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 - 효율적 대사량


상당히 두껍고 내용이 방대한 책이다. 덕분에 무려 일주일을 붙잡고 읽었다. 스케일이라는 제목답게 생물부터 지구는 물론이고 기업에서 도시까지 여러 분야를 전부 다루고 있다. 처음에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고질라에 대한 이야기다. 과연 고질라가 실제로 가능하겠냐는 질문을 기자들에게 받았다고 한다. 과학자로 답변을 해야 하니 했단다. 고질라가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 굳이 과학자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답할 수 있는 내용인데 그 이유는 바로 대사율에 달려있다.
거대한 모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야 한다. 그게 불가능하다는 거다. 자신의 몸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걸맞는 다리 등을 제대로 갖춰야 하는데 그 부분도 어렵다. 영화에서 고질라는 다소 가볍게(?) 움직일 수 있지만 현실에서 고질라는 그 정도 몸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해야 한다. 다리 두께만 해도 엄청날 뿐만 아니라 한 발을 움직이는 것도 쉽지 않다. 이런 현실에서 스케일을 접목한다. 현실에서 스케일이 무한정 커질수는 없다.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작은 동물과 큰 동물이 있다면 우리는 별 생각없이 작을수록 더 민첩하고 효율적이고 덩치가 클수록 비 효율적이고 느리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당연히 작은 동물이 큰 동물에 비해 훨씬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고 있을 것이라 본다. 막상 살펴보면 큰 동물일수록 오히려 더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효율적으로 쓴다. 작은 동물에 비해 큰 동물이 더 많은 에너지를 쓰는 것은 맞지만 이럴 때는 비율을 따져야 한다. 작은 동물보다 큰 동물이 더 자신이 갖고 있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고 있다.
우리는 흔히 면적이나 부피 등이 2배가 되면 그만큼 에너지를 쓸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대략 3분의 2정도씩 올라간다. 마약 성분에 대한 조사를 하려 했다. 흔히 생쥐에게 하는데 사람에게 직접 할 수 없으니 덩치가 훨씬 큰 코끼리에게 주사를 투약했다. 평소 생쥐에게 투여하는 약물을 근거로 코끼리에게 비율을 맞춰 마약을 투약했다. 나같은 사람에게 이런 실험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이 약을 투여했던 사람들도 똑같이 생각하고 그렇게 투여했다. 정작 투여를 하자마자 코끼리는 즉사했다.
우리가 흔히 착각하는 것처럼 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이렇게 스케일이 커진다고 하여 단순 잣대로 하면 안 된다. 이와 관계해서 역도 선수들도 헤비급보다는 미들급이 실제로는 자신의 몸 대비로는 훨씬 더 큰 무게를 감당한다. 이런 스케일은 대부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여준다. 단순히 2배씩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이런 사실을 본다면 그저 스케일이라는 개념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많은 부분에서 신기하게도 여기저기에 갖다 붙여도 맞는 것들이 있다.
책에서 알게 된 것 중에 진화는 죽음을 필수요소로 본다는 점이었다. 생존과 번식이 진화의 기본이라 생각했는데 죽으면서 후손이 유전자 조합을 퍼뜨리며 자연선택 후 다양성을 획득한다는 점이다. 죽음을 그렇게도 볼 수 있다는 점이 새로웠다. 거기에 크든 작든 마지막 단위는 다 동일하다. 거기에 그 공간을 채워야 한다는 점도 똑같다. 무게나 부피에 상관없이 하부조직으로 내려 갈수록 모든 사물은 크기 등이 똑같다. 이런 점은 기업이나 도시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바로 그 부분이 이 책에서 설명하는 부분이다.
생각해보면 아무리 큰 건물이라도 수도꼭지 크기는 다 똑같다. 땅콩 주택이나 100층 짜리 건물이나 내부에 들어가는 이런 미세한 부분은 똑같은 크기로 구성되어 있다. 그 크기가 무시되면 기초가 흔들리며 무너지게 된다. 이런 점에서 똑같은 형태가 반복적으로 되풀이 되는 프랙탈은 여전히 풀지 못하는 신비다. 무엇때문에 이런 현상이 생기는지 원인까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프랙탈을 잘 활용한다면 발전이 가능하다. 흥미롭게도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데도 우리는 다르게 보는 경우가 무척이나 많다는 사실을 보면 말이다.
무한 반복으로 자가증식할 수 있지만 한계는 있다. 어느 순간 정체되는 순간이 오고 그 지점을 뛰어넘지 못하는 것이 스케일의 한계기도 하다. 성장의 한계는 어느 사물이나 동일하다. 한계에 닥쳤을 때 뛰어넘는 것은 쉽지 않다. <스케일> 책에서는 이 부분에 있어 도시만이 유일하다고 말한다. 기업도 100년이 넘게 부도나지 않고 생존하는게 극히 드물다. 반면에 도시는 끝까지 생존한다. 유일하게 도시만이 죽지않고 불사조처럼 살아남는다. 인류 역사를 보더라도 여전히 각 도시는 수천 년이라는 시간동안 멸망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유지되고 있다.
보통 탄생후 모든 에너지는 성장에 투입되고 성장이 끝나 후에는 유지 관리에 쓴다. 이런 부분에 있어 도시는 끊임없이 성장한다. 도시 자체내에서 성장이 멈출 수 있어도 또 다시 해당 건물을 부수고 새롭게 짓는 등으로 다시 재탄생하는 거의 유일한 존재(?)다. 도시에 거주하는 인간 개개인은 영원하지 않지만 자신의 모든 걸 후대에 남겨주고 이를 바탕으로 도시는 성장한다. 도시의 핵심은 그 안에서 모든 걸 해내는 인간이다. 큰 도시일수록 더 많은 직업과 작은 도시에는 없는 새로운 걸 하게 된다. 이런 점이 도시를 더욱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현대에 들어와서 각 국가들의 도시화는 국가의 경제적 발전과 궤를 함께 했다. 어찌보면 현재 대다수의 국가들이 경제 발전이 정체된것은 도시의 성장이 정체된 것과 맞닿아 있다. 도시를 다시 살려 더 성장할 수 있게 만든다면 지금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이것이 단순히 SOC와 같은 건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 부분은 책에 나온 것도 아니고 내가 생각한 부분이라 어떻게 해야 할 지는 나도 모르겠다. 도시화는 편리성 등의 훌륭한 점을 제공한 것만큼이나 빈부격차등의 불편함도 더 증가시켰다. 단점을 포함하더라도 도시는 장점이 더 많은 체계다.
도시가 작건 크건 출퇴근 시간은 똑같다. 거리가 멀어질 뿐 시간은 동일하다. 대도시일수록 걷는 속도가 빨라진다는 데이터도 있다. 책은 생물에서 출발해서 도시까지 아우르는 방대한 내용이다. 아쉽게도 나는 초반 중반까지는 흥미있게 읽었는데 중후반은 내용이 별로 유익하지 않았다. 좀 반복되고 쓸데없는 내용이 많아 내용채우기처럼 보였다. 그렇다해도 스케일이 무조건 2배로 증식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았다. 어떻게 해야 나도 이렇게 스케일을 점차적으로 늘릴까.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쓸데없는 중언부언이 꽤 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스케일의 증가 법칙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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