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으로 지은 집 - 가계 부채

 

금융위기가 벌어진지 어느덧 10년이 넘었다. 미국이라는 초일류 국가에서 금융 위기가 터지다니 생각하지 못한 일이었다. 금융위기가 한국같은 국가에서나 벌어지는 일로 알았다. 기축통화국가에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망할리는 없다고 봤다. 막상 금융위기가 오자 많은 금융기관이 망했다. 이를 구제하느니, 망하게 해야 하느니에 대한 논란도 많았다. 자본주의의 최첨단 국가답게 미국은 창조적 파괴를 항상 한다고 생각을 했던 국가였다.

잘 못하면 망하게 하는 국가. 취업이나 사직할 때도 깔끔하게 하는 걸로 영화같은 걸로 배웠다. 서로 쿨하게 회사도 '파이어'라는 한 마디에 그만 두는 국가. 그런 국가이니 회사가 망해도 깔끔하게 정리한다고 생각했다. 막상 덩치 큰 회사가 망하니 정작 한국과 그다지 다를 것이 없었다. 한국이 IMF 당시에 가혹할 정도로 회사를 전부 구조조정으로 망할 기업을 망하게 하더니. 꽤 아이러니하게도 지네 들이 그런 일을 당하자 우리게에 한 것과 다른 결론을 내렸다.

AIG와 같은 보험 회사에 구제 금융을 넣어 살려줬다. 자동차 회사에도 돈을 불어넣어 살려줬다. 이렇게 국가의 돈을 넣어 살렸는데 정작 해당 기업의 CEO는 엄청난 연봉을 받고 성과급까지 받아간 걸로 나중에 알려졌다. 이에 공분을 사고 난리도 났었다.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 어느서부터 잘 못 된 것이지를 알려주는 수많은 책이 나왔다. 당시에는 누구도 잘 몰랐던 구조화 부동산 펀드가 이 사단을 만들었다. 부채는 누가 뭐래도 부채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되었다.

당시에는 그 사실을 완전히 잊었다. 부채지만 안정한 부채라고 믿었다. 지나서 보니 믿은 것이었다. 당시에는 엄청나게 고도화된 데이터를 근거로 만든 펀드라서 안정 측면이 절대적이라 봤다. 리스크는 거의 없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담보대출이니 이보다 더 안전한 펀드는 없다고 봤다. 집을 소유한 사람들이 잘못 될 수 있어도 한꺼번에 다 잘못되기는 힘들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 중에 고소득자들이 받은 건 못 갚을 일이 전혀 없는 안전 자산.

비록 저소득층의 담보대출이 껴 있기는 해도 주택담보대출이니 특별히 위험한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 모두 확신했다. 혹시나 주택 담보대출을 갚지 못해도 대다수가 아닌 일부에게서 벌어질 일이니 감당 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이제는 안다. 그런 일이 벌어졌다. 안전하다고 믿었던 구조화 펀드는 없다. 그럴 일이 벌어질 리 없다는 일은 없다. 얼마든지 그럴 일이 벌어진다. 그로 인해 생각지도 못한 파산 효과가 펼쳐지면서 금융이 망가지면서 실물경제까지 함께 망가졌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저 금융이 망가졌을 뿐이었다. 어떤 기업도 처음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공장이 무너진 것도 아니고 일 하던 사람이 갑자기 사라진 것도 결코 아니다. 어제와 똑같은 일을 오늘도 하고 있었다. 단지 금융적인 문제만 생겼을 뿐이다. 그 금융이 실물경제를 전부 삼켜버리면서 최악을 상황으로 몰아갔다. 부채가 결코에는 문제였다. 부채 중에서도 담보대출이 문제였다. 저소득층은 감당할 여력이 되지 않았지만 금융기관은 뛰어다니면서 가입을 시켰다.

돈이 없어도 집을 구할 수 있었다. 집을 갖게 되면 자산가격이 상승했다. 주택 가격이 상승하며 또 다시 자산이 늘었다. 이런 선순환이 벌어지면서 너도 나도 주택을 매입했다. 모두가 너무 좋은 시절이었다. 빚으로 구축된 이런 세상이 무한정 갈 수는 없었다. 언젠가는 멈추기 마련이다.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고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받았다. 문제는 왜 그런 피해를 받았을 때 거대 기업이나 금융기관만 구제를 받는가 하는 점이다. 개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개인이 갖고 있는 빚을 탕감하면 모럴헤저드를 이야기하고, 큰 기업의 부채를 탕감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한다. 특히나 금융기관이 더욱 그렇다. 금융기관의 문제는 빚을 되돌려 받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그렇다면 금융기관이 아닌 개인에게 오히려 구제금융만큼 했다면 문제가 없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로 인해 개인은 들어온 돈으로 소비를 할 수도 있었을테고 말이다. 최근에 코로나 이후에 각 개인에게 직접적으로 돈을 뿌린 것은 이때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은 것은 아닐까.

<빚으로 지은 집>은 어떤 것이 문제였는지를 밝히는 책이다. 여기에 무엇을 하는게 오히려 좋았던것인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 대부분 경제 위기는 거의 대부분 가계부채가 커졌을 때 왔다. 가계부채는 어느 순간 쌓이고 쌓였을 때 터지기 마련이다. 가계부채는 금융기관과 연결되고 기업에 또 다시 관련된다. 직장을 짤리니 소비가 줄어들면서 기업은 어려워진다. 이렇게 경기가 망가진다. 가계부채의 위험성이 그렇다. 가계부채를 적당한 선에서 멈추게 하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핑크팬더의 되돌아보기 : 가계부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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