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스미스의 따뜻한 손 - 공감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읽은 사람은 극히 드물어도 '보이지 않는 손'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 각자의 이익이 공동체를 위해 선이 된다는 이야기다. 자본주의 근간처럼 떠들어대는. 마샬과 새뮤얼슨이 만들었다고 하는 신고전경제학에서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개념이다. 누구도 아무런 의심 없이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해 알고 있다. 정작 <국부론>에서 '보이지 않는 손'은 딱 한 번 언급되었다.

이토록 중요한 개념이고 현 자본주의를 만든 중요한 용어가 딱 한 번만 책에서 나왔다는 것은 어딘가 이상하다. 몇몇 책에서 애덤 스미스는 결코 우리가 알고 있는 이기적인 보이지 않는 손을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번에 읽은 <애덤 스미스의 따뜻한 손>제목처럼 그 손은 따뜻한 손이라고 알려준다. 애덤 스미스는 노동자를 더 생각하고 이들에게 부를 더 갈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중산층이 많아야 국가가 건전한다.

마샬과 새뮤얼슨은 <국부론>을 제대로 읽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애덤 스미스를 연구한 모든 학자들은 우리가 갖고 있는 이미지와 달리 애덤 스미스는 따뜻한 시선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과거 경제학은 따로 독립되지 않았다. 정치경제학이라 불릴 정도로 정치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었다. 새뮤얼슨도 처음에는 경제학을 따로 강의하지 못했다. 그는 경제학을 과학의 위치에 올리고 싶어했다. 경제학을 독립시킨 큰 공로는 인정된다.

경제학을 과학과 접목시키려 수많은 숫자를 대입하며 신고전경제주의자들은 곡해했다고 한다. 애덤 스미스는 <도덕 감정론>을 먼저 썼고 더 공을 들였으며 여러 차례에 걸쳐 개정판을 만들었다. 자본주의의 근간은 자본가들이다. 이들은 애덤 스미스 시대에는 중상주의자들이다. 상업을 발달시키며 경제를 키워 부를 독점한다고 할 수 있는데 <국부론>은 이들을 공격하면 공격했지 감싸안지 않는다. 이들이 갖고 있는 욕심이 오히려 위험하고 제어해야한다 말한다.

부를 형성하는 것에 대해 애덤 스미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부자가 부를 자랑하는 것은 그 부가 자연히 세간의 이목을 끈다는 것, 부로 얻는 이익이 그에게 제공하는 모든 유쾌한 감정들에 의해 사람들이 쉽게 공감하기 마련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국 사회에서 부자들이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에서 공감이 중요하다. 책 저자는 말한다.
"인간은 자기이익 추구를 위해 부를 축적한다. 그러나 부의 축적으로 탐욕에 이르지 않고 타인의 동감을 받는 범위 내에서 행해져야 한다."
애덤 스미스가 정부의 개입을 반대한 자유주의로 알고 있다. 지금도 정부의 개입은 자본주의를 헤친다고 말한다. 애덤 스미스가 정부의 개입을 반대한 이유는 정부가 당시에 사회적, 경제적으로 부와 권력을 갖고 있던 상인과 제조업자와 결탁했기 때문이다. 불공정한 독점으로 이익을 누리는 상공업자들에 유리하게 개입할 것을 우려한 반대였다. 오히려 정부는 경제적 약자를 돕고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가 발전하는 과정에서는 저축이 중요했다. 생산성이 늘어나며 임금이 늘어나고 소비가 원활해지며 더 잘기 좋은 방향으로 갔다. 저축은 자본축적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 누적된 저축으로 사회자본에 투자하고 기반시설을 만들며 자본축적에 도움이 되었다. 갈수록 자본축적이 끝난 현대에서 서서히 생산성에 비례해서 임금이 늘지 못한다. 이제는 소비로 이를 해결해야 하는데 생산성에 따른 이익은 전부 대기업이 가져가며 생산자이자 소비자들은 쓸 돈이 없다.

"신고전경제학은 소비자는 효용을 극대화하고 생산자는 이익을 극대화한다고 가정했다. 신고전경제학의 이윤극대화는 가장 중요한 철칙이 되었고 모든 소비-생산이론은 여기에서 도출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경제이론을 미시경제학이라고 한다."
이처럼 자본축적이 이어지던 시대에 맞아떨어졌던 이론은 자본축적이 줄어들며 변경되어야 한다. 저축은 오히려 경제를 위축시킨다. 소비를 해야 하니 말이다. 한국은 이미 자본축적이 상당한 수준이다.

"숭실대 이진순 교수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GDP 대비 고정자산의 비율이 3.5배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선진국은 2.9에서 4.6배이고 평균은 3.5배이다. 또한 자본소득의 비중을 나타내는 2012년 GDP대비 국민순자산(국가의 전체 자산에서 부채를 뺀 것)은 7.7배로 캐나다의 3.5배, 프랑스의 6.7배, 일본의 6.4배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미 자본축적으로 더 이상 경제 발전이 힘든 시점에 대기업은 끊임없이 자본축적을 하고 국민은 자본축적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이 와중에 저축금액은 더 늘어나고 있는 안전자산으로 몰리는 실정이다. 대기업이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현 구조를 국가에서 개입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애덤 스미스의 따뜩한 손>은 전체적으로 <국부론>과 <도덕감정론>을 기준으로 저자가 애덤 스미스의 입을 빌어 다양한 주장을 펼친다. 우리가 잘 못 알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그 점도 내가 두 책을 읽어보지 않아 솔직히 모르겠다. 서로 똑같은 책을 갖고 잘 못이라고 이야기하면 원본을 읽는 것이 맞을테니. 그런 걸 떠나 현재 한국 사회 구조에서 대기업의 과도한 쏠림은 분명히 개선되어야 할 점이라 본다. 정부에서 충분히 개입해야 할 지점이 아닐까 본다.

어설프게 아는 지식을 갖고 떠들어대는 것이 아닐까하는 우려는 있다. 내가 경제에 대해 기본 이론서를 읽어가며 공부한 것은 아니라서. 중요한 것은 현재 한국 사회 구조에서 벌어지는 부조리한 일이나 개선되어야 할 점은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것은 맞다고 본다. 정부가 개입해야 할 것은 개입하지 않고 자유롭게 냅둬도 되는 것은 개입하는 것이 아닐까.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분명히 느낀다. 책 제목처럼 따뜻한 손이 곳곳에서 펼쳐졌으면 한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너무 글이 장황하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경제를 보는 눈을 기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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