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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미술관 - 화가


미술사는 역사를 공부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어떤 작품도 해당 시대와 자유롭지 못하다. 누군가 어떤 창작물을 만들었다면 당시 시대와 연관이 있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그렇지 못한 작품은 없다. 계승을 할 수도 있고, 극복하려 할 수도 있고, 단절하려 할 수도 있다. 이런 과정에서 더 좋은 작품이 나올 수는 있지만 시대를 벗어난 작품이 나온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상상에는 한계가 있다.

그가 살고 있는 시대와 과거부터 지금까지 보고 듣고 읽었던 것에서 융합된 결과물이다. 자연스럽게 역사를 알게 되고 작품의 의도와 의미를 파악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대부분 미술 작품을 알려주는 작품이 이런 형식이다. 화가에게 집중하는 경우도 있지만 큰 흐름에서 어떤 식으로 작품이 탄생했는지에 좀 더 포커스를 둔다. <방구석 미술관>은 화가에게 좀 더 집중을 한다. 작품을 만든 화가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다.

이건 너무나 당연하다. 작품은 화가에게서 나온다.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보여 주고 싶으냐에 따라 다른 작품이 나올 수밖에 없다. 화가가 살던 시대에서 자유로운 화가와 작품은 없다. 화가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느냐도 중요하다. 여기에 화가가 어떻게 세상을 살아갔는지 여부도 중요하다. 대체적으로 창작자는 평범하지 않다. 평범한 사람에게서 위대한 작품이 나오진 않는다. 무엇인가 나사가 풀린 것처럼 보여도 위대한 작품을 만든 화가는 다르다.

바로 그런 곳에서 화가의 광기나 창의력이 생긴다. 그런 의미에서 작품을 만든 사람이 누군인지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 어떤 인생을 살아왔고 세상을 어떤 식으로 바라보는지가 중요하다. 책은 상당히 의도적으로 화가에게 집중하면서 약간 비틀어 보여준다. 흔히 말하는 낚시성 제목처럼 말이다. 뭉크의 대표작은 '절규'다. 단명했을 것 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실제로는 무려 당시 평균 수명보다 30년이나 더 살았다고 알려준다.
여기에 뭉크의 인생을 들려주며 당시에 겪었던 경험이 어떻게 작품으로 표출되었는지 설명하는 식으로 책은 구성되었다. 프리다 칼로는 원조 막장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소개한다. 칼로에 대해 아는 사람은 무슨 이야기인줄 안다. 그렇게 책은 화가의 소개를 참 궁금하게 만들며 읽게 한다. 그 과정에서 칼로가 그린 그림이 그녀의 인생사와 함께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며 읽게 만들었으니 꽤 성공한 작법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어여쁜 발레리나를 그린 에드가 드가를 성범죄 현장을 그린 화가라 지목한다. 여기에 당시 발레리나가 어떤 위치에 있었고 남자들에게 취급(?)당했는지 설명한다. 드가가 그린 발레리나는 아무 생각없이 예쁜 그림이 아니라 그 그림 안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의미였는지 알려준다. 그렇기에 당시 사회적인 약자였던 발리레나는 드가에게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당시 발레리나는 가난한 여성이 하는 직업이라 스폰서가 있어야 했다. 이 때 첨으로 스폰서라는 단어도 생겼다고 하니 말이다.

악마에게 영혼을 빼앗겼다는 반 고흐.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깨달았다. 고흐 그림에서 노랑색이 그렇게 많이, 자주 쓰였는지 몰랐다. 워낙 강렬한 색감으로 대비된다는 건 알았는데 노랑색이 두드러졌다는 걸 배웠다. 그 이유는 바로 술 때문이었다. 압생트라는 술인데 무려 40~70퍼센트나는 되는 도수를 자랑한다. 지금은 해서 없지만 이 술에 중독되어 고흐가 그린 그림에는 그토록 노랑색에 집착한 것은 압셍트가 황시증이라 하여 세상이 노랗게 보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로맨틱한 '키스'와 같은 작품을 그렸던 클림트가 사실은 엄청나게 세상에 대해 저항했던 화가였고, 그 실질적인 제자였던 에곤 실레는 나체 그림이 많았지만 순수한 마음으로 겨우 28년의 불꽃같은 생을 살았다. 그 외에도 폴 고갱, 에두아르 마네, 클로드 모네 등으로 유명한 화가들에 대한 삶과 인생을 알려주고 그들의 작품에 대해 소개한다. 다만 뒤로 갈수록 작가도 알려주지만 어딘지 역사 순서대로 알려주는 느낌은 강했다.

책에서 각 화가에게 집중하며 알려주는데 느낀 것은 기존과 다름이다. 대부분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 화가는 결코 기존 질서나 체계에 순응하지 않았다. 그걸 극복하려 노력했다.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려했다. 그런 사상으로 그림을 그렸다. 인정을 받지 못하고 조롱받기도 했지만 시대를 뛰어넘는 작품을 만든 화가로 남았다. 남들이 만든 틀에 갇히지 않고 자신만의 것을 가지려 했다는 것이 공통적으로 보였다. 나는 과연 그렇게 살고 있는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18~20세기로 집중되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미술을 몰라도 재미있게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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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운중의 유럽미술관 순례 - 미술관에 있는 그림

https://blog.naver.com/ljb1202/206693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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