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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에세이 류가 인기다. 가벼운 글과 그림이 함께 있는 책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심지어 내용도 없는 애니메이션을 배경으로 한 책이 1위를 할 정도였다. 이런 현상은 2017년부터 시작된 듯하다. 그만큼 현재 사람들이 딱딱한 것보다는 부담없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컨텐츠를 선호하는 영향인 듯하다. 책마저도 이런 성향이 된 것이 좀 아쉽기는 하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트렌드라는 걸 부정할 수 없다.
특히나 이런 책은 사람들에게 깊은 공감을 주는 경우가 많다. '맞다'라는 정서를 함께 공유하며 책이라는 매체를 부담없이 가볍게 볼 수 있어 책을 가깝게 하는 장점도 있다. 사랑, 우정 등과 같이 읽는 사람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내용도 많다. 읽으면서 공감도 하고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며 지금의 나를 되돌아보기도 한다. 이런 부분은 대체로 20~30대 여성이 가장 큰 수요고 다음은 남성이 아닐까한다.
조금은 아쉬울 수도 있지만 40대부터는 이런 부분은 여전히 마음 속에 남아 있어도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덜 보게 된다. 아울러 읽고 본다고 해도 그때와는 다른 감정이 있기에 선뜻 선택하지는 않는다. 그렇게 볼 때 <지워지는 것도 사랑입니까>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가 사랑에 대해 생각한 걸 다양하게 들려준다. 100개의 시라고 한다. 시라고 볼 수도 있지만 가벼운 에세이 모음이라 해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가을에는 역시나 시가 좋다.
가장 읽기 좋은 계절이 역시나 가을이다.
그런 시 중에 몇 가지를 소개하며 끝낸다.
- 종이배, 하나 접어-
어제 내린 눈이 마지막 눈이길 바랍니다.
지금 불어오는 바람이 마지막 북풍이길 바랍니다.
혹시 내가 그 마음 얼어붙게 한 적 있다면 이제 용서하세요.
봄빛 닿는 곳마다 눈부신 빛이 일어납니다.
강 위에 잠시 머물던 얼음 다 녹아 바다로 흘러가면
물속에서 놀던 고기들과 만나 지난겨울 이야기 나누다가
종이배 하가 접어 가만히 강물에 띄워 보내겠습니다.
강물이 햇살 없이 저 혼자 그리 아름다운가요.
봄이 겨울 없이 저 혼자 그리 눈부신가요.
흘러흘러 그대에게 이르는 마음 아니라면
이 마음이 무슨 소용일까요.
-지워지는 것도 사랑입니까-
흐려지는 것도 추억입니까
지워지는 것도 사랑입니까
날아가는 것도 꿈입니까
잡을 수 없는 것도 삶의 흔적입니까
온종일 그대에게서 달아날 궁리만 하던 그때는
가도 가도 깊은 사막인 줄 알았습니다.
기억들 알알이 흩어진 지금
나는 더 깊은 사막 속에 묻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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