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공부 - 숨의 길이


공부에 대한 이야기는 늘 관심이 있다. 학교 때 공부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그저 학교에서 교실에 앉아있는 학생이었다. 집에 와서는 공부한다고 책상에 앉아 라디오를 듣거나 다른 짓을 했다. 생각해보면 학생 때 단 한 번도 제대로 공부라는 걸 해 본적이 없다. 정직하게도 하지 않으니 점수도 안 나왔다. 시간이 지나 성인이 되었다. 20대 까지도 딱히 공부라는 걸 치중하진 않았다. 다양한 걸 배웠기에 그걸 공부로 볼 수도 있긴 했지만.

남들이 볼 때 공부라는 형식에 어울리는 건 30대 들어서였다. 그마저도 대부분 책이라는 매개물을 통해서였다. 그때부터 제대로 된 공부라는 걸 했다고 할 수 있다. 남들보다 공부를 더 했는지 모르겠지만 공부에 대한 상당히 많은 책을 읽기도 했다. 공부라는 측면보다는 앎이라는 측면에서 궁금했다. 모르는 걸 끊임없이 읽었다. 탐구했다는 표현은 좀 과한 듯하고 그저 관련 분야 책을 읽었다. 모르는 걸 안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어제까지 전혀 몰랐던 내용을 독서로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좋았다. 제대로 된 제도권 교육을 통해 체계적으로 공부한 적이 없다. 흔히 말하는 어떤 분야든지 사파에 속한다. 선생이나 교수에게 체계적으로 하나씩 배우고 질의응답으로 만든 지식이 아니라 늘 이에 대한 자격지심도 있다. 모르면 모르는대로 늘 넘어갔다. 다행히도 이런 부분은 전부 책으로 해결했다. 다른 책에서 궁금한 점을 해결했기에 하나씩 알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공부에 대한 방법도 궁금해졌고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관심이 갔다. 꽤 많은 책을 읽었다. 공부에 대한 책도 상당히 많이 읽었다.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난 책을 통해 모든 공부를 하게 될 듯하다. 대학을 들어가 배우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효율성면에서 책을 능가하긴 힘들듯하다. 이 책 <공부공부>는 그렇게 자기계발적인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하리라 생각하며 읽었지만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저자는 자기계발에 대해 싫어한다. 부정적인 것도 아니고 싫어하는 뉘앙스를 팍팍 풍겼다. 재미있게도 정작 이 책은 난 자기계발로 읽었다. 분명히 자기계발적인 형식 책은 아니지만 이 책에 대한 카테고리를 난 자기계발로 놓는다. 이 책은 사회쪽도 아니고 말이다. 공부한다는 건 자신에 대한 탐구와도 맞닿아 있고 지적 호기심에 대한 탐구이기도 하다. 이걸 자기계발이라고 하지 않으면 어떤 분야로 넣어야 할 지 모르겠다.
저자는 자기계발에 대해 다소 무책임하고 뜬구름 잡는 식이기에 폄하한다. 난 그 부분을 부정하지 않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자기계발 서적을 읽고 노력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이 상당히 많기에 부정하긴 힘들다고 본다. 책 이야기로 넘어가지 않고 다른 이야기를 오래했는데 그만큼 이 책도 자기계발 요소가 가득하다. 수많은 자기계발 서적을 읽었고, 지금도 꾸준히 읽고 있는 내 관점에서는 그렇다. 물론, 책은 현재 제도적으로 공부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 지적한다.

특히나 이 책은 성인이 되어 하는 공부보다는 제도권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문제제기를 한다. 제도권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아마도 현직에서 공부와 관련된 강의나 가르치는 일을 하는 듯하다. 아쉬운것은 이에 대한 대안은 딱히 없다. 그저 현 상황에 대한 진단만 한다. 그 부분은 저자가 언급하지 않아도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대안을 제시했어야 ㅎ 하는데 그렇지 않았으니 난 자기계발로 읽었다.

책에서 제일 중요하게 여긴 개념은 내 입장에서 '숨의 길이'다. 제주 해녀들이 처음에 하는 것이 각자 숨의 길이가 어느 정도인지 아는 것이라 안다. 어줍잖게 무리를 하다 바닷속에서 죽을 수 있기에 각자 어느 정도 숨이 있는지 확인한다. 이것은 누구와 경쟁하고 비교하는 것이 아니다. 누구는 5분을 참고 누구는 2분을 참으니 5분을 참기 위해 노력한다는 관점이 아니다. 이건 위험하다. 바닷속에서 잘못하면 숨을 못 쉬어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신이 숨의 길이를 확실히 알고 그 안에서 일하면 절대로 문제가 생기지도 않는다. 무엇이든지 할수록 는다고 하니 숨의 길이도 계속 하다보면 어느 정도 늘어나지 않을까한다. 그럼에도 자신의 능력을 알고 그 안에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 특히 자기계발서 - 이런 점을 무시하고 너무 몰아부친다. 공부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각자 갖고 있는 재능이 있다. 영어로 재능을 'Gifted'라고 한다. 이건 어디까지나 선물이다. 받은 선물을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한계를 알아야 발전도 가능하다. 모르는 걸 모른다고 인정해야 이를 알기위해 추구한다. 모르면서 아는 체 할 때 큰 일이 생긴다. 이런 사람들로 인해 미리 사전에 방지할 수 있던 걸 못 막으니 더 큰 문제가 생긴다. 모른다는 걸 모른다고 하는 것 자체가 진정한 앎의 자세다. 모르니 알기 위해 배우고 익히는 것이다. 모른다고 했으니 알도록 노력하는 것이 다음 단계다. 이 책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너무 많은 사람들이 즉각적인 걸 위해 공부한다. 

진정한 공부는 당장 써 먹기는 힘들고 시간이 걸리지만 결국에는 피와 살이 된다. 다들 취직을 하거나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부에 매달린다. 나이를 먹어 공부를 중단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한다. 정작 좀 더 시간이 지나 내 주변에 뒤늦게 공부하러 난리다. 그 공부가 이 책에서 말하는 공부와는 다소 결이 다르긴 하지만. 그런 면에서 때가 되면 스스로 공부하게 마련이다. 바로 그 때가 진정한 앎의 세계로 가게 마련아닐까. 어차피 그 앎은 각자 몫인걸. 선물이니까.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자기 계발을 위해 얼마나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데.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각자 숨의 길이만 알아도 엄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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