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다! 퀀트 투자 - 인내를 갖고


처음 주식 관련 책을 읽을 무렵에 국내저자는 정말 읽을 책이 없었다. 아무래도 번역서는 외국에서 검증된 투자자가 낸 책이니 내용도 훌륭했지만 국내저자는 믿기 힘들었다. 한국에도 2010년이 넘으면 괜찮은 책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했다. 개인이 주식투자를 한지도 그정도면 10년도 넘는 시기가 되었을 듯하고 그 중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나올테니 예측했다. 생각처럼 2010년이 넘어가며 괜찮은 책이 과거에 비해 꽤 많이 나왔다.

아쉽게도 여전히 국내 저자가 쓴 책은 어딘가 애매했다. '이렇게 돈을 벌었어요'류가 다수였다. 원하는 부분은 그런 게 아니라 어떻게 투자하고 어떤 식으로 기업을 발견하는 등이었다. 외국 책은 대체로 그런 걸 알려주는 책이다. 최근 들어 그런 책이 하나씩 나오고 있다. 막연히 주식 투자로 성공했다류가 아니다. 누구나 특정 기업의 과거를 이야기하며 수익률을 공개하는 것은 쉽다. 그건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사실이 상승했고 그 이유를 슬쩍 들어밀면된다. 

요즘 주식 관련 책들은 점점 어떤 방법으로 주식투자를 해야 할 지 알려준다. 흔히 말해서 책을 읽고 따라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중요한 것은 그거 아닐까. 내가 이렇게 투자했다가 아닌 '너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테니 해 봐!' 이 책 <할 수 있다! 퀀트 투자>가 그렇다. 그것도 아주 다양한 방법을 보여준다. 이 중에서 가장 자신과 맞다고 생각하는 투자 방법을 써 보라고 권유한다. 이를 위해 아주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다.

그것도 자신만의 방법이라고 하지도 않는다. 이미 수많은 논문과 데이터로 검증된 방법으로 설명한다. 게다가 이미 투자 세계에서 성공한 투자자들의 방법을 근거로 이를 대입해서 보여준다. 거짓말 하나도 보태지 않고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당장 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같이 생긴다. 무엇보다 책에서 자세하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소개하고 있어 나도 충분히 책 제목처럼 할 수 있다고 믿게된다. 실제로 할 수 있을지는 해 봐야 알겠지만.

책 초반에 아주 중요한 개념을 설명한다. CAGR(Compound Annual Growth Rate)는 연복리 수익률인데 기하평균이다. MDD(Maximum Draw Down)은 변동폭이다. 모든 방법은 이 두가지 개념으로 비교한다. 거기에 1년에 한 번씩 리밸런싱으로 변화를 준다. 이게 전부다. 우리는 수익률은 높고 변동성은 낮게 하고 싶다. 대부분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은 이 둘을 다 갖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실제로 주식투자를 한 후 변동성에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
그 부분은 어쩔 수 없이 감안하고 감내해야 한다. 이 책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하는 방법과 공격적으로 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지만 그 변동성을 없애는 전략은 없다. 상대적으로 변동성을 덜 보여주는 전략을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럼에도 대부분 책을 읽은 사람은 아마도 공격형으로 할 것이다. 이왕 투자하는 데 좀 더 수익을 올리는 걸 지향하는 것은 인간의 당연한 탐욕아닌가. 그만큼 변동성을 감수해야 하는데 이걸 결국 해내지 못하기에 쉽지 않다.

책에서 소개한 다양한 방법 중 자신에게 맞는 걸 찾아 2~3개 이용해서 하라고 하는데 이 모든 것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 힘들다. 그렇기에 자산을 모으는 것이 힘들지 않을까한다. 재미있게도 저자는 제임스 오쇼너시가 결론을 후반에 써 책이 흥행에 실패했다고 하는데 정작 본인도 '강환국 전략'이라는 걸 책 마지막에 가서야 소개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전 모든 전략을 전부 읽고 이해 한 후에 자신이 만든 방법을 적용해야 하기에 그렇다.

책을 읽으면 돈 벌기가 이렇게 쉽나라는 생각마저 든다. 여기서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저자도 언급했듯이 이건 이성이 지배할 때만 가능하다. 막상 이 전략 중 하나를 실천하다보면 반드시 인간의 본능이 뛰어나와 포기하고 싶게 된다. 이를 극복해야만 저자가 소개한 CAGR 20% 이상을 달성한다. 이를 한 사람이 바로 워렌버핏과 같은 사람이고. 책을 읽다보니 여기서 소개한 여러 전략중 일부는 이미 알고 있었다. 심지어 난 그것들을 출력해서 책상에 붙혀놓고 자주 보기도 했다.

문제는 그걸로 끝냈다. 그 방법을 활용해야지 하며 기업 필터링을 하려니 좀 망막했다. 벌써 10년은 된 것 같은데 그러다보니 기억 저편으로 사라졌다. 이 책처럼 아예 필터링을 한 후 몇 종목으로 분산할 생각을 못했다. 또 하나는 많은 투자자가 우선적으로 PER, PBR, BPS등의 방법으로 기업 분석을 해서 수익을 내야 한다고 했다. 난 그 정도도 하지 못하고 어줍잖게 워렌 버핏 흉내를 내려고 했다는 걸 알았다. 더구나 한국에서는 소형주로 책에서 소개한 방법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수익을 낼 수 있다.

책을 읽고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연평균 20% 수익을 몇 십년 동안 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해 본 사람은 안다. 정말로 난 투자를 쉽게 하고 싶다. 더 깊게 하는 사람들은 그 영역이 정말로 흥미롭고 재미있어 지적 탐구까지 간 사람들이다. 난 그 단계까지는 못간다. 흥미롭게도 읽다보니 조금만 노력하면 주택 투자에서도 얼마든지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했다. 물론 주택은 주식과 달리 현장을 가야하는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필터링하는 것도 괜찮을 듯한 생각이.

솔직히 저자 소개를 읽고 넘사벽이라 생각했다. 책도 어려운 용어와 방법을 소개할 것이라 생각했다. 막상 읽으니 아주 쉽고 이해하기 편하게 썼다. 내가 미국상황을 모르지만 이 책은 번역되어도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을 듯하다. 읽어보니 좋은 책이다. 어줍잖게 주식투자한다고 이것저것 하지 말고 이 책에 소개된 전략 중 하나를 해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정 뭐하면 아주 적은 금액으로라도 실천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럴려면 종목분산이 힘들겠지만. 그래도 난 해보려고 한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필터링을 개인은 어떤 툴로 해야 하나.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읽고 실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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