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VS 서울보통시 - 역사


내 의지와 전혀 상관없었다. 내가 지금 서울에 살고 있다는 사실은. 여기서 태어났기에 다른 선택은 없었다. 부모님이 계속 서울에 살았기에 다른 걸 생각해 본 적도 없다. 지금까지 주구장창 서울에서만 자라왔기에 서울의 과거는 그래도 조금 안다. 그저 여기서 나고 자랐기에 가능하다. 반면 지방은 갈 일이 거의 없어 몰랐다. 학생 때도 지방을 간다는 것은 엄청난 이벤트였다. 지금은 교통망이 워낙 발달해서 지방을 간다는 것이 그렇게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가끔 서울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는 분들을 만나게 된다. 서울 토박이라 그 정서는 잘 모른다. 나같은 사람이 서울에 상당히 많은 걸로 안다. 이들에게 서울에서 벗어나 살아간다는 것도 생각해 본 적이 거의 없다. 그다지 좋은 주거 환경이 아니더라도 서울이 아닌 곳에 살아간다는 걸 굳이 생각하지 않았다. 정작 이런 서울의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어느 정도 조금은 알지만 지금의 서울이 된 역사와 전통 등은 알지 못한다. 관련 책은 꽤 있지만.

나름 서울에 오래도록 살아 서울 곳곳에 어느 정도 추억은 조금씩 있다. 이건 동서남북에 골고루 펼쳐져 있다. 어릴 때 친구들이 서울 곳곳에 살며 생긴 추억도 많다. 추억해보면 서울은 참으로 엄청나게 변했다. 내가 살고 있는 곳만 해도 몇 십층짜리 빌딩이 들어서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인 <서울특별시 VS 서울보통시>는 서울의 역사와 도시의 변천사를 알려준다. 언제 지금같은 서울이 정립되었는지 과거부터 하나씩 궁금증을 해소해준다.

서울은 신기하게도 순수 한국말이다. 한자어가 곳곳에 지배하는 상황에서 특이하다. 일제 시대에 일부러 한자로 표기하기도 했었는데 말이다. 서울은 미군정의 선물이라고 한다. 한자로 표현하려 했으나 미군정이 서울로 표기하는 걸로 결정해서 지금까지 우리는 서울이라는 순수한 한국말을 쓰고 있다. 이마저도 이승만 전 대통령이 자신의 아호로 서울 표기를 변경하려 했단다. 반대 여론에 직면하기도 하고 4.19가 이후에는 유야무야되며 지금의 서울 명칭은 살아남게 되었다.

책에서는 명칭에 대해 참 많은 이야기를 한다. 서울의 명칭에 대해 아쉬운 점이 많다는 것이다. 원래 의미가 사라졌거나 좋은 이름이 변경되었다는 것이다. 북학산은 북악산이나 백악산이 맞다고 한다. 정확하게는 백악산이 원래 표현인데 지금은 북한산으로 불리고 있어 아쉽다고 전한다. 이런 식으로 시대가 지나고 일제시대를 거치고 건국 초기에 한자와 관련되며 좋은 이름이 변한 것은 다시 되돌리기를 원하는 듯했다. 이제와서 그러기는 힘들 듯하지만.
북촌은 주로 노론이 거주하던 곳이다. 조선시대를 실질적으로 100년 넘게 지배했던 노론이 주로 거주하던 곳이 북촌이다. 과거 서울은 청계천을 기준으로 나눠졌다. 청계촌 위인 북촌을 제외하고 서촌에 살던 양반이나 남쪽에 살던 일반인이 있었다. 이렇게 협소하던 서울의 구분은 시간이 지나며 이제는 한강을 기준으로 나눠졌다. 서울이 그만큼 성장하고 개발되며 지역이 넓어진 결과다. 지금의 서울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를 정도로 넓다.

주로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다보니 대체적으로 광화문 주변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서울은 전통적으로 한국의 모든 것이었다. 조선시대를 보더라도 서울이 곧 조선이나 마찬가지라고 한다. 한국의 중심인 서울은 대부분 일본이나 중국처럼 해당 국가의 모든 것이다. 서양 국가와는 다소 성격이 달리 동아시아국가는 본다고 저자는 말한다. 특히나 서양과 달리 이들 동아시아는 수도에 대한 연구를 하고 따로 학문이 있다. 

조선시대부터 서울 시장은 중앙 정치 무대에 등장하고 회의에 참석할 수 있었다. 이런 방식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마지막은 강남과 아파트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를 한다. 아파트에 대한 엄청난 부정적인 시선을 저자는 갖고 있다.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난 본다. 책에서는 아예 아파트는 향후 사람들이 거주하지 않을 것이라 주장한다. 책이 2017년에 나왔는데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이 다소 의아했다.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이 아파트를 선호하는 듯한데 말이다.

나도 아파트에 거주하지 않지만 - 해 본적도 없지만 - 주변 수많은 사람들이 아파트를 선호하는 걸 안다. 모든 편의시설 등이 아파트에 집중되는 것이 불만이긴 하지만 그렇기에 사람들이 선호한다. 이런 걸 무시하거나 외면하면 안 된다. 외국과 다른 주거유형이라고 부정하는 것은 한국 사회의 본질을 보지 못하는 것이라 본다. 한국 사회가 그렇게 발전했다면 향후에도 그럴 가능성이 더 큰다. 프랑스 학자인 발레리 줄레조의 <아파트 공화국>은 유명하지만 오래된 책이고 그는 어디까지나 프랑스인으로 바라본 시선이다. 10년 동안 연구를 했다고 해도 한국 사회에 살며 느끼는 그 미묘한 것까지 체크할 수 없다. 난 아니라고 본다.

한국 사회는 향후에도 분명히 아파트가 여전히 살아가고 싶어 할 것이다. 오히려 아파트는 점점 더 괴물처럼 더 살기 좋은 주거 유형으로 변하고 있다. 서울에 아파트가 많다는 주장도 다소 이상했다. 내가 알고 있는 정보와는 다소 달랐다. 서울은 전국에서도 유독 아파트가 적은 지역이다. 연립, 다세대, 다가구, 단독이 더 많다. 이런 점을 제외하고는 책은 서울이라는 지역에 대해 여러 가지를 알려주고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같은 내용이 자주 반복된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서울의 과거가 궁금하다면.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698535488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 - 주택역사

http://blog.naver.com/ljb1202/220716565676
아파트 - 역사

http://blog.naver.com/ljb1202/220708029433
서울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어디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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