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디플레이션의 진실 - 인구


우리는 지금까지 인플레이션에서 살았다. 화폐가 휴지조각이 될 정도로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우려해도 디플레이션을 크게 우려한 적은 없다. 자본주의가 본격적으로 지구를 집어 삼킨 후에는 디플레이션으로 고생한 적이 거의 없다. 디플레이션이란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하락하는 걸 의미한다. 특정 분야만 그럴 때 디플레이션이라 표현하지 않는다. 통화량이 줄어들어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활동이 침체되는 걸 의미한다.

몇 번씩 디플레이션에 대해 경고하지만 그때마다 디플레이션이라 불릴 정도는 아니었다. 일시적인 현상은 디플레이션이라 하기보다는 잠시 경기가 안 좋은 상황이나 엄청난 경제적 충격이 왔을 때다. 한국에서는 대표적으로 IMF시기라 할 수 있는데 이 당시를 디플레이션이라 부르지 않는다. 그처럼 한국은 지금까지 디플레이션에 대해 계속 언급만 있었지 경험한 적은 없다. 전 세계를 뒤져도 디플레이션이 오래도록 지속된 국가는 극히 드물다. 과도한 인플레이션에 몸살을 앓은 국가는 많아도.

근 100년 동안 각 국가의 경제 정책은 비슷하다. 균형잡힌 경제성장을 목표로 한다. 경기가 안 좋으면 금리를 내리고 유동성을 높히기 위해 돈을 푼다. 풀린 돈은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돈이 되는 곳이면 미친듯이 돌아다니며 자산 가격을 움직인다. 이에 따라 경제가 활발해진다. 점점 과열되며 과도한 상황이 되면 다시 금리를 올리고 풀린 돈을 거둬들인다. 이런 방법으로 지금까지 각 국가는 경제를 이끌어왔다. 

가장 덩치가 크며 영향력이 큰 미국에 따라 경제 상황이 변하기도 한다. 과거와 달리 단일 세계처럼 변했다. 환율로 인해 각 국가의 연관성은 높아졌다. 미국의 달러에 고정되어 움직이는 전 세계 환율 변화는 또 다시 경제에 영향을 미쳤다. 모든 국가가 그렇게 엮이고 섞여 단일국가처럼 움직임마저 보인다. 이런 상황에 일본은 독야청정한 국가로 변모했다. 1990년 버블이 터진 후에 전 세계 경제가 동조화 보이며 함께 움직여도 - 비록 시차를 두고 - 2002년에서 2007년을 제외하면 계속 안 좋다.

다시 일본 경제가 안 좋았지만 - <일본 디플레이션의 진실>은 2010년에 출판된 책이다 - 아베 정권이 들어서며 다시 좀 좋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다시 안 좋은 모습을 보이며 들쭉 날쭉한다. 이렇게 경제 학자들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유동성을 올리기 위해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라고 주문한다. 일본 경제는 그럼에도 좋아지지 않았다. 버블이 터진 1990년 초반이 아닌 1990년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소비자 지수가 안 좋아졌다고 말한다.
일본 사람들이 생각한 것과 달리 경제 지표는 버블이 터진 후에도 꼭 나쁜 것은 아니었다. 나뻐진 시기는 그보다 이후다. 그 이유는 바로 인구라고 이야기한다. 일본 디플레이션의 진실은 단순하다. 바로 인구다. 이제는 누구나 알고 있는 단카이 세대가 고령인구가 되며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든다. 저자는 소비에 좀 더 포커스를 둔다. 생산가능인구 표현보다는 소비가능인구처럼 말이다. 일본이 이렇게 된 직접적인 이유가 돈을 쓰는 세대가 줄어든 탓이다.

출생률을 올리는 것은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아무리 출생률을 올려도 당장 고령화 숫자가 적어지는 것도 아니고 이들이 세상에 나온다고 소비를 하는 것도 아니란 뜻이다. 생각해보면 아이들이 많이 태어나면 관련 산업이 활기를 띠고 부모들은 그에 맞게 돈을 쓰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손녀, 손자들을 위해 돈을 쓰기 때문에 그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느낌이어다. 이보다는 무조건 소비를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핵심이라 말한다.

현재 지방화가 무너져 수도권만 잘 나간다고 하지만 이도 데이터를 자세하게 보면 지방보다 오히려 수도권을 비롯한 대도시도 마찬가지로 소비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이러니 전체적으로 경제가 활력이 사라졌다. 지방보다 대도시가 더 좋은 상황은 아니다. 이를 위해 노인들이 갖고 있는 부를 젊은 세대에게 이전하도록 노력한다. 여성의 사회참여를 높힌다. 외국인보다 훨씬 더 쉬운 방법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도록 노력하자고 말한다.

다른 건 몰라도 디플레이션에 빠진 일본에게 해 주는 제안은 난 맞다고 본다. 소비를 진작하면 된다. 지금까지 자본주의는 끊임없는 소비주체를 찾았다. 계속 늘어나는 인구 덕분에 대량생산이 전부 흡수되고 산업이 커지며 이익은 늘어났다. 노인인구가 많아져도 소비가 활발하면 산업은 계속 유지되고 이익이 넘치면 그만큼 고용한다. 이렇게 볼 때 제안은 좋아 보인다. 모든 걸 전부 인구로만 특정해서 때려맞추려 한 점은 부담스럽긴 했지만.

<일본 디플레이션의 진실>은 아쉽게도 가독성이 많이 떨어진다. 너무 경제를 몇몇 지표로만 획일적으로 이야기하는 것도 그렇고. 기존 경제 지표의 한계를 설명하고 일본 디플레이션을 이겨내기 위한 제안은 이제는 많이 알려진 방법이다. 책이 출판된 년도를 감안할 때 이 책이 상당히 큰 인기를 끈 요인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책에서 알려주는 진실보다는 극복하기 위한 제안만 제대로 읽어도 되지 않을까한다. 이놈의 일본은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하고 여러 책과 보고서를 읽을 때마다 궁금하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인구는 절대 선이나 악은 아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소비를 늘리려 노력하자.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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