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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퀀트 투자 바이블 - 장기 데이터

 

최근에 퀀트 투자가 각광을 받는지 여부까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관련된 책이 많이 나왔다는 점이다. 퀀트는 어떻게 보면 ETF로 할 수 있는 개념이다. 특정 포지션을 정해놓고 그에 맞는 기업을 사 놓는 것이 전부다. 그 이상도 없고, 그 이하도 없다. 남은 것은 사 놓고 기다리면 끝이다. 얼핏보면 이보다 더 쉬운 투자 방법은 없을 듯하다. 내가 하는 것이 아무 것도 없으니 된다. 그저 시간만이 내가 한 투자의 성과를 알려주는 유일한 척도다.

여기서 시간이라는 것이 문제가 된다. 지나보면 시간이 지나 성과가 나고 수익을 얻었다. 시간을 통과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 시간을 지나는 과정동안 주가가 상승만 하는 것이 아니다. 하락할 때도 있고, 상승할 때도 있다. 년 단위로 볼 때 하락으로 끝나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경우도 꽤 많다. 여기서 차이점은 내가 직접 기업을 골라 투자한 기업은 그래도 나름 해당 기업에 대해 공부했으니 믿고 기다린다는 부분이 어느 정도 있다. 확신편향이 생길 수 있어도.

최소한 내가 뭔가를 공부하고 연구하고 투자했기에 그래도 잘 되겠지라는 믿음이라도 갖고 보유한다. 퀀트 투자는 그렇지 않다. 내가 해당 기업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 기계적으로 설정한 식에 필터링 된 기업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장기로 볼 때 수익이 난다는 걸 많은 데이터가 나에게 가르치고 있다. 정작 기계적으로 매수를 했기에 이 기업들이 하락했을 때 심리가 확연히 다르다. 내가 알지 못하는 기업이니 이걸 계속 보유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긴다.

아주 다양한 세팅을 통해 보유한 기업이 진짜로 계속 보유하고 있으면 수익을 낼까? 여기에 일정 기간마다 리밸런싱을 통해 조절하며 기업을 편입하거나 탈락시킨다. 이런 방법은 인간의 감정을 철저하게 배제해야 한다. 결국 감정을 배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무리 퀀트 투자라고 해도 그걸 바라보는 나는 인간이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심리 제거다. 내 마음과 달리 해당 기업의 주가는 수시로 널을 뛴다. 안정적으로 움직이면 좋으련만 절대로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그걸 이겨내는 것도 퀀트 투자에서 핵심 중 핵심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월가의 퀀트 투자바이블>책도 초반에는 인간 심리에 대한 설명을 아주 길게 하고 있다. 퀀트 투자에서 왜 이런 걸 이렇게 길고도 중요하게 설명하는지 의아할 정도다. 결국에는 그런 심리적 편향을 제거하고 퀀트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걸 안다고 해도 투자를 하면 또 다시 모든 걸 잊고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서 열폭하거나 공포에 수시로 빠진다.

책에는 바이블이라는 제목이 들어가 있다. 바이블이라는 단어는 어지간하면 제목으로 하긴 부담스럽다. 누구나 바이블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알기 때문이다. 양장본에 책 페이지가 무려 800페이지가 넘어간다. 심호흡을 크게 하고 읽어야 하는 책이다. 다행히도 한국 책이 아닌 미국 책이다. 게다가 책이 나온 것이 4판임에도 2012년이다. 무려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 이야기는 책에 나온 내용은 참고만 하면 된다는 뜻이다. 어떤 식으로 했는지 살펴보면 된다.

책에 소개한 수많은 방법이 아직도 유효한지 이 책으로는 모르고 그 이후로 나온 책들로 검증은 가능하다. 그런 책을 읽었는데 유효하다는 건 알겠다. 가치투자자에게 많이 알려진 PER, PBR, ROE, 기타등등 방법이 실제 수익이 나오는지 알려준다. 이 책은 당시까지만 해도 이런 투자 방법을 광범위하게 알려준 책이 없었기에 바이블이라고 한 듯하다. 당시에는 이를 검증할 프로그램도 쉽지 않았기에 더욱 그렇다. 지금은 개인도 얼마든지 완벽하지 않아도 어느정도는 필터링으로 한다.

책에서 저자도 설명하지만 이 방법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이 방법을 검증항 당시에 있는 기업만 한다는 점이다. 상장 폐지된 기업은 저절로 검색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런 불안요소가 있어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건 현재 제도권과 개인들이 퀀트 투자로 수익을 내고 있다. 이를 묵묵히 장기간 리밸런싱으로 하면서 오래도록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이 차라리 단점이라고 할까. 초반에 있는 투자와 심리에 대한 부분은 열심히 읽긴 했지만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이긴 하다.

뒷 부분에는 다양한 퀀트 방법으로 검증을 한다. 그 부분은 처음에는 좀 읽다 너무 방대해서 초반 소개와 결과 부분과 시사점만 읽었다. 중간에 있는 부분은 전부 미국 기업과 관련된 것이고 이미 꽤 오래전 이야기로 굳이 자세히 알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여기에 좋은 점은 자신이 필터링한 기업과 방법에 대해 매 챕터마다 소개하고 더 알아야 할 것에 대해서 곁들여 설명한다. 무조건 찬양이 아닌 중립적으로 소개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는 생각이 든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출판 년도가 오래 되긴 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바이블이 맞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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