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과 실력의 성공 방정식 - 일관성


사람들에게 추천했던 책 중에 <내가 다시 서른살이 된다면>이 있었다. 이 책을 나로 인해 알게 된 사람도 많았다. 나름 적극적으로 추천했던 책이지만 절판이 되었다. 정말 좋은 책은 절판되는 이상한 한국의 출판업계다.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헛된 환상을 심어주는 책은 대박이 나고 정확하고 올바른 걸 알려주는 책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아이러니다. 이 책은 언제나 마음속에 있었지만 절판되었기에 소개하기가 힘들었다. 구할 수 없는 책을 소개할 수 없으니 말이다.
이번에 새롭게 <운과 실력의 성공방정식>이라는 새로운 제목을 달고 세상에 다시 나왔다. 내용을 읽을 필요도 없이 추천하는 책이다. 책은 그다지 쉬운 내용은 아니지만 초반 머릿말이 참 흥미롭다. 저자인 마이클 모부신은 무척이나 유명한 투자자겸 작가다. 지금의 그가 있기에는 완전한 우연이다. 취직을 위해 면접볼 때 그저 결정자와 같은 공통점이 있었다. 쓰레기통에서 본 팜플랫으로 이야기를 나눴던 것이 호감을 줬다. 이전 면접관들은 마이클을 전부 탈락시켰다.
그가 합격한 걸 신기하게 여긴 누군가가 마이클에게 알려줬단다. 최고 결정자에게 어떻게 보였기에 합격할 수 있었냐고 말이다. 알고서 한 것도 아니고 철저하게 운이 결부된 합격이었다. 사람들은 성공은 대부분 노력의 결과라고 여긴다. 가장 큰 이유는 그래야 뭔가 깔끔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인과관계가 명확하다. 열심히 노력하니 성공했다. 매력적이다. 그다지 노력한 것도 없는데 성공했다고 하면 뭔가 찜찜하다. 대부분 사람들이 성공했을 때 생존편향효과다.
나처럼 성공하기위해서는 이런 노력과 시도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실은 똑같이 노력한 사람들 중에 성공한 유일한데도 대부분 이 사실을 모른다. 본인도 그 사실을 모른다. 실력과 운의 스펙트럼에서 우리는 운보다는 실력이 더 중요하다고 여긴다. 이걸 무시하기는 힘들다. 운보다 실력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지만 영역에 따라 다르다. 어떤 영역은 운과 실력의 구분이 애매하다. 거의 대부분 실력이 훨씬 더 영역에서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실질적으로 그런 영역이 작다.
실력과 운이 작용하는 부분에 있어 우리 생각과 달리 실력보다 운이 작용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투자라는 영역에서는 특히 더욱 그렇다. 투자는 생각보다 내가 실력을 키운 후에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이 협소하다.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이 노력한 덕분이라고 말한다. 거의 대부분 생존편향이다. 주변에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실패했다. 유일하게 성공한 사람인데 생존했다. 솔직히 비밀은 이거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은 실패했는데 유일하게 생존했다.
흔히 이야기하는 죽은 사람은 말이 없다. 실패한 대다수는 침묵할 뿐이다. 실력의 영역과 운의 영역을 구분하는 것은 바로 일관성이다. 얼마나 일관성있게 성공한 사람들이 존재하느냐다. 똑같이 연습하고 실천했을 때 동일한 실력이 나왔을 때 운보다는 실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투자에서는 이게 힘들다. 자신이 성공한 방법을 똑같이 했을 때 성공한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분명히 성공한 사람이 있지만 극히 소수다. 그들도 똑같이 했냐고 묻는다면 결코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피아노 연주같은 경우는 운보다는 실력의 영역이다. 똑같은 노력을 하면 똑같은 수준의 실력을 보인다. 이상하다. 똑같은 노력을 해도 똑같은 실력을 보이지 않는 걸로 알고 있는데 말이다. 일정 실력까지는 노력을 하면 된다. 실력이 뛰어난 사람끼리는 운이 작용한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노력과 연습으로 실력향상이 가능하느냐 여부다. 더구나 투자에서는 완벽하게 100% 운만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다. 피아노 연주에서는 절대로 그런 경우가 없다.
운이 작용햐느냐 여부는 장기 데이터를 갖고 봐야 한다. 단기로 볼 때 실력과 운은 구분하기 힘들다. 투자가 특히 그렇다. 장기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낸다면 그는 실력이 꽤 쌓였다고 할 수 있다. 오랜 기간동안 투자수익을 냈는데도 불구하고 그에게 실력보다 운이라고 하면 실례일 수 있다. 그 부분에 있어서도 기간이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기간이라는 것은 상승과 하락을 최소한 1번 정도는 해야한다. 좀더 확실한 검증을 위해서는 2번 정도는 극복해야 한다.
이 정도 기간동안 살아남고 수익을 냈을 때 비로소 실력이라고 칭할 수 있다. 그럼에도 투자같은 분야는 어느 순간 내 의지와 상관없이 블랙스완과 같은 느닷없는 충격을 받을지 모른다. 피아노 연주같은 분야는 그런 일이 없다. 일정 수준이 되었을 때 실력이 더이상 향상되지 않더라도 유지할 수 있다. 투자는 언제나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된다. 이전에 내가 어떤 투자 수익을 냈더라도 새롭게 시작하는 투자는 모든 것이 0에서 다시 출발한다. 이러니 운이 더 많이 작용한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지만 나조차도 또다시 운보다 실력이라고 착각한다. 인간이 갖고 있는 인과관계 영향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어떻게하든 성공한 이유를 찾고자 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이 알려주는 인과관계에 현혹된다. 그들이 알려주는 것은 어디까지나 운이 결부된 생존편향인데도 말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정이 중요하다. 결과는 비록 그때마다 다를지라도 동일한 과정을 반복한다면 좀 더 실력이 향상되면서 운이 내 편이 될 수 있다.
증정 받아 읽음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실력을 쌓아야 할 필요가 있나?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실력은 일관성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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