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물정의 사회학 - 세속


어려운 책을 많이 읽으면 자연스럽게 어려운 용어로 글을 쓰게 될까. 가끔 번역서가 아닌데도 읽기 어려운 책을 읽을 때 그런 생각이 든다. 대체로 그런 책은 우선적으로 용어가 익숙하지 않으며 읽기 어렵다. 쉽게 쓴다는 것도 능력이면 능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같은 한글을 쓰고 있는데 왜 읽기 힘들까. 기본적으로 내가 갖고 있는 지식의 부족함은 인정한다. 그렇기에 나보다 수준 높은 사람이 쓴 글을 읽을 때 어려움을 겪는 건 당연하다.

다만 그럴때마다 내가 이해 못하는 것은 내용이 어려워서 인지 글을 어렵게 써서인지 고민하게 된다. 대체적으로 내 부족함으로 귀결짓지만 그래도 요상하다. 이런 경험은 법 관련 글이나 철학쪽 책을 읽을 때 대부분 그렇다. 그만큼 내가 그 분야에 익숙하지 않은 측면이 강하다는 걸 인정한다. 그나마 계속 읽다보니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세상물정의 사회학>은 다소 애매했다. 책이 분명히 쉬운 것은 아니지만 어렵다고 하기도 또 애매하다.

읽기 편하고, 쉽게 페이지를 넘길 수 없다. 꼭 곱씹어 읽을 것 같지는 없지만 휘리릭 넘기다보면 어느 순간 내가 책을 읽는 것인지 글자를 보고 있는 것인지 혼동된다. 사회학이 이렇게 어려운 학문이었나 생각도 든다. 기본적으로 이 책은 사회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현상에 대해 저자만의 스펙트럼으로 알려주는 책이다. 그 과정에서 매 챕터마다 연관된 책이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을 서평모음집으로 해도 큰 지장은 없지 않을까.

책 제목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세속에 대해 진단을 내린다. 워낙 다양한 분야에 조금씩이라도 걸쳐 이야기한다. 이런 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나 저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아닐까. 어딘지 사회학자라고 하면 다소 비평적이고 삐딱한 쪽으로 볼 것 같다.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선보다는 말이다. 이런 예상에 아주 부합할 정도로 저자는 세상에 대한 시선이 따뜻하진 않게 느껴졌다. 냉정하게 사회 현상을 바라보고 분석한다.

이건 전문가가 되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편향인 듯도하다. 어느 분야를 막론하게 신기하게도 전문가라 칭호를 받는 사람은 긍정적인 시선보다는 부정적인 시선인 경우가 많다. 워낙 다양한 지식을 쌓고 정보를 받아들이며 반복되는 현상에 체념하는 쪽이 아닐까.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비슷한 것이고 딱히 특별한 것이 없다고 느끼면서 그런 듯하다. 이런 이야기자체도 내가 갖고 있는 지독한 편견일 경우라 말 할 수 있다. 난 그렇게 느낀다.
책 내용은 거의 이야기하지 않고 엉뚱한 방향으로 흘렀는데 기본적으로 책을 읽고 느낀 것을 쓰는 스타일이라 그렇다. 그 부분이 꼭 책에 나온 내용이 아니더라도 무엇인가 생각하고 고민하고 이를 또 다시 나에게 적용하거나 세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관념이 된다면 족하지 않을까. 어차피 책에 나온 모든 내용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은 힘들다. 자신의 지적수준에 따라 이해의 폭도 다르게 마련이다. 나는 책에 나온 모든 것을 전부 이해할 정도의 지적수준은 안 된다.

더구나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포지션보다는 긍정적인 포지션을 좀 더 선호한다. 그렇게 볼 때 이 책은 이분법적으로 볼 때 긍정보다 부정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이건 사회학자로 현상을 분석하고 이를 해석하는 데 있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책에는 워낙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하고 있어 이걸 또 다시 내가 논하자니 너무 지면도 많아질 듯한 판단이 든다. 그렇기에 자꾸 딴 이야기만 이렇게 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

리뷰를 쓰며 저자 소개를 읽으니 사회 비판 성찰하는 걸 열정적으로 한다고 언급한다. 책 제목에 들어간 세속이라는 표현 자체에 이 책은 어떤 식으로 사회를 바라볼 것인지 이미 알려준다. 속물이 안 좋은 뜻으로 쓰이는 것처럼 세속은 속물들이 살아가는 세상이란 뜻이다. 그런 인간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바라보는데 긍정적으로 바라 볼 수가 없다. 오히려 꼴 사납다고 하거나 쯧쯧 거리는 것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그만큼 책은 신랄할 정도는 아니라도 사회현상에 대해 비판적이다.

기본적으로 나 자신이 속물이라 생각하기에 책에서 언급한 몇몇 현상이나 저자의 시선에 대해서 동의할 수는 없었다. 또한 너무 한 쪽 측면만 바라보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다. 기본적으로 난 어떤 일이든 한 쪽 측면만 있다고 보지 않는다. 한 쪽만 보는 것은 너무 편하고 쉽다. 세상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워낙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보지 않으면 제대로 된 본질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누구나 자기 욕심대로 살아가려 하겠지만 그걸 어떤 측면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른 해석이 가능한 것처럼 말이다.

속물이 자신이 속물이라는 걸 알고 행동할까, 모르고 행동할까. 스스로 속물이라는 걸 알면서 행동하기도 쉽지 않다. 본인이 자각하지 못하기에 속물이고 진상이 된다. 사회 규범에 어긋날 때 속물이다. 내 관점에서 어긋난 행동을 하는 사람도 속물이다. 속물끼리는 자기들끼리 다들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행동 아닐까. 어느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이렇게 똑같은 것도 달리 볼 수 있다는 것이 내 입장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이면이 있다는 걸 늘 염두에 둬야한다. 뭐, 이 책은 나름 흥미롭게 읽었는데 정작 리뷰는 완전히 상관없이 쓴 듯하다. 이것도 리뷰쓰기의 묘미가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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