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탔습니다 - 여행기


지금까지 이런 저런 여행기 책을 읽었다. 여행을 간 횟수보다 훨씬 더 많은 여행 책을 읽었다. 다양한 여행책을 읽다보니 여러 조합으로 구성된 사람들의 모임이었다. 대부분 가족이 가장 많았다. 이상하게도 지금까지 아들과 아빠가 함께 다니는 여행책을 읽지 못했다. 엄마와 딸이나 엄마와 아들이 다니는 책도 읽었다. 이상하게 딸과 아빠나 딸과 아들의 여행책은 못 읽었다. 있기는 하되 내가 몰라 못 읽었다고 해야겠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읽게 되었다.
사람의 전체 인생에 있어 가장 인간관계를 맺기 힘들때가 아마도 사춘기가 아닐까한다. 같은 나이의 친구끼리는 모르겠으나 다양한 연령대가 모였을 때는 참 곤란하다. 언제 어떤 반응을 보일지 전혀 예측이 안 된다. 어려운 표현으로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말을 괜히 하는 것이 아니다. 사춘기 아이가 있는 집은 그런 면에서 힘들다. 오죽하면 중2병이라는 말도 있다. 북한이 중2가 무서워 한국을 남침하지 못한다는 표현도 있으니 다루기(?) 가장 힘든 연령대다.
이 책 <아이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탔습니다>는 중학생 아들과 아빠가 함께 여행을 떠난 이야기다. 그저 휴양지를 갔던 이야기라면 책으로까지 나오지 않았다. 대체적으로 이런 책까지 나올 정도면 다소 특이하거나 여행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산티아고 여행이 책으로 자주 나오는 이유가 그만큼 쉽지 않은 여정이라 그렇다. 그 여행에 비해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으나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탄 여행기를 다룬 책이다. 나중에 한국에서 북한을 넘어 이 여행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갖는 그 기차다.
책을 읽어보니 그게 생각보다 쉬운 건 아니었다. 국가마다 기차의 레일 크기 등이 다르다. 국가를 통과할 때는 그때마다 기차 바퀴를 전부 교체해야 한단다. 그로 인해 몇 시간이나 정차하면서 기다려야 하니 쉬운 여정은 분명히 아니다. 기차를 타고 가면서 정차를 할 때가 있는데 몇 분만에 끝날 때도 있지만 몇 십 분등으로 무척 다양하다. 그럴때마다 정착 장소를 머물면서 잽싸게 살펴보는 것도 시베리아 횡단 열차의 묘미라고 책을 읽으며 느꼈다.
여행의 출발지는 동쪽인 블라디보스토크였다. 영어도 아닌 친숙하지 않은 러시아 말을 해야 하는데 과연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중간 중간 내려 주변을 살펴보기도 하지만 꽤 오랜 시간을 기차에서 머물 지내야 한다. 이게 머문다는 표현이 몇 시간이 아닌 며칠이다. 며칠동안 기차에서 머물며 밥먹고 씻고 잠 자야 한다. 그나마 잘 수 있는 침대가 있으니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정작 그 여행이 쉽지 않을 뿐더라 편하지 않을 것이라는 건 충분히 예측된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심각하게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그림 그린다는 것에 대해 책을 읽으며 고려했다. 평소에도 그림을 그리며 좋다는 생각은 했는데 저자와 아들은 여행을 하며 그림을 그렸다. 화가는 아니지만 미술학원에서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그림을 배웠다. 여행을 위한 것은 아니었는데 여행을 떠나며 가볍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도구를 준비했다. 사진을 찍는 것도 좋지만 기억에 남고 인상적인 장면을 그림을 그린다. 그 그림을 책에 보여주는데 무척이나 색달랐고 부러웠다.
기차 여행이 강제적인 인터넷 세상과 차단이 된다. 기차가 운행하는 중에는 인터넷이 안 된다. 기차역에 도착해야 인터넷이 되면서 카톡이 울렸다고 한다. 기차 안에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생각하는 것 말고는 그런 면에서 할 것이 많지 않다. 책도 읽기는 했겠지만 말이다. 전 세계에서 동서로 움직이는 가장 긴 기찻길이라고 한다. 러시아는 워낙 넓어서 자동차도 움직일 수 없다고 한다. 거기에 지역별로 날씨가 천차만별이라 더더욱 자동차로 움직이는 것은 어렵다.
자연스럽게 도시와 도시를 이동할 때는 기차를 타고 다닌다고 한다. 친척을 만나기 위해서도 기차를 이용하니 러시아에서 기차는 필수다. 비행기도 있겠지만 가격이 비싸니 대부분 서민들은 며칠동안 기차를 타며 이동하는 걸 당연시한다. 러시아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어딘지 퉁명스럽다는 이미지가 헐리우드의 영향때문에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니 무척이나 친절하고 정이 넘치는 사람들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동양에서 온 부자에게 항상 친절하게 대하는 것을 보니 말이다.
책 내용에서 부자를 위협하는 내용은 없는 걸로 보니 가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곳도 아니고 기차에서 만나 수많은 사람들이 나온다. 한 번 탄 사람들과 며칠동안 함께 지낸다. 그들이 내리면 또다시 다른 사람들이 온다. 꽤 다양한 사람들과 직업과 가족구성이 있어 그에 대한 이야기만으로도 문화가 다르지만 같은 인간이라는 것도 알게된다. 저번에 내 블로그에 누군가 시베리아 횡단 기차여행했다고 나에게도 추천했는데 이렇게 책으로라도 간접경험을 해서 재미있게 읽었다.
증정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책에 소개된 그림아 다일까?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함께 여행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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