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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탑다운 투자 전략

 

일단 책 제목이 <한국형 탑다운 투자 전략>이고 양장본에 두껍다. 어딘지 괜히 손이 안 갈 것 같다. 무엇보다 다소 어렵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든다. 투자 책은 기본적으로 쉽지 않다. 가끔 쉬운 투자 책이 있긴 한다. 그럴 때는 둘 중의 하나다. 약간 사기성 내용이 있는 책이거나 정말로 투자 이야기를 잘 풀어내서 쉽게 쓴 경우다. 후자는 극히 드물다. 그만큼 투자 책이 쉽지 않은 이유는 있다. 내게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 관련으로 들어갈 때 전문적인 영역이 있다.

이런 영역으로 들어가면 싫어도 해당 분야에서 쓰는 용어가 있다. 이를 대체하는 것은 어렵다. 처음부터 이런 걸 쉽게 풀어쓰면 좋은데 이미 틀에 박힌 용어를 변경하는 건 쉽지 않다. 특히나 해당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다면 너무 익숙한 표현이라 다른 단어로 대체하는 것 조차 어렵다. 또한 단순한 주식투자라면 쉽게 표현할 수 있다. 잘 몰라도 이익이나 매출 등으로 갖고도 얼마든지  실생활과 접목해서 설명하면 된다. 그에 반해 애널이나 이코노미스트라면 다르다.



이들은 해당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트레이닝을 받고 해당 용어로 서로 의견을 교환한다. 이러니 어렵다는 생각을 인지하지 못하고 저절로 쓰게 된다. 우리가 자주 접하는 전문가는 대부분 이코노미스트나 애널이다. 이들은 주로 자신들의 뷰를 널리 알려야한다. 펀드매니저는 고객에게 받은 돈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 일반인 입장에서는 차이를 모르지만 엄청나게 큰 간격이 있다. 이 책은 그렇게 애널과 이코노미스트가 만들었다. 이베스트증권에 속한 분들이다.

보통 각자 책을 펴 내긴 해도 이렇게 단체로 함께 쓰는 건 쉽지 않다. 늘 뭔가를 작성해서 발표해야 하는 일인 사람들인데 함께 하려면 그만큼 회사입장에서 딱히 좋아할리는 없을 듯하다. 그래도 합심해서 책을 썼는데 제목에서 탑다운이라고 나온다. 거시라고 표현하는 바로 그 탑다운이다. 거시경제부터 어떤 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투자처를 고를 것인가. 이렇게 큰 틀에서 바라보고 하나씩 다양한 분야를 선택해서 봐야한다. 그와 관련되어 어떻게 봐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총 5명이 함께 책을 썼다. 첫번째 챕터는 어떻게 보면 이 책에서 설명하려는 탑다운과는 큰 상관은 없다. 투자를 하기 위한 마인드와 방법 등에 설명한다. 왜 탑다운으로 시장을 바라봐야 하는지 설명하는 개략적인 개념을 잡아준다. 그러다보니 살짝은 좋은 말 대잔치인 느낌은 들었다. 실질적인 내용은 2장인 투자 전략부터 나온다. 사이클에 대한 내용이다. 분명히 사이클은 있다. 이건 뭐 나도 관련 책을 썼기에 믿는다. 문제는 사이클을 안다고 실천하는 게 쉽지 않다.

그건 바로 인간의 탐욕과 공포때문이다. 인간에게 감정이 없다면 좀 더 투자를 할 토대가 마련된다. 죽었다 깨어나도 감정을 배제할 수 없으니 슬기롭게 이용할 수밖에 없다. 사이클을 알기 위해 다양한 지표를 소개한다. 역시나 제일 중요한 건 미국의 연준이다. 미국에서 발표하는 다양한 자료를 보면서 어떻게 해석할지 여부가 남아있다. 관련하여 3장에서 경제 분석에 대해 소개한다. 본격적으로 경제지표에 대해 방대한 세계로 우리를 인도해서 보여준다.



물론 각 장의 저자도 이야기한 것처럼 이걸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사실 이걸 다 알기도 힘들다. 아마도 각 장의 저자들은 자신의 영역이니 해당 지표를 자세히 볼 것이다. 다른 영역까지 이렇게 보지는 않을 듯하다. 그러니 그 중에서 몇 몇 지표만 챙겨 봐도 되지 않을까한다. 각자 중요성은 서로 비중이 다르긴해도 말이다. 심지어 일부터 월까지 거의 매일 나오는 경제지표에 대해 어떻게 찾아봐야 할 지 알려준다. 생각보다 이런 지표를 어떤 식으로 봐야 할 지 알려주는 책이 별로 없다.

다음 장에는 원자재다. 평소에 원자재는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언제나 원자재는 위기가 오거나 급격히 가격이 뛸 때 관심을 갖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위기와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부분 원자재가격이 비싸면 우리가 실생활에서 피부로 느끼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가장 대표인 원유부터 금, 구리는 물론이고 농산물까지 자세히 나와있다. 개인이 원자재 투자는 어렵지만 경제의 큰 사이클 뿐만 아니라 현재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끝으로 최근 유행(?)하는 퀀트다. 퀀트라고 하면 어딘지 단순히 프로그램을 통한 투자처럼 읽힌다. 책에서는 퀀트에 대해 자세히 알려준다. 단순히 프로그램을 세팅하는 것이 아닌 그에 대한 기초를 알려준다. 퀀트가 개인에게 많이 유명해졌지만 애널분들 만큼 많이 애용하고 테스팅하는 분들도 없을 듯하다. 다양한 가정을 세우고 보여주는데 퀀트가 쓰이니 말이다. 책이 쉽지는 않지만 어떤 식으로 이런 분야 전문가들이 지표를 이용하고 활용하는지 아는데 도움이 된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책이 잘 안 읽히긴 한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탑다운에 대해 무엇을 봐야 하는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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