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 심리 - 이성 보다 감정


개인이 뭉치면 군중이 된다. 집단지성이라 말한다. 여럿이 모이면 그들이 갖고 있는 각자의 경험과 지식들이 쌓여 혼자면 불가능할 것들을 해결하는 걸 말한다. 그만큼 혼자보다는 여럿이 함께 할 때 훨씬 더 똑똑하다는 뜻이다. 정말로 그럴까. 이 부분은 케바케 라는 표현이 정확할 듯하다. 집단지성이라고 불릴 때도 있지만 군중이 될 때 인간은 엄청나게 이상한 짓을 한다. 논리적으로 이해 되지도 않고 이성적으로 볼 때 개인이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을 한다.
혼자면 좀 더 차분하게 이성적으로 판단 내렸을텐데 집단으로 있을 때 차마 거절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을 하지만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어..어..'그러면서 따라가게 된다. 지나고 나서 하지 말았어야 할 행동을 했다는 자책할 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대다수다. 나는 절대로 그렇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군중심리> 책은 세상에 나온지 이미 100년도 넘은 고전이다. 과거와 달리 현대인은 엄청난 정보와 지식으로 무장했다.
지난 100년 동안 발전 과정을 돌아 볼 때 그 이전의 수천 년보다 훨씬 더 큰 발전을 이뤄냈다. 우리 인간도 똑같이 그럴것이냐고 묻는다면 안타깝게도 전혀 그렇지 않다. 정보와 지식은 더 많아졌을지라도 인간의 행동양식은 여전하다. 과거보다 더 잘 살고 있고 편리한 생활을 한다고 결코 더 지혜로운 것은 아니다. 과거보다 훨씬 더 개개인의 지혜는 상승했을 것이라 본다. 글자의 전파와 교육 수준의 향상은 과거와 비교될 수 없다. 이런 개개인의 모이면 과거와는 다른 행동을 해야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여전히 과거처럼 군중이 되었을 때 개인의 이성은 사라진다. 군중이 되었을 때 이성보다는 감정이 우선이다. 아마도 집에서 혼자 조용히 스포츠 경기를 본다면 차분하게 관란했을 사람이다. 경기장에서 여러 사람과 함께 관람하면서 주변 분위기에 취해서 나도 모르게 혼자서는 절대로 하지 않을 행동하는 자신을 보게 된다. 어느 순간 '에이 모르겠다'하면서 자신을 놓아버리게 된다. 이런 부분이 꼭 부정적인 것은 아니고 긍정적으로 표출되면서 거대한 에너지를 분출하기도 한다.
책을 읽어보면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 스스로를 낮춰 비하할 때 '한국인은 어쩌구.. 저쩌구..'한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그렇지 한국인은..'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것은 한국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어느 사람이나 민족이나 국가나 동일하다. 군중이 되었을 때는 그렇게 변할 뿐만 아니라 금방 자신들이 한 행동을 잊는다. 언제 그렇게 했냐는듯이 동일한 상황에 또다시 부화뇌동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들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듯이 말이다.
제도와 법을 중요하게 여긴다. 개인간 다양한 분쟁을 해결하고 군중으로 살기 위해서 제도와 법은 필수요소다. 책에서는 제도와 법은 군중의 성격을 변화시키지는 못한다고 말한다. 아마도 이런 표현은 평소에는 제도와 법이 중요한 역할을 하며 개인들을 개인으로 머물게 만들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제도와 법은 버린다. 평소에는 느릿하게 움직이는 개인은 군중이 되었을 때는 번개처럼 움직이면서 미처 제도와 법이 영향력을 미칠 틈을 허락하지 않는다. 군중의 무서움은 그래서다.
군중이란 어떤 특정 집단이지만 무조건 대상을 규저하기는 힘들다. 누군가는 군중이 되지만 어느 순간 군중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자신이 속한 집단이나 민족이나 단체를 무조건 믿을 것은 못 된다. 이런 상황이 심심치않게 벌어지기 때문에 다들 군중으로 돌변했을 때 벗어나지 않으려 더욱 노력한다. 군중에서 탈락하는 순간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쓰디쓴 배신의 감정을 넘는 죽음의 고통까지 안겨준다. 과거에는 이런 죽음이 육체적 죽음이라면 현대는 정신적 죽음으로 변한게 다르다면 다를 뿐이다.
개인이 뭉친 군중이 되었을 때 엄청난 파급력을 지닌 감염을 체험하게 된다. 군중 속에 속했을 때 올바른 정신상태가 아닌 살짝 미친 감정을 경험하면서 혼자라면 고민했을 행동을 아무 생각없이 한다. 그렇기에 자신이 속한 집단을 위해서 개인의 희생을 당연시한다. 군중이 된 개인은 이성이나 차분함은 전혀 볼 수 없고, 감정이나 본능만이 그들을 지배한다. 그럴 수 있는 것은 군중에게는 차분한 사고보다는 눈 앞의 즉시적인 이미지가 더 최우선되면서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이미지 자체가 진실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얼마나 더 그럴싸하냐가 관건이다. 이미지를 추종하며 과잉 감정을 발산하면서 군중은 앞뒤 재지 않고 달려들고 달려간다. 현실을 자각하거나 진실을 보았을 때는 이미 늦는다. 그걸 알더라도 군중은 이를 거부하거나 거짓이라 매도하면서 자신의 광기를 정당화한다. 이런 군중을 움직이게 하려는 지도자의 이성적인 말과 글은 전혀 미동도 일으키지 못한다. 그들에게는 감정에 호소하고 단순한 이미지를 제시해야만 더 각광받고 위대한 지도자가 된다.
지도자는 위엄으로 군준을 다스린다. 위엄은 성공과 맞닿아 있다. 성공한 사람은 위엄을 갖고 군중을 지배할 수 있지만 그가 갖고 있는 성공이 허상이 되면 그 즉시 위엄은 함께 사라진다. 군중은 언제나 이성을 버릴 모든 준비가 된 상태다. 누가 이를 적절히 잘 이용해 먹느냐에 따라 자신의 이익을 충족시킬 수 있지만 그만큼 변덕스럽기에 언제나 군중에게 내쳐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한다. 최소한 군중이 갖고 있는 이런 특성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군중에 속한 내가 이성적으로 행동할 것인여부는 논외로 쳐도.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읽기 어려워.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개인과 군중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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