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가치 - 부동산


주식은 좋은 책이 참 많은데 부동산은 이에 반해 드물다. 부동산이 지금까지 주먹구구식으로 거래되고 투자된 관계로 부동산 책은 좋은 책이 드물었다. 대부분 난 이렇게 부동산 투자로 성공했다는 책이 거의 대다수였다. 이런 책들도 부동산 경매처럼 약간 특수한 사례로 수익을 냈거나 지역을 선정해서 매수했더니 시세 차익이 났다는 내용이 거의 대다수다. 부동산이라는 특성상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주식은 금융이라 보다 정교하고 수치로 나오는 것들이 있다.

부동산은 지금까지 이런 면에서 소홀히 된 측면이 강하다. 교수들처럼 이론적으로 계산하는 방법을 통해 가치 계산을 한 경우도 있지만 그마저도 약간 고리타분하고 너무 장황한 측면이 강했다. 책을 읽으려니 성공했다는 책은 가슴이 뜨겁지만 적용하기 힘든 특수한 사례로 이뤄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론적인 부분은 주로 교수같은 사람들이 펴 내는데 읽기에 딱딱하고 재미없다. 둘 다 적용하는 것이 그다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다.

몇 번의 상승과 하락 싸이클을 한국 부동산이 경험하며 이제 부동산도 주먹구구보다는 이론이 접목된 경우가 많다. 여전히 나 이렇게 했다는 류의 책이 많지만 이론적으로 어떻게 부동산에 접근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 많아졌다. 이건 전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좋은 덕분이다. 부동산이 나쁘면 이런 책이 출판되기는 힘들다. 무척이나 많은 책이 시장에 나오는데 어떻게 보면 재미없지만 유익한 부동산 책이 나오는 지금 시점에 감사할 일이다.

그런 책 중에 하나가 <공간의 가치>다. 굳이 PhD를 넣은 것은 스스로 자부심의 발로라 여긴다. 부동산을 접근하는 수많은 방법 중에 우리가 소홀히 여기는 것은 바로 부동산 자체의 본질이다. 부동산은 공간을 차지한다. 그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어떤 공간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어떤 공간은 오라고 해도 가지 않는다. 이런 이유가 왜 생기는 것인지부터 고민하는 것이 부동산의 출발이다. 단순히 싸다, 비싸다가 아닌.

이를테면 똑같은 브랜드의 똑같은 아파트가 지역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심지어 똑같은 평에 건축된 년도와 월도 비슷한데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굳이 그 공간에 대해 사람들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구입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집객효과라고 하여 사람들이 더 모여드는 곳과 그렇지 않는 공간이 있다. 이런 걸 이론적인 토대로 탄탄하게 알려주는 책이 <공간의 가치>다. 너무 장황하고 어렵게 설명한 측면도 분명히 있지만 말이다.
아마도 이 전에 이론적인 측면으로 부동산에 대해 알려주고 그 역사를 소개하는 책을 읽지 않았다면 이 책은 훨씬 더 크게 와 닿았을 것이다. 다른 책에서 읽었기에 이 책에서 소개하는 개념이나 이론은 다행히도 친숙했다. 감정평가사라는 위치다운 이야기를 이 책에서는 해준다. 덕분에 교수가 쓴 책에 비해 덜 딱딱하고 투자자가 쓴 책에 비해 훨씬 더 이론적으로 탄탄하다. 인간은 공간에서 살아간다. 인류가 발전하며 단순히 공간에서 거주하던 삶에서 공감을 개발하고 이용하며 살아가게 되었다.

개발하기 전에도 인류는 천연의 자연환경과 다양한 위험요소가 제거된 위치에 터를 잡았다. 이런 기본은 시간이 지난 지금도 다르지 않다. 지금은 교통이 발달하고 기술이 발전하며 위치에 얽매이지 않고 얼마든지 건물을 건설할 수 있다. 한국은 특히 택지를 개발하고 이곳에 도시를 만들며 발전시켰다. 그렇다고 이들이 기존 도심보다 더 좋으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 기존 도심은 이미 인간 스스로 살기 좋은 곳이라 판단해 오래도록 거주한 곳이다. 노후화되었을 뿐.

한국만의 독특한 제도와 환경에 따른 부동산이 있지만 외국과 비슷한 것도 많다. 인간이 살아가는 거주 공간은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런 공통점과 차이점을 책에서 설명하는데 단순히 카더라가 아닌 정확한 팩트에 근거해 알려준다. 지금까지 부동산이 주먹구구인 가장 큰 이유는 금융과 제대로 접목되지 못했기 때문이라 본다. 외국은 금융과 부동산 접목했지만 말이다. 이 책에서는 부동산 위주지만 내 생각에는 부동산이 갈수록 금융에 종속화된다. 

종속화되며 부동산의 정확한 수익률이 나오며 계산가능해진다. 이럴 때 금융은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 지금까지 한국의 부동산에 대기업이 뛰어들지 않고 판매만 한 이유다. 이제 서서히 공간에 대해 가치를 계산하고 이를 수치화 할 수 있게 된다. 외국에서 한 일을 한국이라고 언제까지 외면만 할 수는 없으리라 본다. 갈수록 부동산을 바라보고 접근하는 방식이 단순히 좋아서가 아닌 이론저긍로 어느 정도 기초지식이 있어야 할 가능성이 크다.

꼭 이론적으로 탄탄하게 알아야 할 필요는 없지만 싸 보인다는 감만으로는 투자하기 점점 힘든 투자대상이 되어간다. 당장은 아무런 보탬도 되지 않고 즉각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 책이다. 그렇다고 이런 책을 읽지 않는다면 시간이 갈수록 자신이 하는 방법에 있어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되고 어쩔 수 없이 남만 따라가게된다. 좋을 땐 상관없는데 나뻐질 땐 이런 사람에겐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도 모르게 된다. 입에 좋은 약이 달지 않다는 생각으로 읽어야 할 책이다. 

다만, 책은 좀 어렵게 써져있다. 이해는 되지만 금융적인 계산도 많고 전문 용어도 많다. 굳이 그렇게까지 어렵게 할 필요는 없었으리라 보지만 저자 입장에서는 그런 표현이 너무 자연스러웠을테니 내가 뭐라고 하긴 좀 그렇고. 대체적으로 2/3부분까지는 흥미로운데 뒷 부분은 다소 그랬다. 그런 면에서 일반인보다는 보다 학구적으로 부동산에 접근하고 싶은 사람에게 딱인 책이다. 지적으로 가려운 면을 긁어주기도 하는 책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쉽게 쓰긴 힘들었겠지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탄탄한 이론적 토대를 위해.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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