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의 버릇 - 정신 차려야


이 책인 <판단의 버릇> 저자가 마이클J. 모부신이라 신간이 출시된 걸로 알고 택했다. 꽤 좋은 내용으로 좋은 책을 많이 펴 낸 저자다. 여러 차례 <내가 다시 서른살이 된다면>책을 소개한 저자다. 운과 실력에 대한 이야기를 설득력있게 데이터를 근거로 알려준 책이라 내가 성공에 대한 판단하는데도 영향을 미쳤다. 책을 읽다보니 상당히 이상했다. 신간이라고 하기에는 사례들이 오래된 이야기를 하고 있어 한국이 아닌 미국 출판 년도를 보니 2009년이었다.

이러다보니 약간 철지난 책을 읽는 느낌이 든 것은 사실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사례뿐만 아니라 경제학자들도 이제는 한국에서도 많이 알려졌다. 그런 면에서 번역이 아쉬웠다. <판단의 버릇>에서 소개하는 책이 있는데 그 책들이 이미 한국에 번역출판되었는데도 번역된 책 제목으로 하지 않고 원문을 그대로 책제목으로 알려준다. 이를테면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문명의 붕괴>를 <붕괴>로 번역한 것은 원문에 충실한 듯한데 아주 약간만 신경쓰면 되었을텐데 말이다. 내가 알 정도 책인데 말이다.

이런 점을 제외하면 책은 좋다. 단순히 행동경제학에 따른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 투자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책 제목처럼 올바른 판단에 도움을 준다. 이런 면에서 한 편으로는 교수라는 지위와 미국이라는 점은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이런 책을 읽을 때 어떤 사람은 이미 뻔히 아는 내용이라고 폄하한다. 다른 책에서도 언급되는 내용이 다수 나오기에 그런 비판은 일견 틀린 것은 분명히 아니다.

그건 내가 쓴 책들에서도 공격당하는 지점이다. 어차피 해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자신만의 시선을 갖고 그런 걸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책을 읽는 이유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 난 책을 읽을 때 단 5~10%만 얻는 것이 있으면 된다는 입장이다. 수많은 책을 읽었다. 중복되는 사례가 많고 여기저기서 반복된다. 그렇다고 그 책이 별로라는 것은 아니다. 그 책에서도 얻을 것이 있다. 책을 읽는 이유다. 

책을 읽는 이유는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을 더 고정하고 편견에 사로잡히는 것이 아니다. 확장하고 반대 이야기도 듣기 위해서다. 수많은 책을 읽어도 발전이 없고 특정 생각에 함몰되는 이유는 자신이 읽고 싶은 책만 취사선택해서 특정 사고를 더욱 공고히 한다. 이럴려고 책을 읽는 사람이 꽤 있다. 자신과 반대되는 사고와 뷰를 갖고 있는 책도 읽어가며 늘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야하는데 그렇지않다. 그런 책을 읽고 오히려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과 다르다고 비야냥거리고 저주를 퍼붓는다.
이런 것들을 꺼내 장황하게 설명한 것은 바로 이 책 <판단의 버릇>에서 알려주는 핵심이라 그렇다. 우리는 많은 판단을 한다. 주체적으로 스스로 확신을 갖고 결정한다. 흔들림없이 맞다고 믿는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내린 결정과 조언을 받아들인다. 절대로 그렇지 않다. 판단은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내리는 경우가 많다. 자신은 고민과 조사와 분석으로 내린 확고한 판단이라고 여기지만 실제로는 자신도 모르게 상황과 분위기에 몰려 그렇다.

우리는 모르지만 잘못된 판단 내리는 다양한 상황을 설명한다. 단지 목차만 봐도 알 수 있다. 외부 관점은 무시하고 내부 관점에서만 집착하는 버릇, 그럴듯해 보이는 것에 만족한 책 다른 대안들을 보지 않는 버릇, 명백한 통계학적 증거보다 전문가의 말을 더 믿으려는 버릇, 주변 사람들과 상황에 휩쓸리면서도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버릇, 시스템의 역할은 못 보고 개인의 능력에만 의지하려는 버릇, 상황이 달라졌는데도 예전 성공 법칙을 고수하려는 버릇, 치명적 결과를 몰고 올 사소한 변화를 눈치 채지 못하는 버릇, 평균으로 돌아갈 것을 모른 채 한때의 좋은 성과가 영원할 거라 믿는 버릇.

책 목차만 보고 무슨 이야기를 할련지 안다면 이쪽 분야 책을 많이 읽었다는 뜻이다. 뭔지 잘 모르겠다면 이 쪽 분야에 아직 입문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내가 할 말은 입문해야 한다. 자신도 모르게 내리는 판단이 멍청할 때가 많다. 나는 똑똑하고 대단하고 세상의 중심이라고 여기겠지만 그저 티도 나지 않는다. 그런 불일치가 무엇때문에 나타나는지 알려준다. 그것도 나보다 훨씬 더 똑똑하고 대단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명망있는 사람의 사례를 통해 배운다.

주변에 성공한 사람이 왜 적은지 궁금한가. 상황이 달라졌는데도 예전 성공 법칙을 고수해서다. 열심히 전문가 말을 믿는데 왜 잘 안될까. 전문가가 아니라 바로 내가 중요하다. 각 개인이 내리는 판단에 따른 결과가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내가 한 행동이 바로 핵심이란걸 깨닫지 못하면 계속 전문가 말만 믿고 실패한다. 이렇기에 최근 빅데이터가 각광을 받고 있다. 일반 대중 다수가 내리는 행동의 결과를 통해 사실을 알 수 있게 해주니 말이다.

이런  책을 이미 읽었기에 안 읽어도 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왜냐하면 어차피 읽어도 똑같다. 여기에 나온 이야기를 듣는다고 책에서 지적한 행동을 하지 않을것이라 보는가. 여전히 알면서도 행동한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이 책 저자인 마이클 모부신도 그렇다. 그렇다면 읽거나 읽지 않거나 똑같이 읽지 않아도 될까. 그렇기에 더 읽어야 한다. 그래도 반복해서 읽으면 더 경각심을 갖지 않을까. 그렇기에 알아도 알아도 또 또 읽고 읽어야 한다. 당신이나 나나 그저 평범한 사람인데 설마.. 난 다르다고?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좀 더 성의있게 번역했으면 좋았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알아도 배우고 읽고 노력해야한다.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177078089
내가 다시 서른살이 된다면 - 운과 기량

http://blog.naver.com/ljb1202/164984793
생각에 관한 생각 - 시스템1, 시스템2

http://blog.naver.com/ljb1202/220759082726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 - 행동경제학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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