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퍼거 남편과 살고 있습니다

 

책 제목이 <아스퍼거 남편과 살고 있습니다>라서 어떤 이야기를 할 지 한 눈에 들어왔어요. 아스퍼거는 얼마전 크게 화제가 되었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인해 많이 알려졌죠. 그전까지 아스퍼거 증후군을 갖고 있는 사람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었습니다. 일상 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죠. 드라마라를 봐도 다소 어눌하거나 생활이 일반인에 비해 살짝 다르긴 해도 별 무리없이 함께 살아가는 걸 알 수 있죠. 이 책을 보면 더욱 알 수 있어요.

아스퍼거 증후군은 자폐증이라는 표현때문에 더욱 그렇기도 하죠. 뭐든지 다소 극단적인 게 기억에 남잖아요. 보통 전철에서 시종일관 중얼거리면서 왔다갔다 하는 사람이 있어요. 딱 봐도 가까이가면 안 되겠다는 느낌을 갖게 되죠.그러다보니 아스퍼거남편과 함께 살아간다는 점이 더욱 신기하게 느껴졌죠. 더욱 놀라운 것은 아스퍼거 남편이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입니다. 어떻게 보면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여러 조건을 두루두루 갖췄다고 할 수 있는거죠.

작가가 호주에 유학을 갔다 만났다고 하네요. 생활력이 강하고 추진력이 대단하다는 느낌을 갖게 되더라고요. 호주에 유학을 갔지만 여유가 있는 건 아니라 알바를 해야 했어요. 대단하게도 전단지를 만들어 호주에 있는 상가를 돌아다니며 뿌렸다고 합니다.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아 영어도 제대로 못하는데 말이죠. 먹고 살아야 하니 연락이 온 곳에 가서 돈 안 받아도 되니 일주일하겠다고 했다네요. 다행히도 커피 등의 주문하는 영어가 반복이고 제한적이라 적응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어느 남자가 매일같이 와서 같은 주문을 했다고 하네요. 에프터 비슷한 걸 했는데 무시했다고 합니다. 매장 주인도 잘 했다고 하고요. 배달하던 사람인데 그 이후 일체 연락이 없었습니다. 작가가 오히려 2달 정도 후에 물어봤다고 하네요. 그렇게 둘은 사귀게 되었다고 합니다. 전혀 몰랐는데 알고보니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던거죠. 어쩌면 한국어가 아닌 영어라 그럴 수도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드네요. 책을 읽어보면 의외로 직진남입니다.

보기에는 엄청나게 많은 고민 등이 있었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그래 보인다는거죠. 가장 힘든 건 아무래도 공감이 부족한 것이 아닐까해요. 상대방이 아프거나 힘들 때 보통 괜찮냐고 묻거나 감정입을 하는게 일반 사람이죠. 그렇지 않고 관망하거나 차분히 바라봅니다. 호들갑을 떨지는 않아도 괜찮냐는 물음이라도 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죠. 그럴 때 상대방이 야스퍼거라는 걸 모른다면 너무 하다고 생각하겠죠. 문제는 그걸 알아도 서운한 건 똑같다는 거죠.

사람의 감정이 그렇잖아요. 그런 사람이고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사실 쉽게 적응이 안 될겁니다. 책을 읽어보면 몰랐는데 어느 정도 훈련으로 일반인과 비슷하게 행동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볼 때 우리도 많은 것들을 후천적으로 습득합니다. 어릴 때부터 어느 정도는 눈치것 행동하면서 부모의 반응을 살피죠. 부모가 좋아하는 행동을 하면서 스스로 하나씩 하나씩 알아가는거죠. 그런 습득이 일반인에 비해 다소 늦을 뿐이지 큰 차이는 없는 듯도 하더라고요.

그런 식으로 책을 읽어보면 내가 아스퍼거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던 것이 아닌 무지했다는 걸 알게 됩니다. 무지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흔히 볼 수 있지 않았으니까요. 가끔 저도 오후에 특수 학교 버스에서 아이들이 내리는 걸 동네에서 봅니다. 우리 주변에 꽤 있는데 어쩌면 사람들의 시선때문에 밖을 잘 돌아다니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요. 책을 읽으면 꽤 많은 편견을 갖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물론 녹록치 않다는 것도 역시나 읽어보면 느끼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함께 살아가는 작가도 대단해보이더라고요. 거기에 아이가 내는 소리도 좋아하지 않아 처음에는 낳지 않으려 했다네요. 의외로 조카를 좋아하는 걸 보고 결심을 했다고 합니다. 생각보다 잘 적응하고 있는 듯하더라고요. 거기에 아이들도 다문화 가족이니 그에 따른 두려움도 있었다고 합니다. 전혀 몰랐는데 샘 해밍턴이 예능 프로에 아이들과 나왔던 것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하네요. 사람들의 인식 전환에 한 몫했다고 합니다. 한국 사회는 느린 듯하지만 그렇게 발전하나 봅니다.

책은 분명히 에세이인데도 소설을 읽는 것과 같은 느낌을 갖습니다. 워낙 둘 사이에 있던 내용을 소설처럼 구성하고 쓴 덕분에 그림이 그려지면서 재미있게 읽히더라고요. 끝에는 아스퍼거 남편에 대한 설명서를 통해 꼭 알아야 할 점이 나와요. 작가가 블로그 등에 관련 내용을 쓰니 비슷한 사람들이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하네요. 책은 에세이인데도 몰랐던 정보와 읽는 재미를 줘요. 끝으로 제가 주최했던 책쓰기 강의에 참여했던 분이라 더욱 감정이입해서 읽었네요. 함께 컨셉잡고 제가 첨삭도 하고 그랬거든요.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아스퍼거 편견을 가졌던 나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오래도록 행복하게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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