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뭔가를 판다

세일즈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다소 부정적이다. 긍정보다는 부정이 좀 더 강한 이유는 강요라는 단어때문일 듯하다. 무엇인가를 강요당해서 구매한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세일즈는 그다지 유쾌한 기분은 아니다. 특히나 무엇인가 분위기에 취해 구입하고 나서 후회하는 경험을 한 사람일수록 더욱 그렇다. 세일즈가 전통적으로 상대방에게 뭔가를 팔아야 하는 행위다. 상대방이 구입에 대한 필요를 느끼지 않는데도 억지로 판다는 느낌을 갖게 되면 또한 그렇다.

내가 꼭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물론이고 만나는 것 자체가 부담된다는 점 때문에도 세일즈는 어딘지 천박하게도 본다. 세일즈 하는 사람은 다소 낮게 보는 것도 없지 않아 있다. 이런 측면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동일하다. 정작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세일즈 출신이 많다. 회사에서도 대부분 승승장구하는 사람들은 세일즈 계통이거나 회계 계통이 많은 걸로 안다. 세일즈란 상대방에게 뭔가를 팔아야 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 상대방에게 마음을 얻어야 한다.

그 부분은 사람들마다 다르게 받아들일지라도 그렇다. 세일즈의 최고봉은 상대방이 산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구입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자발적으로 사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점이 가장 확실한 세일즈다. 이 정도 경지까지 가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다. 이런 세일즈맨이라면 아마도 어느 조직에서든지 거의 탑에 속한다. 세일즈가 어려운 것은 이처럼 누군가를 설득시켜야 하는데 있다. 지금까지 한 이야기는 전통적인 세일즈를 말한 것이다.

세일즈는 나와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을 한다. 딱히 세일즈를 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다. 결코 그렇지 않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항상 세일즈하며 산다. 마트에 간 아이는 장남감 코너에 간다. 그곳에서 신나는 마음으로 여러 장난감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본다. 하나씩 하나씩 집어 가며 더 마음에 드는 걸 혼자 속으로 결정한다. 하나 씩 부모에게 보여주며 이거 좋다고 넌지시 말한다. 조금 있다 다른 장난감을 또 들고 부모에게 이것도 좋다고 이야기를 한다.
드디어 본심을 드러낸다. 고르고 고른 장난감을 부모님에게 사달라고 조르기 시작한다. 단호히 안된다고 하는 부모에게 징징거리며 사달라고 외친다. 장난감을 제 자리에 갖다 놓은 부모를 보면서 드디어 울기 시작한다. 서서히 발동을 걸어 큰 목소리로 목놓아 외친다. 땡깡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게 전형적인 세일즈다. 부모에게 가장 최고의 세일즈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아이의 회심의 한 방이다. 이런 세일즈는 사춘기가 된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돈이 필요하면 갑자기 부모에게 아이는 웃으면서 친절하게 말을 건다. 평소에는 문 닫고 나오지도 않던 아이들이 말이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부모의 환심을 사기 위한 온갖 노력을 한다. 성인이 된다고 달라 질 것은 없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온갖 아양를 떨기도 한다. 이런 모든 것이 바로 세일즈다. 우리 실생활에서 수없이 벌어지는 이런 일련의 과정을 본인이 세일즈라고 느끼지 못할 뿐이다. 얻는 것 뿐만 아니라 팔려고 하는 것도 무척이나 많다.

책 제목인 <파는 것이 인간이다>처럼 늘 무엇인가 팔고 사면서 살아간다.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바로 세일즈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하는 것도 세일즈고 말이다. 이런 세일즈와 마찬가지가 마케팅이다. 어딘지 마케팅은 좀 더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둘 다 똑같이 무엇인가를 팔기 위한 노력한다는 점은 똑같다. 세일즈는 대부분 대인 관계라는 이미지가 강하다면 마케팅은 불특정 다수일 뿐이다. 둘 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는 점에서 똑같다.

보통 세일즈 책은 관련 분야 종사자가 쓰기 마련인데 이 책의 저자인 다니엘 핑크는 미래학자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다소 의아한 상황일 수 있는데 그만큼 세일즈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지금까지와 달리 가면 갈수록 세일즈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듯하다. 과거와 달리 딱히 세일즈맨이라는 직업은 없어지고 있다. 누구나 자신이 속한 기업이나 조직에서 뭔가를 팔아야 한다. 직접적으로 팔지 않더라도 그가 한 행위 자체에서 저절로 세일즈가 시작되고 사람들은 그를 근거로 선택할 정도다.

특히나 과거처럼 정보를 판매자가 움켜쥐고 있지 않다. 판매자보다 더 많은 걸 알고 있는 구매자도 많다. 이들은 구매하기에 앞서 온갖 정보를 공부한 후에 판매자에게 간다. 이런 사실에 비춰볼 때 단순히 남들이 모르는 정보로 무엇인가를 파는 것이 아닌 상대방의 관점에서 필요한 것을 제시해야 한다. 어차피 세일즈를 피할 수 없다면 이에 대해 배우는 것이 당연히 좋다. 세일즈란 무엇인가 파는 것이 아닌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제공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그걸 몰랐다면 깨닫게 한 후에 말이다.

핑크팬더의 다시 돌아보기 : 세일즈는 무척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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