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 공감


대중적인 인기를 갖고 있지만 그다지 노출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 중에 한 명이 류시화 작가가 아닐까한다. 그는 시인이자 작가보다는 좋은 책을 번역해서 소개한 걸로 더 기억에 있다. 특히나 <내 영혼의 닭고기 수프>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류시화가 쓴 에세이는 꽤 인기가 있는 걸로 기억한다. 내가 지금까지 류시화가 쓴 책을 읽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최근 10년 이내에는 전혀 기억이 없다. 유명도에 비해서는 읽지 않았다.
류시화 작가의 책을 일부러 안 읽은 것은 아닌데 그동안 기회가 없었다고 해야겠다. 이번에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는 읽게 된 인연이 닿았다고 해야겠다.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이 책 스타일이 그렇다. 명상을 하며 구루를 만나고 인도 등을 자주 오고가는 작가의 성향이 그렇다. 책을 읽어봐도 단순히 에세이라고 하기는 애매하다. 자기계발도 어느 정도 연결되지만 명상 관련도 연관이 된다. 좋은 내용을 모아놓은 책이라고 해도 될 듯하다.
이렇게 표현하니 다소 나쁜 듯 보일 수 있지만 책을 무척이나 잘 읽었다. 심지어 책을 읽다 자주 멈췄다. 거기에 다양한 이야기 소재와 글꺼리를 시시때때로 던져줬다. 아주 소중하게 읽었다. 내용도 난 좋아 '그렇지!'하며 읽은 부분도 많았다. 몇 권의 책을 펴 낸 작가니 사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른 책에서 이미 자신의 스토리를 사례로 알려줬을테니 말이다. 내가 처음 읽어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저자 자신의 사례가 참 많은데 다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가식없이 솔직하게 자신의 못난 점까지 가감없이 전부 드러내니 말이다. 그게 작가의 숙명이긴 하다. 책 서두에 작가는 이야기 전달자의 숙명을 짊어졌다는 표현을 한다. 첫 번째 이야기를 읽고 그 다음 이야기도 읽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이다. 이 표현에 무척이나 공감했다. 나 스스로 지금은 작가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더 좋은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다. 힘들고 어렵고 능력의 한계를 느끼고 있지만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
작가가 꼭 직접 경험을 많이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간접 경험이나 상상으로 얼마든지 창작할 수 있고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 경험만큼 작가에게 소중한 자산은 없다고 본다. 많은 경험을 한 작가일수록 더 좋은 글을 쓰는 것은 맞다. 경험이란 한계가 있다. 한 인간이 수많은 경험을 전부 할 수는 없다. 1~2권 정도의 책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경험만이 전부는 아니다. 책에 나온 다양한 에피소드가 작가의 버라이어티한 경험에서 나온다.
완전히 찌질한 20대 전후부터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살게 된 30대 이후까지 골고루 뽑아낸 사례가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무엇보다 20대에 있었던 에피소드는 분명히 가진 것은 하나도 없고 힘든 삶이었지만 읽는 내 입장에서는 가끔 미소나 웃기도 하면서 읽었다. 어려운 시기를 의기소침하거나 눈물샘 자극하는 스타일이 아닌 위트있게 그려냈기 때문이다. 내 스타일이라고 할까. 누구나 어려운 시기가 있다. 그걸 어떻게 사람들에 보여줄 것인가는 작가의 선택이다.
나도 그런 시기를 보냈지만 단 한 번도 그런걸로 눈물 흘리며 말 한적은 없다.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도 있고 그런 걸로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것은 감성팔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당시를 오히려 위트있게 즐겁게 말하는 것이 차라리 내 인생에 대한 예의라고도 생각한다. 그 당시 어려운 것은 그것도 내 선택이다. 그런 시기에 더 노력한 것도 내 선택이고. 그 당시에 아무 생각없이 살아간 것은 지금 와서 그럴 뿐이지 그때는 꼭 그런 것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책 내용은 이런 것과 상관없는데 쓰다보니 곁가지로 흘렀다. 책 내용 중 재미있고 흥미롭고 좋았던 우화가 참 많았다. 우화는 아니지만 신기해 했던 내용은 언어였다. 남인도인이 '나누 그런 거 모린다'라고 이야기를 한다고 읽은 걸 그대로 한국어 뜻이다. 한국 말로 '나는 그런 것 모른다'는 뜻이니 말이다. 너무 신기했다. 완전히 다른 지역인데도 한국어와 비슷하게 발음되는데 뜻도 같으니 말이다. 이 챕터는 이것보다는 내 생각에 대한 이야기였다. 나는 내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내가 생각하는 것은 내가 생각한 것인지 남이 생각한 것을 내 생각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인지 말이다. 쓰고보니 어딘지 헛소리처럼 보이는 글이다. 여하튼 내가 생각하는 것은 내 생각일 필요는 없다. 아니, 정확히는 유일한 내 생각이라는 것은 없다. 언어가 다른 민족과 국가끼리도 이렇게 비슷한 발음으로 뜻도 같은데 고유한 언어라는 것 자체가 가능할까. 그처럼 내 고유한 생각이라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실제로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은 이미 누군가 알고 있는 걸 이어받아 알게 된 것들이다.
아울러 류시화의 글쓰기가 다소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내용과 내용을 연결하는데 어떤 추임새도 없다. 이럴 때 다소 뚝뚝 끊긴다는 느낌이 들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나름 색다른 글읽기 맛이 있었다고 할까. 내 글 스타일을 좀 더 발전시킨 느낌이 들었다. 나도 그런 식으로 쓰려고 하는데 아직까지는 연결하려 노력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서도 내용을 전개했다. 책 내용은 매 챕터마다 우화나 저자 이야기 등이 섞여 있었는데 나는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다른 책도 읽을까.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 소재를 많이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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