘는 기간동안 두 거장이 하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반복되는 부분이 있다. 해가 지나도 또 다시 이야기하는 내용이 있다. 그만큼 중요한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어떤 내용은 몇 년에 한 번씩 거의 반복적으로 말한다. 참여한 질문자가 다를 뿐이지 그에 대한 답은 언제나 같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그런 부분에 있어 기본은 언제나 변하지 않는다.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변한다고 원칙과 기본이 변할리가 없다. 될 수 있는 한 거의 대부분 정독했지만 몇 몇 사례는 주주총회답게 해당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에게 해당하는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은 가볍게 스킵하며 읽어도 된다. 다소 공격적인 질문에도 여유롭게 받아넘기며 유머러스하게 답변하는 것도 대단하다. 시간이 갈수록 주주총회에 참여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86년에는 기껏 500명이 모였는데 15년에는 4만 명이나 되는 인원이 모여 참여한다.
그뿐이 아니다. 86년에 버크셔 헤서웨이의 주가는 2,475달러에서 15년에는 226,000달러가 된다. 한국돈으로 약 280만 원에서 무려 2.56억이 되었다. 더구나 19년인 현재는 3억 5천만 원정도 한다. 주당 순가치인 BPS는 64년 19.26달러에서 86년 2,73.06달러로 변했고 15년 146,186달러가 되었다. 이 정도의 상승은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다. 이렇게 오랜 기간동안 해당 주식을 팔지 않고 보유한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수익이다. 오마하에는 부자가 많다는 이유가 된다.
흔히 말하는 가치투자라 하는 것은 복잡하지 않다. 단순히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걸 가치투자라고 하기는 힘들다. 워런 버핏이 주구장창 이야기하는 개념은 미래에 벌어들일 돈을 고려해서 지금 사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금은 전혀 투자 가치가 없다. 금은 단순히 시세의 하락과 상승 외에는 바랄 것이 없다. 그보다는 해당 기업이 향후에 벌어들일 현금을 고려해서 사야한다. 향후에도 해당 기업이 계속해서 본업에 충실해서 돈을 번다. 이런 기업을 구매해야한다.
기업이 계속 돈을 번다는 것이 확실하다면 내가 해당 기업이 돈 버는 걸 이해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아무리 기업이 잘 나가더라도 이해할 수 없는 기업에 투자한다는 것은 투자보다는 투기라 할 수 있다. 내년이 아닌 10년 후에도 여전히 돈 버는 기업이라면 아주 좋다. 그 기업이 10년 후에 무얼로 버는 지 모른다면 해당 기업에 투자하면 안 된다. 이렇기에 거시경제는 무시해도 된다. 어차피 경제가 망가지면 어떤 기업도 자유롭지 못하다. 경기가 안 좋은데 잘 나가는 기업은 없다.
거시 경제을 예측하려 하기보다는 해당 기업이 향후에도 계속 매출을 증가시키면서 이익을 낼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경기가 어려워도 기업이 매출을 올릴 수 있다면 된다. 그런 어려움을 겪은 기업이 오히려 더 강해져 해자를 갖고 강력한 위치를 선점한다. 워런 버핏은 그런 이유로 거시경제를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거기에 자주 언급하는 이솝우화가 바로 '내 손에 있는 한 마리의 새가 숲 속에 있는 몇 마리 새보다 낫습니다'라는 표현이다. 그만큼 불확실한 것보다는 확실한 것에 투자하라는 뜻이다.
인상적인 말은 워런버핏과 찰리 멍거는 둘 다 자신의 성공이 스스로를 과소평가한 덕분이라고 한다. 과소평가라는 것은 안 좋게 받아들이는 일반인과 달리 둘은 그것 때문에 성공했다고 한다. 자신이 조금이라도 모르는 것이 있으면 겸손히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쓸데없이 안다고 뛰어들지 않는다.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 지 안다. 이것을 메타인지라고 하는데 자신을 정확하고도 냉정하면서 제대로 알고 있었기에 둘은 결코 무리한 투자를 하지 않았다.
여기에 낮은 허들만 뛰었다. 아무리 매력적이고 엄청난 수익이 눈에 보여도 도저히 뛰어 넘을 수 없는 허들이라고 하면 포기한다. 우리 대부분은 무리라고 생각되어도 도전한다. 그런 허들을 뛰어넘으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나약한 인간이라 놀림 받을까 두려워한다. 투자에서 그런 행동은 파멸을 불러일으킨다. 심심하고 지루해도 뛰어넘을 수 있는 허들만 계속 시도한다. 그게 쌓이면 복리효과로 시간이 갈수록 엄청난 자산을 모을 수 있다. 이 단순한 진리를 70년 동안 해 낸 사람들이다.
이 모든 걸 해내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감정 조절이 필요하다. 아무리 떠들어도 인간이란 점을 자각해야한다. 이성적으로 알아도 감정 때문에 탐욕과 공포에 눈이 멀어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다. 투자가 그렇기에 어렵다. 몇 십년동안 온갖 경험으로 무장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소장가치가 충분한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책을 사람들이 덜 선호한다. 그렇기 때문에 부자가 적다는 것도 모른체. 안타까운 일이다. 잃지 않은 투자를 하고 싶은 사람은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무거워!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이런 책을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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