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베이션 코리아 - 어떻게 이룰 것인가


NASA는 나같은 사람도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과학의 집대성이라는 느낌마저 갖고 있다. 우주에 우주선을 보내는 곳이라는 이미지는 영화 때문에 생겼지만 아마도 맞지 않을까. 그런 대단한 곳에 실무 책임자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커다란 호기심이 생겼다. 그 정도로 대단한 곳에 한국인이 있는데 알려지지 않았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한국 언론의 속성상 충분히 소개되었을텐데 말이다. 아마도 내가 그다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그럴 듯도 하다.

가장 최첨단 기관에서 있으니 어떤 이야기를 할지도 궁금했다. 책 초반에는 갖고 있던 우려가 맞아 떨어진 느낌이었다. 관료는 아닐지라도 거대 기관에서 근무하는 사람의 다소 딱딱하고 경직된 사고. 19세기와 20세기에 벌어진 주요 발명품에 대해 설명한다. 읽으면서 약간은 나열하는 느낌이 들며 굳이 이렇게 알려주는 이유를 몰랐다. 이렇게 책이 진행된다면 재미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2장으로 넘어가며 내 생각은 변했다.

21세기 전까지는 단독으로 얼마든지 발명되고 인류 역사에 보탬이 되지만 21세기가 되며 그럴 수 없다. 여러가지로 융합되고 이노베이션되어야만 가능하다. 그걸 알려주기 위한 방법이었다. 자신만 잘하면 되는 시대가 아니다.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우리끼리 잘 만들고 이를 토대로 세상에 내 놔도 얼마든지 사랑받고 각광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이를 위해 융합이 필요하다. 완전히 무에서 출발한다. 서로 전혀 연관 없는 사람이나 단체끼리.

각자 자신이 잘 하는 걸 서로 분담해서 만들면 새로운 것이 나오지 않는다. 그저 충실히 자신들에게만 집중하며 단지 좋은 제품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뿐이다. 반면에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어떤 화두를 던져준다. 이들은 자신들과 전혀 상관없다. 그걸 풀어내기 위해서는 각자 무에서 서로 출발하며 서로 머리를 맞대고 의논한다. 조금씩 조금씩 발전하며 드디어 각자 갖고 있는 분야별 지식과 정보가 결합되며 실행타당한 제품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이것이 바로 21세기의 이노베이션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어느 바이올린 연주자가 일자리를 잃었지만 자신의 자동차를 빌려주고 에어비앤비로 운영하며 오히려 이전보다 더 많이 번 사례를 알려준다. 이처럼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본인이 갖고 있는 걸 빌려주며 돈을 벌 수 있는 세상말이다. 아직까지 이런 공유경제는 확실히 정립되지 않아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 미지수지만 새로운 세상이 우리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신세계 개척의 시대, 정복의 시대, 상업의 시대, 부의 시대, 지성의 시대, 타락의 시대순으로 해당 국가는 발전한다. 현재 한국은 부의 시대에서 지성의 시대로 넘어가는 단계다. 아직 부의 시대가 끝나지 않았다. 특징은 돈 버는 것에만 집중하고 나라의 이익보다 개인의 개인을 더 중요시한다. 돈벌러 오는 외국인 숫자도 늘어난다. 지성의 시대는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노력한다. 논쟁이 벌어지며 인간의 지식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는 자만심이 팽배해진다.

책에서 제일 중요한 개념은 '가장 잘 발달된 나라 신드룸(Most Developed Country Syndrome)'이다. 선진국은 이미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있다. 새로운 기술이 받아들여지고 이노베이션에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책에서는 미국의 발달된 고속도로가 고속철도계획을 진행시키지 못한 사례를 든다. 워낙 고속도로가 잘 발달되어 당장 아쉽지 않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각종 연관된 기관과 인원이 많이 이들이 방해를 하기도 하며 새로운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한다.

발달되지 못한 국가나 제도 등은 기득권이 없어 더 빨리 추진되고 진행된다. 무엇인가 지금보다 더 개선되는 무엇인가를 다들 원하기도 한다. 개발국이 빨리 성장하고 응집력을 보여주는 이유다. 선진국은 반대로 뭘 하나를 하려해도 의견 개진을 해야 하고 다양한 이권에 대한 배려도 해야한다. 시간만 속절없이 흐르며 이미 늦을 때도 많아진다. 이는 국가가 아닌 기업에도 똑같이 적용되어 '가장 성공한 기업 신드룸'이 나타난다.

한국은 기초 체력은 괜찮다. 여러 부분 에서 앞선 지표들도 많다. 이럼에도 전체적인 이노베이션에서는 상대적으로 순위가 아래다. 아시아에서 싱가포르가 가장 앞서 있지만 그들도 한국의 중화학 공업으로 되어있는 것은 부러워한다. 이처럼 한국은 얼마든지 지금보다 훨씬 더 이노베이션 된 국가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 지 저자는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런 점을 받아들이면 지금보다 더 잘 될 것이라고 말이다.

여기서 중요한 지점은 바로 경제성이다. 아무리 창조성있고 이노베이션한 것이라 해도 경제성이 없으면 아무 쓸모가 없다. 기가 막힌 제품을 만들어도 사람들이 쓸 수 있는 경제성이 없다면 다들 외면한다. 그런 제품을 여전히 미완이고 해결할 때까지 창고에 쳐박혀 있을 운명으로 변한다. 다소 덜 이노베이션해도 차라리 경제성 있는 점이 훨씬 더 쓸모이고 효용적이다. 오랜 시간동안 미국에서 가장 창의력 있는 곳 중 한 곳에 있던 저자가 하는 이야기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내용이 다소 끊어지는 느낌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나도 이노베이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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