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 - 서서히


누구나 탐한다. 모두들 원한다. 탁월한 아이디어를. 아이디어만 좋아도 중용받고 어떤 일을 해도 무조건 승승장구할 수 있다. 다들 아이디어가 없다고 외친다. 머리를 부여잡고 외쳐도 나오지 않는다. 아이디어는 도대체 어디서 오는가. 누구는 아이디어가 샘솟고 누구는 매일같이 아이디어는 커녕 입도 떼지 못한다. 그 놈의 아이디어가 나에게도 어느 날 기 막히게 떠오르면 참 좋은데 나란 놈은 상상력도 부족하고 머리도 똑똑하지 못하고 창의력이란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다.

이런 사람에게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는 말해준다. 누구나 가능하다. 아이디어는 어느 날 갑자기 번개처럼 머리를 스치고 떠오르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아이디어는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찾아온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도시에 산다. 도시에 사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아이디어를 갖게 될 가능성이 훨씬 더 늘어난다. 집단 지성이라고 들어 봤을 것이다. 혼자서 해결 못하는 걸 여러 명이 머리를 맞대 풀어낸다는 뜻이다. 가장 최적화 된 장소가 도시다.

도시는 수많은 인간이 살고 있고 수많은 사건사고가 생긴다. 도시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사람들과 부대끼고 생판 모르는 사람들과 마주쳐야 하는 각박한 삶이 싫다고 말한다. 아이디어는 생각하고 고민하고 아무도 없는 방에서 혼자 있다고 생기는 것이 아닌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인접 가능성이다. 내 주변에 환경에 강력한 영향을 받는다. 내가 있는 곳이 어디냐에 따라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과거에 비해 더 많은 신기술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껏해야 부락에서 만나는 사람이 전부였던 시대에 비해 지금은 도시라는 거대한 집단 서식처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이들 각자가 다른 성향과 성격과 가치관을 갖고 뿜어대는 다양한 이야기가 만나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가 된다. 도시가 발전하며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은 아이디어을 생성했다. 이제 도시를 넘어 웹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인접성이 커졌다. 시골에 살아도 인터넷을 통해 얼마든지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로 풀어낼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도시는 중요하다. 인터넷은 훨씬 더 다양한 사람을 만날 기회를 주지만 사람과 대면 관계에 따른 부분에서 아직은 부족하다. 사람에게서 모든 것이 이뤄진다. 아무리 혼자서 무엇을 하려고 해도 누군가와 합작을 해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아야 발전시킬 수 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정보를 굳이 혼자 꽁꽁 감춘다는 것으 답이 아니다. 더구나 생각지 못한 사람들을 만나고 환경에 들어갈 때 오히려 '유레카'가 발생한다. 

내가 속한 분야의 사람만 만나서는 절대로 기존 시각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전혀 상관없는 분야 사람과 만났을 때 생각지도 못한 접전이 생겨 스파크가 생긴다. 과학자가 예술을 배우고 예술가가 수학을 배우는 것은 쓸데없는 시간 낭비가 아니다. 그렇다고 하여 골똘히 고민하던 숙제가 타 분야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고 갑자기 해결책이 떠 오르는 것은 아니다. 아주 서서히 나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차곡차곡 쌓여 생긴다.

평생을 걸려 한 문제에 집착하는 사람이 몇 십년이 지나 해결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그에게는 이미 풀 수 있는 여러 단서들이 있지만 갑자기 풀리지 않고 쌓이고 쌓여 풀 수 있는 해결책이 보이게 된다. 아쉽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것도 있다. 그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제도와 사회가 발전해야 풀 수 있는 것도 있다. 이런 것들은 시간이 숙성될 때까지는 어쩔 수 없이 난제로 남지만 이 또한 맞아 떨어지면 어느 순간 풀린다. 느린 속도로 오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볼 때는 어느 날 갑자기지만.

세렌디피티(serendipity)라고 뜻밖의 발견이 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발견을 한다는 것이다. 실수와도 연결된다. 실수를 해야 뜻밖의 발견을 하게 된다. 평소에 하지 않던 짓을 해야 뜻밖의 발견을 하게 된다. 늘 하던 것만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사고가 경직되고 편협해 진다. 물렁하고 말랑하게 만들기 위해서 실수는 결코 실수가 아니다. 인류역사를 변화시킨 발견은 뜻밖의 발견이자 실수로 나온 사례가 너무 많다. 물론 그들이 지속적으로 특정 행동을 하던 와중에 알게 되었다는 점도 중요하다.

현재는 특정 사례만 검색으로 찾는다. 과거에는 도서관에서 원하는 자료를 찾다 생각지도 못한 책이 눈에 들어와 읽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우도 있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목차만 보더라도 자신에게 맞는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도 있다.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는 융합이라는 과정으로 나온다.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는 총 7가지를 서술한다. 인접가능성, 유동적 네트워크, 느린 예감, 뜻밖의 발견, 실수, 굴절적응, 플랫폼. 이 모든 것이 인접 가능성에 초점이 간다. 우리는 아이디어가 뛰어난 인물에게만 오는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라 판단한다. 지극히 평범한 나에게 아이디어란 남들의 이야기라고. 아니다. 누구나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책에서는 알려준다. 다양한 사람, 환경, 경험등을 해야 한다고.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라고 말한다. 실수가 성공의 지름길이다. 행동해야 한다. 책에서는 수많은 사례들이 소개되고 있다. 재미없는 사례도 있고 흥미로운 사례도 있다. 각 챕터에 맞는 사례지만 다른 챕터에서 써도 어울리기도 한다. 그 이유는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이 아이디어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오는가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이런 책을 읽은 후에 리뷰 쓸때마다 늘 썼다. 아이디어는 갑자기 오는 것도 아니라고. 또한, 없던 것에서 창조되기 보다는 기존 것을 조금만 변경해도 아주 훌륭한 아이디어로 역사에 남을 수 있다고. 그런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책은 강조하고 있다.

오늘도 책을 읽고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의도적이지 않아도 이런 노력은 조금씩 쌓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 있고 남들과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인생에 있어 더 좋은 결과를 볼 수 있다. 서서히 온다는 것이 가장 힘든 점이다. 마음은 벌써 저 앞에 있는데 아직도 나는 땅위에 굳건히 움직이지 못한다는 조급함이 있다. 그럼에도 가다보면 어느 순간 나는 변해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믿고 나아가야 한다. 탁월한 아이디어는 그렇게 온다. 

그나마 얼마나 다행인가. 꼭 천재적인 머리를 갖고 있지 않아도, 기발한 창의력이 없어도, 놀라운 상상력이 없어도 된다. 여러 사람을 만나며 책을 읽고 실수도 하며 자신이 하는 일을 꾸준히 한다면 서서히 내 안에 누적되어 뜻밖의 발견을 하게 된다. 이런 것들이 누구에게나 가능하다고 하니 포기하지 않고 살다보면 될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쉽지는 않다.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에 대한 답이 하루 아침에 찾아 오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오늘보다 내일이 기대된다. 하자! 열심히! 다양하게!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재미 없는 사례도 제법 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나도 탁월한 아이디어를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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