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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정도는 조승연의 책을 읽어야지 했다. 그 중에 <이야기 인문학>을 읽어야지 마음만 먹고 읽지 못하다 읽을까 했더니 예능프로에 나와 갑자기 이 책이 사라졌다. 늘 서가 한편에 꽂혀있었는데 말이다. 그냥 안 읽을까하다 그래도 마음을 먹었으니 읽자며 선택했다. 책 부제가 재미있다. 이 책에 대한 어떤 설명이나 흥미를 돋구는 말이 아니다. 저자를 꾸며주는 단어다. 언어천재. 실제 예능프로에 나와 여러 언어를 선 보였으니 맞기는 하지만 책하고 연관성을 제목보고는 사실 모르겠다.
막상 책을 읽어보면 언어 천재라는 단어가 맞아 떨어진다. 이 책은 언어를 갖고 우리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던져준다. 라틴어를 기본으로 영어 등. 우리가 별 생각없이 쓰고 있고 알고 있는 다양한 단어의 어원에 대해 알려준다. 실제 의도와 뜻과는 달라진 것들도 함께 알려주고 있어 그걸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어느 자리에 가면 박학다식한 것은 아닌 듯 한데 이런 저런 어딘지 쓸데없는듯 하지만 재미있는 상식을 많이 알고 있는 친구가 알려주는 느낌같다.
일상에서 그런 친구가 시종일관 자리를 휘어잡고 계속 떠들면 조금 피곤해 진다. 다양한 이야기를 해 주는 건 맞는데 신선하고 색다른 이야기도 계속 듣가보면 지겨워지는 것과 같다. <이야기 인문학>도 처음에는 재미있게 읽었는데 뒤로 갈수록 점점 신선도가 떨어지면서 집중력이 흐뜨려졌다. 책 자체의 문제보다는 받아들이는 내 입장에서 말이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은 집중해서 읽는 것보다는 특정 페이지까지 읽고 시간이 며칠 지나 또 다시 읽는 편이 훨씬 좋을 듯 하다.
우리가 글래머glamour라고 하는 단어는 생각과 달리 미국에서는 고급스러운 여자를 뜻한다. grammar, 즉 문법을 뜻하는 단어에서 문법을 마스터한 사람을 말한다. 섹시가 떠오르는 카르멘carmen은 '노래를 부르다'는 라틴어가 프랑스를 거쳐 미국으로 가며 charming 매료시키다는 뜻이 되었다. cantata도 같은 어원이다. beauty는 똑바르다를 뜻하는 라틴어 bene에서 나왔는데 로마는 똑바르지 않은 것을 경멸할 정도였다. caffe bene는 커피를 좋게라는 뜻이 된다.
미녀와 야수의 미녀는 bene에서 프랑스어로 belle로 변화되어 미녀가 되었고 주인공 이름 '벨'은 미녀라는 뜻이다. pretty는 원래 커닝을 잘하는 여자로 속임수에 능한 여자를 뜻했다. 오죽하면 샤넬이 가장 싫어하는 단어가 pretty와 cute였다고 한다. luxury도 라틴어 luxus인 뼈가 삐었다는 뜻이라 luxus한 놈은 가치관이 삐딱한 놈을 읽컫는다. 한 마디로 욕으로 쓰였던 단어다. 향수 이름을 알고 있는 j'adore는 여신상 앞에 납작 엎드려서 기도한다는 뜻으로 지극히 아끼고 사랑한다는 의미다.
amateur아마추어는 사랑을 뜻하는 amor에서 나와 애인을 뜻했다. 예술을 애인처럼 사랑하는 의미였다. 해서 테니스에서 0점을 러브라고 하는 이유는 테니스를 사랑해서 0점이라도 상관없다는 뜻이다. 정신을 뜻하는 psyche에서 아픈의미의 pathos가 합쳐져서 사이코패스가 되었는데 영화 '사이코'가 유명해지면서 사이코로 불린다. 야만적인 게르만족이 사는 땅이라는 의미로 쓰인 germany가 독일로 쓰인다.
영국은 늘 네덜란드에게 상업적으로 패배를 해서 늘 네덜란드에 대해 안 좋게 표현했다. 네덜란드인은 식사 초대하고 자기 값만 치르고 나가 네덜란드를 뜻하는 dutch와 함께 더치페이가 되었다. 이 뿐만 아니라 영어에서 더치가 붙는 단어는 대부분 나쁜 의미다. 해서 네덜란드 정부는 dutch 단어을 쓰지 말라고 자신의 외교관에게 명령할 정도다. client클라이언트는 원래 허리를 굽히는 사람이다. 로마 시대에 유능한 사람 100명이 아버지가 되어 도와달라는 클라이언트 대신 일을 처리해줬는데 나중에 법정에도 대신 서주며 변호사의 의뢰인 뜻으로 쓰였다.
지하철을 뜻하는 metro는 어머니를 뜻하는 mother가 동의어다. 새로운 도시를 세우면 젊은이들이 이주하며 이전 도시가 어머니가 사는 도시라는 뜻으로 mother police라고 해서 metropolis가 되었다. 파리에서 대도시에 철도를 짓었다는 뜻으로 쓰인 말을 줄여 metro가 되었다. 약혼을 뜻하는 engagement는 전쟁의 교전이란 뜻이다. 보증금이나 임금을 뜻하는 프랑스어 gage에 어원을 둔다.
결혼하면 딸쪽은 유산에 대한 선금, 지참금, 혼수금을 보내야 했다. 아들쪽은 딸을 키운데에 따른 권리금, 아기 낳는 임대료, 남편이 전쟁사망에 대비해 양육비의 선급금등을 서로 합의가 되지 않으면 결혼이 성립되지 않았다. 즉 서로 계약금을 지불했으니 약속된 사이라고 해서 약혼이다. lady는 loaf인 빵에서 나왔다. 즉 빵 빚는 여자라는 뜻이다. 물론 이는 밭일하는 여자보다는 상황이 좋은 귀족 부인을 뜻했다. 남편인 husband는 house와 band가 합쳐진 말로 집에 묶여 있다는 뜻이지만 최소한 집이라도 있어 결혼할 자격이 된 남자를 뜻한다.
이처럼 언어의 어원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해준다. 살아가는 데 딱히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알아두면 어디가서 괜히 잘난 척하거나 할 말이 없을 때 시작하면 주목받을 수 있는 내용들이다. 이제 영어는 뗄래야 뗄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쓰이는데 그 어원을 알아두면 재미있다. 많이 달라진 의미도 있고 자연스럽게 역사를 접하게 되고 당시 시대상을 배우게 된다. 서양과 인간을 아는 토대가 된다. 이런 분야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몰아서 읽지 말자.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단어의 뿌리가 궁금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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